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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투더코아의 詐欺 列傳.]11.일모도원(日暮途遠)
게시물ID : history_122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투더코아
추천 : 8
조회수 : 6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3 14:08:01
투더코아의 詐欺 列傳.
http://www.podbbang.com/ch/6526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
 
손자.오자 열전에 이어 이번에는 오자서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
오자서는 손무와 더불어 춘추시대 오나라를 크게 발전시키고 변방의 소국이며 오랑캐로 취급받던 오나라를 중원의 열국과 같은 반열에 오르게 했음은 물론,
오히려 오왕 합려를 춘추 오패의 하나로 그 이름을 높였으니
가히 만고영웅이라 할수 있을것이다.
또한 자신의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기위해 19년이란 긴 세월을 인내하고 노력하여
마침내 그 복수를 성공하였으니 이또한 비장하고 장엄하다 아니할수 없겠다.
 
그러나 오자서는 도에 지나치는 복수를 하여 결국 자신의 말로가 비참했으니
사람이란 모름지기 천도를 어긋나는 무리한 행동을 해서는 아니된다고 할수있다.
오자서는 그런것이 도를 넘어선것이란걸 알았음에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영웅이란 결국 상식을 뛰어넘는 비상함이 있는자를 말하는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그의 뛰어난 집념과 노력을 크게 칭송하며 이에 오자서 열전을 기술해보기로 한다.
 
ㅡㅡㅡㅡㅡ일모도원(日暮途遠)ㅡㅡㅡㅡㅡ
 
성은 오.이름은 원(伍員).자는자서(子胥)이다.
세상사람들이 이름보다 자를 많이 부르므로 필자도 오자서 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오자서는 키가 크고 용모가 웅장하였으며 목소리가 큰 종소리 같았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오사.형은 오상 이다.
오자서의 가문은 대대로 초나라 명문이며 충신으로 이름이 높았다.
 
초평왕은 태자 건 의 스승으로 오자서의 아비 오사와 간신 비무기를 임명했다.
태자건이 장성하여 혼기가 되어 평왕이 비무기를 시켜 진(秦)나라로부터 태자비를 맞아오게 했다.
그런데 비무기가 진나라 공주를 만나보니 진나라공주는 매우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초평왕에게 아부하기위해 비무기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비무기는 신부보다 먼저 초나라로 돌아와서 초평왕을 만나 얘기한다.
"진나라 공주가 미인이니 이를 태자에게 주는것보다 왕께서 왕비로 맞이하시는것이....."
처음에 초평왕은 체면상 펄쩍뛰는듯 했으나 속으로는 내심 군침을 삼켰다.
진나라의 공주가 초나라에 당도하여 초평왕이 공주를 바라보니 말대로 천하의 절색이었다.
평왕은 결국 며느리감인 진나라공주를 자기가 차지하고 아들인 태자에게는 다른 여자를 얻어주었다.
비무기는 이일로 인해 평왕에게는 더욱 사랑을 받았으나 태자에게 미움을받을것이 두려워
평왕에게 그아들인 태자건을 비방하기 시작했다.
또한 평왕도 평소 태자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는데다가 이번일로 스스로 부끄러워 더욱 태자를 멀리하게 됐다.
그래서 평왕과 비무기가 공모하여 태자를 변방의 수비군으로 보내버렸다.
그리고도 비무기는 계속하여 태자의 허물을 일러바쳐 부자의 관계를 이간질하기에 바빴다.
결국 비무기는 태자가 반란을 일으킬것이라고 왕에게 참소하여 왕이 자기아들을 의심하게되고
왕은 태자의 스승인 오사를 불러 확인하여 묻는다.
그러나 오사는 간신비무기의 참언임을 말하고 태자를 극력 변호하였다.
이에 비무기는
"왕께서 지금 태자를 제지하지 못하면 변방의 많은 군사를 거느린 태자에게 사로잡혀 포로가 될것입니다"
라고 하였고
이에 대로한 평왕이 오사를 옥에 가두고 변방의 태자를 죽이라고 사마분양을 보냈으나 분양은 변방의 태자에게 몰래 사람을 보내 "태자께서는 빨리 도망치십시오 안그러면 죽게될것입니다"
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태자는 송나라로 달아났다.
비무기는 태자가 달아났단 말을 듣고 오사의 아들들인 오상과 오자서도 태자와 한패라고 평왕에게 참소하고
오사의 두 아들은 모두 준걸이니 그들을 불러들여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초평왕은 오사에게 명하여 두 아들을 살려주고 벼슬을 줄테니 그들을 불러들이라고 했는데
오사는 "큰아들 상은 성격이 어질기 때문에 아비가 부르면 반드시 올것이지만
작은아들 원 은 참을성이 많고 고집이 세기때문에 오지 않을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왕은 그말을 듣지 않고 사자를 보내어
"너희가 오면 아비를 살려줄것이고 오지 않으면 아비를 죽일것이다"
라고 두 아들을 불렀는데 큰아들 상은 가려하였으나 작은아들 오원이
"초왕이 우리를 부르는것은 아버지를 살려주려는것이 아니고 후환이 두려워 우리를 모두 죽이려는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상은 그걸 알면서도 아버지가 잡혀있는데 가지 않을수 없다고 하였고
동생 오자서는 차라리 다른 나라로 도망갔다가 후일에 복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형인 오상이 말하였다.
"내가 간다고 아버지를 살릴수 없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나는 아버지를 위해 가서 죽음으로 효도를 다할테니
너는 달아나서 나중에 우리 부자의 복수를 하여 효도를 다하라"
이 말을 들은 아버지 오사는
"이제 초나라의 군신들이 편히 잠을 자지 못하겠구나.."
라고 말하고 아들 오상과 함께 처형되어 죽었다.
 
