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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문화충격
게시물ID : wedlock_21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용캡슐
추천 : 14
조회수 : 2133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6/05/30 1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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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는 160이다.
159 진짜 아니고 161도 아니다. 
남편은 175정도 되지만 덩치가 커서 연애할때부터 나를 항상 짧똥하다고 했다.
나는 내 키에 자부심(?)이 있어서
 "한국 여자 평균이 160이랬다. 나는 딱 표준이다. 짧다는 말의 ㅉ 도 꺼내지마라"  며 남편에게 겁을 주었으나
그럴때마다 남편은 쌍지읒을 외쳤다. 

내 키의 자부심은 우리 식구들이 다들 키가 작다는데에서 나왔다.
우리집의 여자들은 엄마부터 여동생 고모 이모 할머니들까지
전부 155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키부심의 원천인 엄마가 바지를 샀을때
바지 길이가 길다며 키큰 니가 입어보라고 나에게 주었다.
바지를 입은 나를 본 엄마는
"봐라 니가 키가 크니까 이 길이가 맞다"며
"다리가 니가 제일 길다. 그바지는 니가 입어라" 하셨고

후에 그 얘기를 들은 내 키부심의 두번째 원천인 고모는 당연한듯이 조카들에게
"그래 장용캡슐 언니는 음식도 안가리고 잘먹으니까 키도 크다아니가. 
ㅇㅇ(여동생) 언니처럼 편식하면 키안큰다이" 하고
 편식하면 155, 편식안하면 160이라는 기적의 논리를 조카들에게 세뇌시켰다.

나의 이 키부심을 알리없는 우리 남편은
결혼후 첫 제사날 충격을 받고 말았다.
12시 제사를 앞두고 다들 상차린다고 분주한 가운데
상어조림을 올리던 나를 남편이 갑자기 엄청 놀란 목소리로 부르는것이었다.
"왜? 제사상에 상어 안올리나?"
"아니..그게아니고.. 니가 여기서 제일 크네..." 

170대의 남편이 내려다본 우리집 식구들은 다 작았던 것이다.
아빠와 남동생, 고모부들이 170 간당간당 하니
다들 고만고만하고 이렇게 다 작으니까 니가 커보일 수밖에 없다며
나의 키부심이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게 된것이었다. 
제사가 끝나고 이얘기를 꺼냈더니 내 키부심의 원천 엄마 왈
"그래~ 나는 ㅇ서방이 키가 커서 좋더라. 키도 크고 얼마나 훤칠한데." 라며
180대의 친구들에게 시달리는 남편에게 새로운 키부심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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