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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와 함께 씨리얼을 먹었던 추억...
게시물ID : gomin_12204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히마와리방긋
추천 : 1
조회수 : 69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04 21:43:28
우유와 함께먹는 씨리얼 아실거예요. 제가 엄청 좋아하거든요...
차라리 눈에보이지 않는다면 괜찮을텐데, 냉장고에 우유가있어도 마시지 못하지요.
솔직히 냉장고에 천미리 우유가 가끔 있거든요. 그런데 마실수가 없어요.
 
우유팩 입구는 주황색이나 빨간색으로 되어있어요. 형이 입을대고 마시거든요. 어쩔때는 안에 이물질이 떠있고요. 벌레가 죽어있거나, 살아서 헤엄치고 있고요. 음식물이 떠있기도 하고요. 담뱃재가 우유팩 안에 떠있기도 하지요. 식사중이신 분들께는 죄송해요. 정말로요...
형이 자신의 방에서 천미리 우유를 통째 입을대고 마시는데요. 그렇게 다음날까지 우유팩 입구가 열려있는채로 방치되었다가, 다음날에 엄마가 겨우 발견하면, 다시 냉장고에 들어가져요.
어쩔때는 우유팩을 열어보기조차 겁나더라구요.  그렇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라도 하면, 저는...
 
마지막으로 씨리얼을 먹었던날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다른사람이 보면 사소한 일가지고 유난떤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제가 속이좁은건지, 도무지 그날의 일을 떨처낼수가 없네요. 그날도 어김없이 어제 아침을 허겁지겁 쫒기듯 먹은후에,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와서, 물한모금 못마시고 버티고 있었는데요.
아...  제가 이틀연속으로 먹는일은 없으니, 어제가 아니라 그저께군요.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지, 이틀이 지난 상황이었죠. 이대로 내일이 되어서 72시간만에 무언가를 먹게되면, 몸에 무리가 심하였지요.
그나마 48시간만에 무언가를 먹고 마셔야지만, 크게 무리가 오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너무 어렵더군요... 형이 집에있을때 방문을 열고 나오기란, 참으로 많은 용기가 필요했죠...
그렇게 오랜시간을 망설이다가... 72시간이 넘게 물한모금 못마시며 감당하는 고통을 오랜 경험으로 알고있어, 용기를 내어 문을열고 거실로 나갔죠...  두려움반...  물을 마실수 있다는 설레임반...
식탁에는 엄마가 형에게 구워준 고기가 담겼던, 빈접시와 그릇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어서, 도저히 제가 사용할수가 없었지요...
늘 그래왔듯이 바닥에서 먹어야겠구나 생각하고, 혹시나 형이 낮잠을깨고 방에서 나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떨며, 무언가에 쫒기듯 떨면서 남은음식은 뭐가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고기는 별로 안좋아하는 데다가, 허겁지겁, 쫒기듯, 도망치듯, 빨리 먹고서 사라져야 하는 운명이기에...  만약 고기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런걸 굽고있을 시간은 없겠죠... 무언가 다른 먹다남은 반찬이라도 없나하고,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두부나 계란은 없을까하고, 헛된바램을 가져보며 거실을 배회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것이 보이더군요...
호랑이기운이 난다는!! 그 씨리얼이 보이더라고요... 엄마가 가끔 사다주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 거렸지요...
 
원래는 형방에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구경하기 힘들지만요... 자기는 고기반찬 아니면 먹지도 않으면서, 왜 씨리얼을 뜯어놓고서 몇개월씩 방에 방치해서 버리게 만드는지, 참으로 궁금하더군요... 아무튼 오랜만에 씨리얼을 먹게되어서, 기분이 좋았죠...
물에라도 타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냉장고에 아직 뜯지않은 천미리 우유가 있더라고요...  저에게 우유란건 몇개월에 한번 운이 좋아야 마실수 있는거라 솔직히 믿기지 않았지만, 호랑이기운이 나는 씨리얼을 그릇에 담고 우유를 부어, 정말이지... 너무... 오랜만에 씨리얼을 맛보게 되었지요...
 