오자서가 달아난것을 안 초평왕은 곡식 오만섬과 상대부의 벼슬을 상으로 걸고 오자서를 잡으려 하였다.
오자서는 송나라로 달아나서 먼저 송나라에 가있던 태자건을 만났는데 그때 송나라 내부의 난이 일어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다시 태자와 함께 정나라로 달아났다.
그러나 정나라는 작은 나라였기때문에 큰 힘이 되지 못하여 태자건은 오자서를 정나라에 남겨두고
다시 강국인 진나라로 떠나게 된다.
그런데 진나라는 태자건에게 정나라를 쳐서 멸망시키면 태자건을 정나라 왕으로 삼을테니
정나라로 돌아가서 내응을 하라고 주문하고 그것을 허락한 태자는 정나라로 돌아가서
진나라가 정나라를 치는것을 도우려 했으나 오히려 그일이 발각되어 잡혀 죽고
오자서는 태자의 아들 공자승을 데리고 멀리 오나라로 달아나게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현상금이 걸린 오자서와 공자승은 오나라로 가는 관문인 소관 이란곳에서 관문의 경비가 삼엄하여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동고공과 황보눌이란사람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관문을 나가게 된다.
이때 오자서는 관문을 나가기 위해 노심초사하여 하룻밤만에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세었다고 하니
그 걱정과 고뇌가 얼마나 컸는지 가히 짐작을 할수 있을것이다.
소관을 빠져나온 오자서가 어느 강가에 이르렀을 때 강을 건널 배가 없어 애타 하고 있을때
배를 타고 있던 한 어부가 오자서가 위급한 상태에 처해 있음을 알고 오자서를 태워 건너게 해주었다.
오자서는 강을 건너고 나자 살려준 은혜에 감사하여 자기의 칼을 풀어 주더니          
"이 칼은 백금의 가치가 있는데 이것을 그대에게 주겠소"         
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어부는          
"초나라에서는 오자서를 잡는 자에게 곡식5만섬과 상대부의 벼슬을 내린다고 하는데
이까짓 백금의 칼이 무슨 소용이 있겠소?"        
라며 받지 않았다.
그 어부에게 음식까지 얻어먹은 오자서는 다시
"나를 쫓는 군사들이 오면 나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아주시오"
라고 어부에게 말하고
그 어부는 "나는 그대에게 호의를 베풀었는데 그대는 오히려 나를 의심하니 그대는 만약 그대를 쫓는
군사들에게 잡히면 나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겠구려. 내 차라리 죽어서 그대의 의심을 풀어주겠소."
라고 말한후에 배를 끌고 강중심의 소용돌이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 배가 뒤집혀 죽고 말았다.
오자서는 노인이 죽는걸 보고 크게 탄식하고 애닲아 하였다.
나중에 성공한 오자서는 그 노인의 아들에게 은혜를 값는다.
 
오늘날 무창땅 회문 밖에 해검정(解劍亭)이란 정자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오자서가 칼을 풀어 노인에게 주려했던 바로 그곳이라 한다.
 
