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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찍에 대한 고찰
게시물ID : sisa_12231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벤톤
추천 : 13
조회수 : 1061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23/07/20 15: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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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뽑을때야 잘 모르고 뽑았다 치더라도 볼만큼 본 지금까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지지율 40%?

도대체 왜? 뭘 잘했다고 보는건데?

커뮤니티에선 소위 2찍들은 '무식한 우동사리다, 본인들이 선택한 결과를 부정하지 못한다, 자가당착이다' 등이 의견들이 있지만 어떤 것도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기엔 부족했다.

그래서 2번을 찍은 것으로 확실시되는 사람들을 상당한 시간동안 관찰하기 시작했다.

20대, 30대는 물론 70대, 80대까지 만나봤다. 

이들은 도대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까?

그 결과 이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괴상한 포인트를 발견했다.

바로 이것이다.

'공평은 상대적이다. 특히 나보다 못한 사람이 내 위치로 올라오는게 싫다'

풀어서 해석해보자면 이들에겐 '모두의 이익'이나 '모두의 손해'는 공평한 것이다. 

오직 '나만 손해보는 것'이 불공평하고 '나보다 못살던 사람이 잘살게 되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희한하게도 나보다 잘사는 사람은 그들이 뭘 하건 그닥 신경쓰지 않는다.)

이것은 이기주의와는 좀 다른 개념이다. 

이기주의는 무조건 나만 잘되는게 최고이다. 

그런데 이 개념은 나한테 분명한 이득이 있음에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명확한 불이익이 있음에도 의외로 흥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의 위상이 높아진다거나, 반대로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런 가치는 국민 모두에게 동일하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만 이득이 아니고 모두가 이득인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번 정부가 무슨 해괴망측한 짓을 하건 별로 이상하게 보지 않으며(공평하게 나빠지므로)
오히려 잘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안 퍼주니까) 보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된 후 그간 일어났던 여러가지 문제들에 적용해보았다.


Q. 급여는 제자리인데 물가만 치솟아서 모두가 가난해졌다. 살기 괜찮은가?

A. 모두가 똑같이 살기 어려워졌으므로 상관없다.


Q. 금리가 올라가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실소비가 줄어들어 생활이 궁핍해졌다. 상관 없는가?

A. 모두가 똑같이 살기 어려워졌으므로 상관없다.


Q. 세금은 오르는데 원래있던 혜택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다. 상관 없는가?

A. 모두가 똑같이 살기 어려워졌으므로 상관없다.


Q. 후쿠시마 오염수로 나라가 난리인데, 정부가 오염수 안전하다는 광고를 일본 대신 주는 판이다. 괜찮은가?

A. 모두가 똑같이 생선을 먹게될 것이므로 상관없다.


Q. 외교 실패로 국가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고, 수출입 적자가 커지고 있다. 

A. 모두의 문제이지 내 문제가 아니므로 상관없다.
 

Q. 러시아나 중국의 심기를 건드려서 전쟁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나?

A. 전쟁나면 모두가 같이 죽을 것이니 상관없다.


Q.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있다. 괜찮나?

A. 이제서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내 피같은 돈을 왜 저런 계층에 나눠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 


Q. 북한을 적대시해서 전쟁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괜찮은가?

A. 지금 정부가 잘하고 있다. 왜 맨날 북한 애들한테만 퍼줬는지 모르겠다.


내 말이 믿기 어려우면 주위의 2찍들에게 슬쩍 한번 떠보길 바란다. 
상당한 확률로 진짜 이렇게 생각한다는걸 알게 될 것이다.

나보다 잘사는 사람, 나보다 고위층, 나보다 잘난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별로 흥분하지 않는 반면

나보다 못 살거나, 못 났거나, 약한 사람에게 혜택이 가면 부들부들 한다는걸 쉽게 발견할 것이다.

그래서 2찍은 모두가 전체적으로 잘사는 나라를 만들려는 정치인을 싫어할 수 밖에 없다.
나만 잘살아야 되는데 같이 잘 살자고 하니 불편한 것이다.

2찍들에게 '더불어 민주당'은 '더불어'라는 단어 때문에 이름부터가 틀렸다. 
'나혼자 민주당' 이라고 지었어야 이들의 호감을 살 수 있었다. 

심지어 어떤 70대 노인은 나에게 이런 말까지 했었다.

"전쟁나서 싸그리 다 죽었으면 좋겠어. 내가 땅 다 사버리게"

진짜 황당하지만 실제로 들은 말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설득이 되겠는가?

하여간 나는 이들의 이런 특징을 발견한 이후 이들을 효과적으로 설득시키는 방법을 계속 연구중이다.


일단 이들에겐 '사회정의, 국가의 위상'같은 개념을 들이대며 설득하면 별 소득이 없었다.
뭔 얘기를 해도 다 듣고나서 '문재인이 땅에 금괴 묻어놨데', '문재인이 북한에 퍼줘서 그걸로 무기 많이 만들었대' 이런 엉뚱한 얘기로 이어진다. 
 
또한 '우리'라는 공동의 가치를 들이대봐도 힘만 빠진다.

부강한 우리나라, 극빈층이 없는 모두가 잘사는 나라...
이런 가치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오히려 싫어한다. 

그냥 대놓고 '뭘 잘 모르는 모양인데 너만 손해야' 라고 얘기해주는게 훨씬 효과가 좋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너 지하철타지? 근데 요금 오른다고 나왔지? 부자들은 지하철 안타. 그러니까 너만 가난해진거야"

"너 내는 세금 이전과 똑같지? 근데 전기세는 올랐지? 이전 정부는 니가 낸 세금으로 한전 지원해서 전기세 적게 나오게 했지? 근데 지금은 지원 끊었지? 그러니까 넌 내는 세금은 똑같고 돌려받는 것만 줄어든거야. 그래서 너만 손해인거야"

'너만 손해'라는 걸 알려주는 이런 방법이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이런식의 유치한 접근에 상당한 속도로 즉각 반응한다. 
대단한 논리도 필요없다. 
그냥 적당히 횡설수설하다가 마무리만 '너만 손해'라고 하면 된다.

이 글이 다소 편협한 글인 것을 쓴 나도 인정한다.

그런데 솔직히 웬만한 논리로는 잘 설득되지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 사람들한테 힘빼고 열받고 답답해하느니, 차라리 유치하더라도 먹히는 방법을 써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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