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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조언 부탁드립니다. 친구들끼리 이런 대화, 정상 아니죠?
게시물ID : wedlock_12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론카터
추천 : 4
조회수 : 6213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6/04/28 16: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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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SKY 될까봐 몇년간 눈팅만 하다가ㅋㅋ 이제 곧 죽창부대에 합류하게 될 것 같아 드디어 가입하게 된 29살 여징어입니다.

가입해서 첫 글이 이런 글이라 뭔가 부끄럽네요. (개인적인 바램은 똥게였는데ㅎ...)

고민게에 익명으로 적을까했지만, 제 친구들도 오유를 하기에 내용만 봐도 전 줄 알겠고;; 커플게보단 결게에 조언을 구하면 좀 더 다양하고 지혜로운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왔습니다. 남편/아내의 '친구들' 때문에 연애시절이나 결혼 후에도 마음고생 하신 분들의 대처방법을 듣고 싶어서요.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인데 막상 이렇게 글로 쓰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네요. 일단 중요 뼈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자친구가 친구와 톡대화로 음담패설을 했는데 그 대상이 글쓴이. 남친은 화내기는커녕 좋다고 같이 웃음. 글쓴이에게 대화내용 걸린 후,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는 상황. 한번 더 기회를 줘야하나?' 입니다.


-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29살, 남자친구는 28살입니다. 사귄지는 7개월쯤 되었구요. 저희 커플의 속사정을 얼마만큼 얘기해야 될 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남친이 절 정말 많이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남친 부모님께 인사도 두어번 드렸고, 결혼까지 생각할만큼 책임감도 강하구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더 빡치고 열받습니다... 하..)


남친은, 좋게 말하면 남에게(친구에게조차) 욕이나 싫은 소리 못하며 신중한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재미없고 눈치나 센스가 좀 부족해요. 저는 동갑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고 재미있는 연애관계를 추구하지만, '그래, 선 넘어서 남에게 말로 상처주는 사람보다, 좀 재미없어 보이더라도 진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더 좋은 사람이지.'라며 같이 진지한 마음으로 사겨왔습니다. 남친이랑 달리 저는 친한 사이에서는 언행이 좀 걸쭉-한 편이거든요. 남동생들과 남사친에게도 거침없이 말합니다. 남자들만의 언어세계?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알기에 그들의 왠만한 욕이나 야한 농담은 그러려니 이해하구요. 근데 이번은, 이건 아닌 것 같아서요.


일주일 전, 남친 친구들과 커플 모임을 가졌습니다. 저희까지해서 총 3쌍이었어요. 뭐 크게 거슬리거나 기분 나쁜 건 없었는데, 남친 친구 중 한 명(A라고 칭하겠습니다)의 언행이 썩 기분 좋진 않더라구요. 아니, 친구 여자친구를 처음 본다고 모인 자리에 그래도 기본 매너는 지켜줘야하지 않나요? 계속 자기 여자친구랑 투닥투닥... 욕만 안 했다 뿐이지 그 자리 분위기 쎄-하게 만들며 계속 싸우더라구요. 그러다가 또 뜬금포로 자기 여친에게 '내가 니 이뻐서 사귄다 아이가'라는 말로 분위기가 좀 풀어진다 싶으면 또 자기 여친 면박주고, 그럼 그 여친도 똑같이... 그 자리에 있을 땐 그냥 모르쇠하고, 자리 파하고 나서 남친에게 말했어요. A씨네 커플은 원래 저러냐니 원래 저렇대요. 그만 좀 하라고 친구들이 뭐라해도 안 고쳐져서 친구들끼리도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대요. 그래서 저는 '난 A씨 언행 때문에 좀 불편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처음 보는 자리에서 매너가 아닌것 같다. 자기는 자기 친구니까 만나든말든 상관않겠다. 그치만 나는 앞으로 A씨가 끼이는 모임은 피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남친도 흔쾌히 미안하다 그렇게 하자 했구요.


그리고 그 다다음날. 데이트한다고 만났는데 뭔가 느낌이 쎄합니다. 이걸 여자의 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느낌이 안 좋아요. 그래서 남친이 화장실 간 사이에 남친폰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전 의심병이 아닙니다요ㅠㅠ 그 전 남자친구들 폰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서로 비밀번호 알고 있어도요. 사생활이니까. 검사한다고 내놓으라 요구한 적도 없었고... 근데 이번에는 봐야겠더라구요. A씨와의 대화.) 커플모임 다음날 둘이 대화했네요. 전날 잘 들어갔냐부터해서 서로 일상얘기 좀 하다가 남친놈이 먼저 운을 띄웁니다. (톡체로 적을께요)


남친: 아 요새 너무 행복하네 여자친구랑 속궁합도 잘 맞고ㅎㅎㅎ

A: 잘해주나

남친: 서로 잘해주징ㅎㅎㅎ

A: 똥까시도해주나

남친: 저 저 미친ㅋㅋㅋㅋㅋㅋㅋ

남친: 뭔까시?ㅋㅋㅋㅋ 아ㅋㅋ 개웃겼어ㅋㅋㅋㅋㅋㅋ

A: 안해주나거기까진

남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메롱이다

A: 스와핑한번하까

남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 (최고)이모티콘

A: 시러?

