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친구들이랑 그 친구의 친구들이랑 어케어케해서 다 놀게 됐어요.

근데 그 중에 제주에서 휴가받아서 올라온 누나가 있었는데, 주중에 다들 일 해서 저랑 그 누나랑 아침부터 만나서 놀고 있었음.

동대문에서 만나서 쭐레쭐레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데

이 누나가 제가 외국에서 왔다고 관광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섰음.

어쨌든 돌아다니다가 이 누나가 저기 멀리있는 건축물을 가리키면서 나한테 숭례문 뭔지 아냐고 물어봄.

그래서 안다고 하니까, 그거 타버린 소식 알고 있냐고 물어봄.

그래서 안다고 하니까 저게 복원한거라고...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동대문에서 만났어요.

동대문.

시차와 낯선 서울에 정신이 피폐해져있던 저는 순간... 아 그런가? 되게 빨리 복원했네 이러고 있는데...

주위 건물들에 달려 있는 간판들이 다들 동대문동대문동대문동대문동대문동대문...

그 누나가 잠시 생각하더니 제주 촌*이 캐나다 촌* 데리고 서울에서 뭔짓하는거냐며 한숨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