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게가 북적이다 못해 폭발 직전이군요. 실제로 폭탄이 왔다갔다하구요.ㅎㅎ
10여 페이지를 거슬러 올라가서 글을 읽고 왔는데요. 킹스마일님과 기능보강님 사이에 현재 문제가 있는것 같군요.
잠시 제 弁을 하자면, 교리 지킨답시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언동을 하는 자도 개독이요. 교리도 모르고 예수의 주장에 어긋나는 말을 하는 자도 개독이라는 킹스님의 주장 자체는 원론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물론 킹스님의 거친 언어는 저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기능보강님의 노함은 이해가 됩니다만, 주장 자체에 대해서는 수긍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저에게 그대로 대입해 보았습니다.
저의 집안은 불교이구요. 할머니와 어머니(어머니는 결혼 전에 천주교이셨습니다만 지금은 불교이십니다.)는 물론 불교 신자이시죠.
할머니와 어머니는 불교 교리는 모르시구요, 그냥 손자 잘되라고, 자식 잘되라고 절에 가서 절하고 불경 외우시고(할머니는 학교를 안나오셔서 글자를 못 읽으십니다. 정확히는 아주 떠듬떠듬 틀려가며 읽으시는 수준이셨습니다. 정말 정성으로 반야심경을 읽으셨죠.), 가끔 등 달고, 불전함에 천원짜리나 만원짜리 넣으시는 분들이십니다.
여기에 킹스마일님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해서 불교의 원래 교리는 기복祈福이 아니다. 그래서 니네 할머니와 어머니는 불교의 교리를 안지키므로 "개불"이다 라는 말을 들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이 말에 반박을 할 수 있었을까? 결론은 No 였습니다. 반론 못합니다. 맞는 말이거든요.(물론 현실에서 개불이라던지, 불교를 까는 사람은 드물죠.)
제가 몇년 전에 어머니와 대화하면서(사실 대화라기 보다는 제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수준입니다만...) 어머니께 "절에 가실 필요도 없고, 자식 잘되라고 기도를 할 필요도 없고, 향이나 초를 사서 부처님 앞에 바칠 필요도 없습니다. 그건 불교의 원 교리에 어긋나는 겁니다. 세존의 가르침은 복 달라고 비는게 아니었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몇년에 한번 어머니께서 절에 같이 가자고 하시면 또 같이 가기는 합니다. 그게 부모님의 소소한 행복이고, 마음의 안정됨이기도 하니까요.)
제 말 듣고 어머니 불교 교리 공부하신다고 불교 대학 다니십니다. 70먹은 노친네가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일주일에 두번씩 버스타고 대학 다니십니다. 불교 복지 단체에 기부 하시던 것도 제가 종교단체는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유니세프로 옮겨 드렸습니다.(무지는 죄입니다. 알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고, 고치도록 노력해야죠.)
현재야 개신교가 워낙 정신나간 짓을 해대서 집중적으로 까이고 있지만, 만약 "개신교가 정신 차리고, 불교가 개신교만큼 뻘짓해서 개신교처럼 까인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도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은 어머니 절에 안나가시도록 설득하는 겁니다. 뻘짓하는 단체에 자의自意로 이름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그 행위에 동조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는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님의 할머님께서 그 행위에 동조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르신들의 자손들 잘되라고 비는 부분은 저도 충분히 공감하니까요. 문제는 님의 태도와 논리이죠.)
문제있는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면 알아서 나와야죠. 모르면 알려줘서 나오도록 해야죠.
기능보강님, 님에게 묻겠습니다. 만약 현재 교황이 반쯤 미쳐서 천주교가 과거 중세 같은 교리로 돌아간다면 님은 종교를 버리실 겁니까? 아니면 그 안에 그대로 소속되어 있으면서 "나는 나쁜짓 안하니까 까지마세요." 라고 할껀가요?
일본에 살다보면 음식점이나 사우나, 기타 시설들에 "폭력단원의 출입을 금합니다." 라는 팻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기다 대고, "내가 폭력단원이긴 한데 폭력은 휘두른적 없어." 라고 하면서 뭐라하지 말라는게 정당한 행동일까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문제가 있는 단체에 자의로 소속하는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속을 버리지 않는 것은 그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뜻이겠죠.
노이에스 님은 요즘 안오시나요? 그 분에게도 글 하나 써야 되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