남친: 담에 만나믄 진짜 해볼래?ㅎㅎㅎㅎ

남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 감당되겟나

남친: ㅋㅋㅋㅋㅋ진짜 할 태세고

남친: 둘이 오순도순 잘하숑ㅎㅎㅎ



후........... 다시 또 빡이 치네요...

이 이후의 대화는 뭐 그냥 여자친구네 집에선 너 아시냐, 인사드렸냐, 결혼해라 뭐 이런 내용인데.

보자마자 부들부들 손 떨면서 대화내용 사진 찍어뒀구요. 저 내용도 사진 보면서 적은건데 좀 덜 적긴 했어요.

뒷통수 제대로 맞은 기분이더라구요. 평소에 저러는 사람도 아니었고, (저런 낌새 보였으면 당연히 안 사겼겠죠) 항상 저 배려하고 아껴주는 사람이었는데 저게 뭡니까. 전 자기 여자친구랑의 관계 떠벌리는 사람 그거 인터넷에서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ㅋㅋㅋㅋㅋ 바로 옆에 있을 줄 몰랐네요. 남친이 거의 모쏠이라고 해도 될만큼 연애경험이 없어요. 고등학생 때 한번, 20대 중반에 한번. 다 짧고 어린 연애였어서 그런지 지금도 연애센스 1도 없거든요. 그래도 나 좋아하는 마음 하나 보고 사귄건데 이런 식으로 배신하네요. 자랑하고 싶은 심리인가요? 그래도 저런 식은 아니잖아요.


또 열 받는 건 친구가 저런 식으로 말하는데 화내기는커녕 쳐웃고 있다는 것. 아까도 적었지만 저 아무 것도 모르지 않아요. 남자들끼리 있으면 욕도 찰지게 하고 여자 얘기로 사흘 밤낮을 샐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근데 그 대상이 자기 여자친구가 되면 안되지 않나요? 가족이나 애인은 건들지 말자- 이런 거 기본 개념이자 암묵적 합의 아닙니까? 정-말정말 양보해서 그 친구야 개념 없어서 저렇게 말한다손 치더라도 니가 그러면 안되지 이새꺄. 그냥 끼리끼리 도찐개찐이라 생각하니 마음 편하네요. 하하.


화장실 다녀온 후 제 표정이 안 좋으니 무슨 일 있냐고 묻습니다. 바로 솔직하게 얘기해줬죠. 미안한데 내가 너 없을 때 니 핸드폰을 봤다. 당연히 사생활이라 건드리지 않는 부분인거 아는데 오늘 기분이 영 이상해서 A랑 대화한거 봤다. 기억하냐? 하니 첨엔 상황파악 안 돼서 ??이다가 점차 사색이 되더라구요. 계속 잘못했다 미안하다 하는거 됐다고, 지금 하나도 안 와닿으니까 일단 집에 가라고 한 뒤 지금까지 얼굴은 안 보고 있구요. 톡으로 또 전화로 계속 빌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냥 지금 정이 뚝- 떨어졌어요. 그 전까진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됐지,라는 생각에 단점들도 안 보였는데 지금은 모자란 부분들이 엄청 많이 보이구요.


그래서 며칠 전에 전화로 얘기했어요. 일단 얼굴은 한 번 보고 얘기를 해야하니 한 달 뒤 쯤 보자. 근데 지금이나 그때나 내 마음은 변함 없을 것 같다. 이건 앞으로 고쳐나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선을 넘었고, 신뢰를 회복할 수 없기에 앞으로 우리 사이를 지속시킬 수 없을 것 같다. 설령 다시 만난다 하더라도 나는 이제 당신의 좋은 면보다 부족한 면만 보고 지적질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게 건강한 연애관계는 아니지 않느냐. 뭐 기타 등등.


남친은 계속 빌고 또 앞으로 더 잘하겠다 하며 이별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입니다. A는 당연히 더이상 안 만나겠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하다가 잠시 미쳤었다. 진심으로 미안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 당신(글쓴이)의 심경변화 태도변화 다 생각해봤다. 당연한 거고 또 내가 앞으로 감수하고 안고 가겠다. 더 잘 할테니 제발 딱 한번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남친이 절실히 잘못을 빌고 있거든요. 다시는 안 그럴 사람인 것도 알아요. 남친 부모님도 참 좋으신 분들이고해서, 남친이 A처럼 완전 경우없는 막장은 아니란 걸 아는데. 괘씸죄인거죠. 니 여자를 남들에게 고작 그런 취급을 받게 하니 이 모지리야? 좋아하는 마음이, 정이 뚝 떨어져서 솔직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요. 잘 될 것 같지 않거든요. 근데 한번은 기회를 줘봐야 되나 싶기도 하구요.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고 뭔가 너무 기회도 안 주고 냉정히 내치나 싶어서요. 진짜 악질인 사람이 아닌건 아니까...


어쩌면 좋을까요? 일단 한 달 뒤에 만나긴 만날꺼에요. 만나서 직접 얼굴보며 그만 만나자고 하든, 아니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보류해두고 기회를 줘볼지... 조언 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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