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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그마한 패션잡지의 기자다.
하지만 내가 가져오는 기사는 별볼일 없어 인기가 없었다.
성과를 내지 못하니 편집장은 스트레스를 풀듯이 나를 갈구곤 했다.
"야! 너 이번에도 이 딴거 가져오면 짤릴줄알아!"
다음이 마지막이다. 나는 반드시 인기를 끌만한 기사거리를 찾아와야 했다.
그 때, 나의 메일로 짧은 제보가왔다.
- 한 조그마한 골목에 지갑장인이 있습니다.
특수한 가죽을 사용해서 지갑을 만든다고 합니다.
심지어 모든 지갑은 수제이고 한정된 수량만 생산한다고 하네요.
짧은 내용의 제보였지만 지금 나는 썩은 동앗줄이라도 잡아야 했다.
심지어 특수한 가죽을 사용하여 지갑을 만드는 장인이라고 한다.
이거 잘만하면 대박기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다음 날 나는 메일에 적혀있는 주소로 출발했다.
가는길에 보이는 것들은 정말 초라했다. 흡사 달동네와 비슷했다.
그 사이에 자그마한 간판 하나없는 지갑공방이 있었다.
아마 가판대에 지갑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왠지 모를 스산함이 느껴졌지만 이건 나에게 마지막 기회이기에 마음을 다잡고 들어가 보았다.
"계세요."
그러자 깡마른 사내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네 패션잡지 BR에서 나왔습니다. 특이한 지갑을 만드신다고해서 왔습니다."
사내는 표정이 밝지 않았다. 마치 나를 경계하는 듯한 눈치였다.
"그런거 할 생각 없으니 그냥 가"
사내의 말이 너무나도 매몰찼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사내에게 매달리다시피 부탁했다.
그러자 사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승낙했고, 사내는 나에게 조건을 말했다.
"단, 많은 것은 알려줄 수 없네."
나는 알겠다고 하며 취재를 시작했다.
몇가지 질문이 오가자 꽤 많은 분량이였다.
사내는 이 곳을 혼자 운영한다고 했다.
달동네에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혼자 운영하다보니 사람이 많아지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 항상 오는 손님들만 온다고 했다.
가죽의 재질은 영업비밀이기에 말해 줄 수 없지만, 항상 본인이 가죽을 직접 구한다고 했다.
나는 사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그 의미로 지갑하나를 구매했다.
왜 오는손님이 다시 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손에 감기는 느낌이 마치 내 몸의 일부인 것 마냥 이렇게 편한 지갑은 처음이다.
취재내용을 다시 읽어보니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가죽의 재질, 나는 어떻게든 가죽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하지만 사내에게 물어보아도 화를 낼 뿐이니 포기하려는 찰나 공방의 뒤편에 개구멍이 있는 것을 보았다.
몸을 잘 비집고들어가면 나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밤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밤이 되자 난 아까 봐두었던 개구멍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어라?"
허리에서 몸이 끼어버렸다. 앞으로도 뒤로도 빠지지 않았다.
불꺼진 공방의 개구멍에 몸이끼어버렸으니 아침까지 있어야 할 판이였다.
어쩌면 나의 소중한 기사를 빼앗겨 버릴지도 모른다.
당황하고 있던 찰나 공방안에서 비린내가 나고 있음을 알았다.
그 때, 공방에 불이 켜졌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공방의 사내 그리고... 피부가 벗겨져있는 사람의 시체였다.
공포에 빠진 내귀에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러니까 알려고 하지말랬잖아."
출처 | 약 7~8개월전에 작성하고 잊고있던 노트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