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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라 한장
게시물ID : actozma_121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동찬
추천 : 4
조회수 : 30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2/21 22:58:16




내가 공식페북에서 본 일이다. 

늙은 아서 하나가 매니저에게 가서 떨리는 손으로 1렙짜리 키라 한 장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카드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액토즈 매니저의 댓글창을 쳐다본다. 

액토즈 매니저는 아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키라를 훑어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카드를 받아서 인벤 깊이 집어 넣고 ^^를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댓글창을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요일 비경을 찾아 들어갔다. 인벤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키라 카드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키라로 빚어진 카드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비경수호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키라를 어디서 훔쳤어?” 아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번쩍이는 카드를 빠뜨립니까? 갈면 경고는 안 뜨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아서는 손을 내밀었다. 비경수호자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몇 포인트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키라가 갈리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터치 스크린 위로 그 키라를 클릭할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몇 포인트를 걸어가다가 어떤 배틀 페이지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덱 편집 창에 쪼그리고 앉아서 키라를 덱에 넣었다뺐다 하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배틀을 신청한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스킬발동 소리에 움찔하면서 키라를 인벤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손으로 로그아웃하려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이벤트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슈레짜리를 줍니까? 녹기 한장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레플 한장 주시는 요정도 백에 한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점 한 점 얻은 코스트에서 몇 원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 마흔여덟천원을 역돌제로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세 번 하여 겨우 이 귀한 키라 한장을 얻기는 개뿔 돌리다보니 나오더라 이 키라를 얻느라고 사흘도 안걸림”

 

그의 카드에서 스킬이 발동했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키라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카드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엑스칼리버를 꺼내려다 대답했다.

 

“애 안썼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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