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눈이 너무 예뻤어요
게시물ID : love_4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멜론사탕
추천 : 1
조회수 : 5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04 13:05:14
갓 전역하고 몇년만에 복학했었는데 학교가 너무 재미가 없고 외로웠어요.

어느 심심한 주말 친구따라서 친구네 동아리 술자리에 놀러갔어요.

불청객이라 눈치보며 한잔두잔 마시고 있었는데
그녀가 말을 걸어왔어요. "오빠도 여기 동아리였어요?"
당황해서 "아니 나 그냥 친구따라 놀러왔어"
"그럼 재미있게 놀다 가세요!"

봉사동아리 회장이던 그녀는 씩씩하게 분위기를 주도했고
 2차로 이동하기 전 자기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건내며
"오빠도 시원한거 먹고 잠 깨세요"
천진난만한 그녀의 눈속엔 세상의 모든 깨끗하고 순수한 것들이 전부 들어있었어요.

하지만 군필 복학생 주제에 감히 번호를 묻거나 연락을 할수는 없었고, 그날 이후로 두달가량 시간이 지났어요.

어느날 한 친구가 나보고 소개팅할 생각 있냐고 물어봤어요.
마침 심심하던 참이기도 했고 하겠다고 그랬죠.

그렇게 얼굴도 모르는 여성과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되었어요. 

오랜만의 이성과의 식사라서 신경써서 옷도입고 머리도하고 나갔어요. 그녀는 어떤모습일까 상상하면서요.

만나기로한 거리에서 그녀와 마주첬는데 그녀였어요.
봉사활동 마치고 바로 와서 엉망이지 않냐며 수줍게 웃는 그녀의 눈은 한여름에 내린 첫눈처럼 신비롭고 순수했어요.

따뜻한 아이였어요. 밤늦게 집에 들어가는 내가 걱정된다며 무섭지말라고 잔화기넘어로 호신술도 알려줬구요
작고 마른 몸으로 외로운 할머니한테 쌀이랑 반찬도 배달해드렸구요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친해진 강아지가 안락사 당했다며 내옷에 파묻혀 엉엉 울고는 옷 젖어서 미안하다고 또 울던 애였구요
담배냄새 싫어하면서 누가 담배피면 인상하나 안찡그리고 싫은티도 안내던 애였어요

눈에 별을 담은 아이였어요.

그렇게도 착하고 따뜻하던 아이가
헤어질땐 너무나도 모질고 차가웠어요. 마치 다른사람처럼요.

저의 그 많은 카톡과 연락도 단 한번도 받아주지 않고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그냥 떠나가 버렸어요.

저의 무엇이 그렇게도 그녀맘을 얼어붙게 했을까 정말 고민하고 떠올리고 멱살잡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누구의 잘못도 아니겠죠 누구나 다 사랑하고 식고 헤어지고 그러니까.
원망하고 싶진 않아요 한동안 날 많이 사랑해줬고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니까요.

사랑은 자격이 아니고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 사랑받은건 아니니까요.

나도 분명 내가 모르는 잘못을 했고 그게 쌓여서 떠났겠죠.
뻔한 만남 뻔한 이별이었는데 이 뻔한짓을 두번다시 하고싶지 않아요.
어떡하죠?  매일밤 그녀가 너무 보고싶어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