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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영원히 남남이 될 수 있나요?
게시물ID : gomin_12183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ltZ
추천 : 20
조회수 : 3548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4/10/02 15:51:15

부모님께서 이혼하셨습니다.
9월 30일에 확정판결 받으셨구요, 지금은 구청에 서류접수해서 1주일쯤 뒤면 두분은 서류상으로도 완전히 남이 됩니다.

이혼의 결정적 계기는 아버지의 외도였습니다.
그 외도를 처음 안 건 저였구요.
처음에는 갈등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께 말씀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구요.
아버지께서 주식으로 있던 재산 다 날리고 빚으로 갖고 있던 아파트도 팔고 지금 살고 있는 전세 2000짜리 집에 들어오는 동안에도 모든 걸 참고 넘어오신 어머니이신데 이것까지 알리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시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도 잠시더라구요.
아버지께서 내연녀와 통화하시던 중에 저한테 들키게 됐는데 저보고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내연녀랑 저랑 통화 해서 어쩌게요? 진짜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 때 처음으로 아버지께 화를 냈습니다.
내가 그 전화를 왜 받느냐면서요.

그리고 그날 밤에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알고보니 어머니와 생활하시면서(어머니도 제가 7살 되던 해에 아버지와 결혼하셨습니다.) 몇번 바람을 더 피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저랑 언니 생각해서 계속 같이 사셨다고 하시면서요.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도 집에 생활만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상관없다고 하셨지만 그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알고보니 3년 가까이 내연녀에게 생활비를 100~150만원 가량을 주면서 집에 돈 한 푼 안 주셨다더라구요.
그 동안 어머니께서는 식당 일을 오전, 오후 두 군데를 다니시면서 온몸에 골병이 다 드셨는데 말이죠.
어머니께서도 이제는 못 참겠다며 이혼을 하기로 마음 먹으셨어요.

어머니께서는 냅다 너 바람 피우는 거 아니 이혼하자 라는 식으로 말하면 오히려 뻐팅길 수 있다고, 서류상으로 이혼해두면 지원 받을 수 있는 게 많으니 집에 생활비라도 못 주면 이혼이라도 해달라는 식으로 어렵사리 말씀을 꺼내셨답니다.
웃기게도 아버지께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알겠다고 원하던 바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대요.
그래서 얼마 안 돼 서류 접수를 했고, 시간 약속을 잘 안 지키시던 아버지도 법원 교육시간만큼은 꼬박꼬박 지켜서 나오셨대요.

미성년자 동생이 둘이라 3개월을 기다렸고 드디어 그제부로 이혼이 확정되었습니다.
근데 걱정이 생기더라구요.
동생들은 미성년자라 양육권이며 친권을 어머니 밑으로 해뒀지만, 저는 성인이라 어떻게 되는 지 알 수가 없더라구요.
서류에도 친권은 미성년자 자녀에 대한 것이라고만 나와있어서 성인 자녀인 저는 어머니 밑인지 아님 이에도 저에도 속하지 않는 건지 궁금해졌습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아버지와 영원히 남남이 되지 못하지 않을까하는 문제입니다.
혹여나 아버지께서 큰 빚을 지게 돼서 저한테까지 그 부담이 넘어오지는 않을 지, 아니면 아버지께서 문제를 일으켜 감옥에라도 가게 돼서 내 장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지 같은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서류상으로도 인륜상으로도 아버지와 영원히 남남이 되고 싶습니다.
다신 그 얼굴 보고 싶지도 않고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끼칩니다.
혹여라도 제가 아버지 밑으로 들어가게 될까봐 무섭습니다.
지금도 저를 무급 노예처럼 생각하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까봐 걱정됩니다.
어릴 때부터 많이 맞고 자랐는데, 또 저를 때릴까봐 두렵습니다.


저와 아버지, 영원히 남남이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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