복은 화를 불러온다고 하던가요... 그날따라 형이 낮잠에서 금방 일어나더군요... 자신의 방에서나와 입에 담배를문채 화장실로가다, 바닥에서 우유와 씨리얼을 먹고있는 저를보고, 처음에는 놀라더니 나중에는 어이없어하며 한참을 보더니, 일부러 들리게 욕을 내뱉고는 화장실로 들어갔지요...
제가 우유를 좋아하는걸 알아서 냉장고에 새우유가 있으면, 항상 자신의 방에서 입을대고 마신후에 하루종일 방치해야 만족을하는데, 그것을 하지못한게 화가났는지, 화장실에서 담배냄새를 풍기며 나올때도 저를 한참보더니, 욕을내뱉고 방에 들어가더군요...
하지만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다시나와서 듣기싫은 욕을 반복하더니, 담배를 한움큼들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한참후에 담배안개로 자욱하게 만들고선 나오더군요...
 
제가 밥을먹고 난후에, 화장실에서 볼일도보고 씻는것을 알고있는 형은... 화장실을 담배연기 가득한곳으로 만들어 놓더라고요...
허겁지겁 두려움에 떨면서... 오늘이 아니면 언제다시 씨리얼을 먹을수있을지... 우유는 마지막으로 마셔보는건 아닐지... 하는 우울한 생각이들어, 우유와 씨리얼이 조금더 먹고싶었지요...
하지만 형의얼굴을 마주하니 쇠파이프로 폭행당한 머리가 욱신거리고, 형에 손에의해 보기흉하게 휘어버린 코는더욱 아파지는거 같더라고요... 이대로 안이하게 씨리얼을 더먹었다가, 예전처럼 쇠파이프를 휘둘러 치아라도 손상되거나, 얼굴어딘가 보기흉하게 망가져버릴 사건이 일어나면, 분명히 나중에 " 차라리 그때 하루더 굶었으면 좋았을걸... " 하고 후회할것 같았지요...
눈물이 흘렀지만 담배연기 가득한 화장실에서 볼일을보게 되었지요...
 
형이 안방으로 뛰어가서 " 저새끼! 먹을거 사오지 말라니까! 몇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 라고, 엄마한테 소리를 지르더군요...
엄마는 고함소리에 놀랐던지  " 너도먹고, 아빠도 먹으라고 사온거지... 왜소리를 지르고 그러냐... "  하고, 대답 하였지요...
형이 엄마한테, 욕설을 하거나, 손가락질 하거나, 지랄을 한다면서 비아냥 거려도, 아빠는 늘 그랬듯이 못본척 하더군요...
화장실에 있는저는... 형이 만들어놓은 담배연기... 형이 만들어놓은 보기흉하게 휘어버린 코... 숨을 쉴때마다...
정말 싫어하는 담배연기를 마시며 괴로워하는, 자신을 거울로 보고있자니, 참으로 비참해서 눈물이 나왔지요...
 
삼일은 굶었어야 했는데, 이틀만에 굶주림과 갈증을 버티지못해, 방에서나온 저를 원망하고 있는 자신이 보였지요...
저는 얼마나 비참하고, 나약해진 건지요...
화장실의 담배연기를 들이마시고, 최대한 빨리 병에걸려 죽는것이, 저에게 남은 유일한 자비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형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잠시후 다시나와, 엄마에게 소리치더군요...
" 먹을거 배달 시켰으니까, 누가 벨누르면 엄마가 준비하고 있다, 먹을거 받아! " 라고 하더군요...
잠시후 형의 기분을 맞추기위해 엄마는 죄인이라도 된것처럼, 쩔쩔매며 배달온 음식을 형의방에 갖다 바치었지요...
모든것을 지켜보던 아빠는 형의방에 배달온 음식이 들어가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이셨지요...
제가 마지막으로 씨리얼을 먹었던 그날... 그렇게 밤은 깊어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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