오자서는 드디어 오나라 경계에 들어갔는데 아무것도 먹지 못하여 너무 허기가 져서 걸식을 하러 다녔다.
그러다가 큰 냇가에서 빨래하는 한 여인을 보았는데 그 옆에는 음식을 담은 소쿠리가 놓여있었다.
오자서가 가까이 다가가서 그 여인에게 음식을 나눠줄것을 청하였는데
그때 그 여인은 자서의 웅장한 용모를 보고 음식소쿠리를 자서에게 주었다.
자서는 그 음식을 배불리 먹고 말하였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망명중인 나그네이니 만일 누가 와서 묻더라도 낭자께서는 나의 종적을 절대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러자 그 여인이 처연히 말했다.
"슬프다! 나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나이 삼십이 넘도록 시집도 안갔는데 이제야 스스로 절개를 잃었구나.
남자에게 음식을 주고 얘기까지 나누었는데 이리 될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나는 참 팔자가 기구한 여자요. 그대는 어서 떠나가시오!"
 
오자서는 그 여인과 작별하고 돌아서서 몇걸음 가는데 뒤에서 첨벙 하는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그 여인이 큰돌을 끌어안고 강물에 몸을 던진것이다.
자서는 그것을 보고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손가락을 깨물어 바위에 혈서로 그녀를 잊지 않을것을 맹세하고는 누가 볼까 두려워 흙으로 그 바위를 덮고 그자리를 떠나갔다.
그후에 초나라와 싸워 승전한 오자서는 이곳을 지나다가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흙을 파내어 자신의 글을 다시보고 강물에 천금의 황금을 던져 죽은 여인의 넋을 기리었다.
이곳을 후세에 투금뢰(投金瀨)라고 하게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후 오자서는 오나라로 들어가 유랑생활을 했다.
어느날 자서가 한 고을을 지나는데 어떤 장사를 보았다.
그 장사는 다른 몸이 큰 사내와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며 싸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굶은 범과 같았다.
주변의 만류에도 싸움이 그치질 않았는데 이때 어느집 문앞에서 한 부인이 나와서 그를 불러말렸다.
"전제야 그러지 마라"
그 말을 들은 장사는 싸움을 멈추고 겁이난듯 집으로 들어갔다.
자서가 주변사람에게 물었다.
"저런 장사도 부인을 무서워 합니까?"
주변사람이 말한다.
"저사람은 우리고을의 용사 전제란 사람인데 만부부당의 힘을 가졌습니다.의리와 정의가 넘치는 사람인데
조금전 부인은 그의 어머니 입니다. 전제는 원래 효자이기때문에
아무리 화가났어도 어머니가 뭐라시면 곧 얼굴빛을 바꾸고 공손해 집니다."
그의 인품과 용력에 반한 오자서는 그의 집을 찾아가서 인사하고 그와 사귈것을 청하였다.
마침내 오자서와 전제는 의형제를 맺고 나이가 많은 오자서가 형님이 되어서 전제의 어머니를 뵙고
인사를 올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간을 잠시 되돌려 오나라의 사정을 이야기해보겠다.
오나라의 왕은 원래 수몽 이란 사람이었고 그가 죽자 그 맏아들 제번이 왕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오나라는 왕이 죽으면 그 아들에게 물려주는게 아니고 왕의 형제들..
그러니까 동생에게 물려주는 풍습이 있었다.
그리하여 왕 제번이 죽고  그 동생 여제가 왕위를 물려받고 또 여제가 죽고 그 동생 이매가 물려받았다.
그러다가 그 이매가 죽어 이제 그 막내동생 계찰이 왕위를 물려받아야 했는데 계찰은 왕위를 사양하고
굳이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그리되면 결국 장자 제번의 아들 공자 광'이 왕위를 이어야 하는데
왕 이매가 죽자 그냥 그 아들 요(僚)가 왕위를 차지하고 말았다.
이에 분노한 공자 광은 장차 왕 요 를 죽이고 자기가 왕이 되려고 마음을 먹게 됐다.
 
