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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여행
게시물ID : panic_88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ntblanc
추천 : 10
조회수 : 9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31 21: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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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넷...'
 ...누구도 사라지지 않았다.

스키여행 2일차. 예약한 돌아가는 기차표의 날짜는 내일이고, 일상으로의 회귀가 아쉬웠던 우리들은 정신없이 술을 들이켰다.

누구의 말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근처에 폐가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폐가.
그곳에 폐가는 상당히 기묘한 소문이 도는 곳이라고 했다.들어가면 누군가가 실종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곳에 들어가자는 제안.

평소같으면 미친소리 하지 말라고 욕이나 안먹었으면 다행인 소리겠지만,  약간의 호기심과 다량의 취기, 묘한 허세로 가득차버린 우리들은 그 제안을 승락했고, 바로 폐가로 떠났다.

사실 폐가자체는 그리 무섭지 않았다.
묘하게 서늘한 느낌과 등골이 시리긴 했지만 폐가라는 생각에 그리 느낄뿐이라고 치부해버렸으니까.
정말로 무서웠던 것은 돌아가는 길이었다.

적지 않은 길을 걸어왔고 폐가안에 서늘한 공기에 이미 술이 다 깨버린 우리들은, 폐가로 갔던 시간이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폐가에서 나왔을때부터 우리들은 기묘한 공포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새까만 밤거리에 우리만 걷고있다는 적막감도 무서웠다. 하지만 더욱 소름끼쳤던 점은 바로 발소리였다.
묘한 발소리.
우리보다 한발자국 정도 뒤에서 들려오는.
사각거리는 소리.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맨뒤에 있었던 나이기에 느낄 수 있는 그것은
분명 누군가의 '기척'이었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대로 잡혀가버릴것 같았기에.
그저 발걸음을 빨리하고, 계속해서 우리의 인원수를 세어가며 견디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이것만 견디며 돌아간다면, 분명 내일 쯤에는 겁많은 우리들을 자조하며 추억삼아 웃고 떠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숨막히는 긴장감이 사라졌을 때는 숙소에 도착했을 무렵이었다. 떠나기 전과 같은 숙박객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는 우리를 다시 여행객으로 만들어 주었고, 우리는 겨우 안정을 되찾고 웃을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뛰어!' 한마디에 삐걱거리는 걸음으로 미친듯이 도망갈것 같던 표정을 하던 놈들이,
이제는 별것 아니라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바뀌는것을 보고 서로 웃던 우리들은 숙소로 돌아와 다시 술을 먹었고,
새벽 어스름한 어느 때에 골아 떨어졌던것 같다.

그리고 오전 10시.
체크인이 1시간 정도 남았을때.
모두가 아직 잠든 그 적막속에 내가 본 그것은.
햇살이 흘러 들어오는 사이에 보이는.
5개의 가방.
도대체....
저 하나의 낯선 가방은 도대체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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