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서 겪으신 일입니다
저희 할아버지 댁은 대문을 지나면 조그마한 마당이 있고 현관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화장실 정면에 안방,
왼쪽으로는 한 .. 15m 정도 되는 복도가 있고 복도를 따라서 안방 부엌 가운데방 그리고 복도 끝에 작은 방이 있습니다.
그림으로 그려서 설명하면 참 좋을텐데 .. 설명으로만 적는 점 죄송합니다 ㅜㅜ
여튼 항상 문제는 가운데 방이었는데 그 방은 한낮에도 방문을 닫아놓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만큼 캄캄합니다.
창문이 있긴 하지만 문풍지 같은걸로 막아놔서 아예 차단이 되어버렸지요
가운데 방은 어른들이 들어가서 놀되 자지는 말라고 할 정도로 가위눌림의 명소라고나 할까요?
어른들이 가서 자면 꼭 가위눌린다고 합니다 뭐 그런 방입니다.
그 당시에는 할아버지 댁에서 직장이 가까워 얹혀 살때였었는데 저는 오후 퇴근을 하고서 집에 오던 길에 할아버지와 마주치게 됩니다
할아버지께서 어디 다녀오시는 듯한 옷차림을 하시고는 힘에 부치셨는지 숨고르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평소 운동이랑과는 친하지도 않으셨던 할아버지인데 그 모습이 의아했었습니다.
할아버지께 어딜 그리 바삐 다녀오셨냐고 여쭤봤는데 알 필요없다 라고 단칼에 잘라버리시고는 대문을 굳게 잠그시고 밖에 누가 있는 것처럼
마당에서 바깥을 바라보시다가 들어오셨습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무슨 일이 있으신가? 생각을 하다가 그날 밤에 할머니께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이야기는 없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할머니께서 해주신 이야기는 가운데방을 더욱더 소름끼치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는 그 날 제가 퇴근을 해서 집에 오기 두어 시간전으로 돌아갑니다.
평소 할아버지는 복도에서 낮잠 주무시는 걸 즐기셨는데 평소 현관문을 바라보면서 주무셨습니다.
설명을 조금 쉽게 하자면 안방문 앞에 머리를 팔에 괴신채로 옆으로 누워서 주무시는거죠
근데 그날은 안방문을 바라보며 주무셨답니다. 현관문 쪽 벽에 기대서 옆으로 주무신거죠. 그렇게 누워있으면 작은방 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운데 방까지는 보입니다.
그렇게 할아버지께서 까무룩 잠드셨는데 꿈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무척이나 생생하셨답니다.
할아버지께서 누워계시는데 가운데 방 문이 벌컥 열렸답니다.
가운데 방의 짙은 어둠속에서 검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스르륵 나오더니 우뚝 서더랍니다. 긴생머리에 검은 소복과 대비되는 흰 얼굴.
할아버지께서 보는 순간 마음속으로 저건 귀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셔서 눈을 질끈 감으셨답니다.
그리고 나서 스윽 스윽 옷깃 스치는 소리가 몇번 나더니 이내 소리가 멈췄고 현관문도 벌컥 열렸답니다.
현관문 쪽으로 가나? 하고 눈을 살짝 뜨셨는데 옆으로 기울어진 그 여자 얼굴이 나타났답니다.
정말 핏기 하나 없는 소름끼치는 얼굴이었답니다.
눈을 마주친 상태로 얼어 있는데 그 여자가 조용히 할아버지께 " 놀자! " 라고 말을 했답니다.
그와 동시에 할아버지는 소리를 지르시며 일어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시장으로 뛰어가셔서 술과 떡을 사와 집 앞에 두고서
" 이거 먹고 멀리 가시게나. " 말씀하시고 30분 정도 지난 뒤에야 멀리 버리시고서 집에 들어오셨답니다.
소름 돋는건 집에 그렇게 들어오셨는데 가운데방이 활짝 열려있었다는거죠.
아 .. 쓰고보니 별로 무섭진 않네요 ㅜㅜ
다들 즐겁게 하루 마무리 하세요
내가 지내고 있지 않은 방 (옷방 등) 에 혹시 누가 있을지 모르니 방 문단속 꼭꼭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