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으로 입대한 뒤 훈련수료하고 특기학교에 간 후입니다.
몇 주 동안의 특기교육을 받고 수료를 한 뒤 자대배치... 받았으면 좋지만
역시 군닝겐. 수료 당일에도 업드려뻗쳐를 받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다음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팔이 조금 쑤신 느낌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발을 베고 자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는데...
운동 좀 하고 밥먹으러 가니 이 쑤시는 느낌이 따가운 느낌으로 바뀌고 다리쪽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조교한테 증상을 설명했더니 당시 당직장교였던 의무장교한테 갔었습니다.
그러더니 의무장교가 일단 자기가 근무오프하고 같이 가보자. 해서 생활관으로 복귀했었는데...
이 따가운 느낌이 점점 더 세지더니 더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졌습니다.
그건 둘째치고 가장 큰 문제는
팔다리가 너무 차가웠고 감각이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피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래서 너무 아파서 소리지르고 난리쳤었고 바로 근처 항의원으로 옮겨지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는 2~3시간 동안 종일 주물림당함...
근데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였었죠. 팔다리는 차갑다 못해 굳어서 얼은 수준이 되었고 당사자는 발광하고 있고 이건 뭐 마취나 수술 같은 걸 할 수 없고...
그렇게 같이 갔던 조교+항의원 장교+부사관+병사 셋트로 팔다리 이곳저곳을 3시간동안 계속 주무르고서야 겨우 피가 통하면서 나아졌습니다.
그 뒤로 근처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고 영양제 맞고 푹 쉬고서 부모님이 오신 뒤 (원래 있던 스케쥴이었지만 안하려고 했던) 영외면회 하고 복귀했습니다.
같은 특기를 지원했던 동기들은 괜찮냐고 하면서 걱정했었고 뭐 어찌어찌해서 주말이 지나고 자대배치하고 사고 크게 안치고(...?) 무사히 전역했었습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 그 느낌... 설국열차에서 처음에 어떤 사람이 팔을 열차 밖에 내보내니 얼어지는 그 기분... 진짜로 손가락 하나 xx화될 줄 알았는데 무사히 있다는 것이 기적인 것 같네요.
ps1: 오죽하면 욕이 일상이던 과정장(다른 곳에서는 소대장이라고 해야하나)도 당황했었네요. 그것은 나름 신선했던 표정이긴 했었는데 ㅋㅋㅋ
ps2: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그 특기학교의 흑역사가 되었습니다. 후임들 올 때마다 '어 과정장이 말했던 미친 선임이다'라는 반응을 하니...(전역하기 8달 정도 전에 온 후임도 같은 반응...)
ps3: 당시에 겨우 진정된 뒤에 의사하고 부모님하고 같이 있었을 때
의사: 이 증상은 과호흡증후군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나: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자대배치받고 난 뒤에
의무대대장: ...이건 또 뭐니?
나: 저도 왜 걸린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