이때에 오자서는 오나라에 와서 유랑을 하다가 관상쟁이의 소개로 왕 요 에게 등용되어 대부 벼슬을 하게 되었고
그는 오왕 요 에게 초나라를 쳐서 자신의 원수를 갚을것을 청하여 왕 요 가 그것을 허락하였다.
왕이 오자서를 등용하자 공자광은 왕 옆에 인걸이 등용되면 자신의 거사가 어려울것이라 생각하고
오자서를 등용하지 말도록 하여 자서의 일을 방해한다.
오자서는 공자 광이 딴뜻이 있어 자기의 일을 방해한다는것을 간파하고 대부의 벼슬을 내 놓고
공자승과 함께 시골로 가서 밭을 갈고 지내었다.
얼마후 공자 광은 시골의 오자서를 찾아가서 예물을 건네고 자신을 위해 일해줄것을 청했다
또한 좋은 인재가 있으면 천거해줄것도 함께 청하였다.
그래서 오자서는 공자 광에게 용사 전제를 소개하고 자서와 공자광은 함께 전제를 찾아가서 만났다.
공자 광은 전제에게 많은 예물을 주고 자신을 위해 일해줄것을 요청했으나 전제는 예물을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공자 광이 다시 권하며 극진히 청하였으나 전제는 늙은 어머니가 계시기때문에 제 한몸을 바칠수 없다하여
거절 했는데 공자 광은 그래도 끝내 전제에게 공손히 대하였다.
 
이때에 초평왕이 죽었단 소식을 들은 오자서는 삼일 밤낮을 통곡하여 울었는데
그 이유는 초평왕의 죽음을 애도 한것이 아니고 아직 자기 부형의 원수를 갚지도 못했는데
그 원수가 종신 안석 하고 제명을 다하고 죽은것이 원통하여 울었던 것이다.
자신의 원수를 갚지 못할까 초조해진 오자서는 공자 광을 설득하여 오왕 요 를 빨리 죽이고
공자 광에게 어서 왕위에 오르라고 종용했다. 그래서 둘이는 그 계책을 세우고 전제를 불러
어장(魚腸)이라는 비수를 주었다.
물어보나마나 그 뜻을 알아차린 전제는
"자식된 도리로서 어머니를 뵙고 그 뜻을 아뢰야겠다" 고 집으로 가는데
어머니는
"어찌 충과 효를 겸전할수 있으리요? 너는 나를염려 말고 네가 할수있는일을 이루어 후세에 이름을 남기도록 하라"
라고 말하고는 잠시후에 전제에게 "목이 마르니 샘에가서 시원한 물을 떠오라"
고 시킨후 전제가 물을 뜨러간 사이에 목을 매고 죽었다.
전제는 크게 통곡하고 어머니를 장사지낸후에 공자 광을 찾아가 어머니가 돌아가신걸 알리고
공자 광과 오자서.전제는 오왕 요 를 죽일일을 의논하였다.
계책을 세운 후에 전제는 태호 라는 호숫가에 가서 물고기 요리법을 삼개월동안 배워 왔고
주변에서는 전제의 물고기 굽는요리가 매우 맛있다고 칭찬하였다.
이에 공자 광은 자기집에 잔치를 베풀고 오왕 요를 초청하였다.
공자 광을 의심하던 오왕 요는 그 잔치에 가지 않으려 했으나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오왕 요는 공자광의 집에 생선을 잘 굽는 요리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준비를 단단히 하면 괜찮을것으로 생각하고 그 잔치에 참석한다.
오왕 요 는 쇠로만든 갑옷을 세겹이나 입고 앞뒤로 군사를 거느리고 공자 광의 집으로 행차했다.
경비가 어찌나 삼엄하였는지 오왕의 주변에는 수백명의 칼을찬 군사가 둘러쌌고
그 주위로 창을든 군사가 또 겹겹이 경계를 했다.
또한 요리사들이 음식을 바칠때는 무장군이 요리사의 옆에 바짝붙고
그 요리사들은 무릎으로 기어가서 음식을 바쳐야만 했다.
요리사들은 감히 오왕의 얼굴을 우러러보지도 못했다.
공자 광은 공손한 얼굴로 오왕을 영접하고 큰잔에 술을 가득 따라 바치고는 오왕의 만수무강을 축수하고
물러서서 나오다가 갑자기 넘어지며 다리를 다친척 하고 오왕에게 아뢰었다.
"소신이 발을 다쳐 매우 아프므로 잠시 들어가 발을 싸매고 나오겠습니다"
오왕의 허락을 받은 공자광은 방으로 가는척하며 군사를 숨겨놓은 밀실로 들어가 무장을 하고 대기 하였다.
이때 전제가 생선구운것을 쟁반에 받쳐들고 나타났다.
전제는 생선쟁반을 들고 칼을 든 군사들의 틈에 끼어 무릎으로 오왕앞에 나아가서
오왕앞에 쟁반을 내려 놓고 손으로 구운 생선을 뜯어 놓는척 했다.
생선을 반쯤 뜯던 전제는 물고기의 뱃속에 숨겨두었던 비수 어장(魚腸)을 집어들고 오왕 요의 가슴을 깊이 찔렀다.
전제의 힘도 대단했지만 천하의 명검 어장(魚腸)은 단번에 세겹이나 되는 철갑옷을 진흙처럼
뚫고 오왕의 가슴을 뚫었다. 칼끝은 오왕 요 의 등까지 삐져 나왔다.
오왕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죽었으며
그것을 본 군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칼과 창으로 전제를 수없이 찌르고 베었다.
전제는 순식간에 사람의 형체를 잃고 한무더기의 고깃덩어리로 변하였다.
바깥의 소란한 소리를 신호로 공자 광이 무사들을 이끌고 뛰어나왔다.
공자 광 과 무사들은 오왕이 죽은것을 보고 더욱 힘을 내어 군사들을 공격하였고
반대로 군사들은 왕이 죽었기때문에 기세가 꺾여 태반은 맞아 죽고 태반은 도망하였다.
바깥에 군사를 매복하고 기다리던 오자서가 도망가는 왕의 군사들을 가로막고 닥치는대로 쳐죽였다.
오자서는 그날로 공자 광을 수레에 모시고 궁으로 들어가서 문무백관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오나라의 정권을 잡았다.
 
