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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눈물.
게시물ID : panic_88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먀먀먀
추천 : 7
조회수 : 9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30 22:05:46
내장이 뽑혀간다.
 
흩어져 가는 살점들이 눈에 선하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뜨뜻한 피의 훈기와 비린내가 느껴진다. 칼질 한번 한번에 왠지 뼛마디가 시리다.

차가운 흙바닥에서 생으로 죽어가는 내모습. 흐려져가기 시작한 눈알을 열심히 굴리지만 아무것도 보일 기미가 없다.

도대체,도대체 어쩌다가 이지경에 처하게 된걸까.

한평생 기쁜일 하나 없었다.

거센 풍파속에 집이 휩쓸려가고 사나운 사회속에 내던져 지면서 나는 웃음을 잃었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움직였다.

남들이 안먹고 버린것 주워먹으면서, 날카로운 이빨들 피해가면서 그렇게 살아왔다.

밤이되면 차가운 밑바닥에서 아무도 모르게 눈가에 서린 이슬을 살짝 훔치기도 했다.
  
그래,차라리 그렇게 모질게 살아왔을때나 나를 데려갈 것이지.

개 같은 인생 꽃다운 마누라 만나 결혼하고 막 행복해질 쯔음에
, 그렇게 이제서 좀 생활같은 생활 할적에 이렇게 허망하게 죽게 돼다니,  
  
운수 모진 나같은 놈은 그렇다 쳐도 한창 나이에 생과부된 내 마누라 불쌍해서 어쩌나.  

태어나기도 전에 못난 아비랑 헤어지는 우리 아가들 불쌍해서 어쩌나.

이 불쌍한 몸뚱이 한번 호강시켜주지 못해서  어떻게 죽냐 이말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내게 한번만 팔딱일 힘이 주어진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바쳐서라도 마누라가 기다릴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젠장할, 이제는 몸에 힘도 하나도 안들어오네.

이제 진짜 죽나보다, 한많은 인생...














"서씨, 왜 고기 손질하다가 말어? 할일 많아!"

"아니, 김씨, 잠깐 이리 와봐, 이놈의 광어가 글쎄 눈물을 흘리네"

"아니 바빠죽겄는디 뭔소리를 하고 앉았어...허..? 이놈 이거 물건일세, 진짜 울고있네?"

"지도 죽는게 슬픈줄은 아는가보지, 내 어부생활 30년에 이래 울어제끼는 고기는 또 처음보네 그래"

"허 참, 기분 이상하게 만드네 이놈 글쎄" 
출처 3주전 여행갔던 어시장에서 마주쳤던 광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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