공자 광은 죽은 전제를 후히 장사지내주고 전제의 아들 전의 를 상경의 벼슬에 올렸다.
그리고 오자서를 신하로 대우하지 않고 국가의 귀빈으로 대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공자 광 은 오나라의 왕이 되어 스스로 합려(闔廬)라고 호 하였다.
합려는 오나라의 왕이 되었으나 오왕료의 아들인 왕자 경기 가 아직 살아 있고
외국을 정벌하러 나간 관계로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것을 우려하여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를지경이었다.
왕자 경기는 천하의 장사로 소문난 사람이며 그 힘은 참으로 무서운 장수였기때문에
합려가 걱정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에 오자서가 한 사람을 합려에게 소개 하였다.
그의 이름은 요리(要離)인데 키는 오척 남짓하고 얼굴은 바싹 마르고 추하게 생겼다.
합려는 크게 실망하여 자서에게 말했다.
"경기왕자는 천하의 장사인데 어찌 저런자가 경기의 상대가 되겠는가?"
이때 요리가 합려왕에게 아뢰었다.
"신은 보시다시피 작고 말라서 바람이 앞에서 불면 자빠지고 뒤에서 불면 엎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무슨 용기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왕께서 시키시는 일이라면 어찌 힘을 아끼겠나이까?"
합려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그것을 본 오자서는 그 뜻을 알고 아뢰었다.
"비록 요리의 풍신은 보잘것 없지만 그 지혜와 용기는 비상합니다. 이사람이 아니면 능히 그 일을 이룰수 없습니다."
라고 아뢰고는 요리의 일화 하나를 합려에게 들려주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해가에 초구소 란 자가 살았는데 그의 친구가 오나라에서 벼슬을 살다가 죽었다.
초구소는 친구를 문상하려고 오나라로 오는길에 나루터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려 했다
그런데 그 나루터의 물귀신이 나타나 말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고
초구소는 칼을 뽑아들고 강물로 뛰어들었다.
강물속에서 삼일삼야를 싸운끝에 초구소가 물속에서 나왔는데 사람들이 본즉 초구소의 눈이 하나 없었다.
즉 물귀신과 싸우다가 눈알 한쪽을 잃은것이다.
애꾸눈이 된 초구소는 오나라에 와서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했고
그곳에서 초구소는 사람들에게 물귀신과 싸운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초구소는 사람들을 우습게 보고 높은사람들에게까지 오만했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그 기세에 눌려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 있던 요리가 참다못해 일어나서 말했다.
"그대는 사대부에게도 매우 공손치 못하구나. 그대는 스스로 용사라 자처하는가?
내 듣건대 용사란 싸워도 자랑하지 않으며 귀신과 싸워도 끝장이 날때까지 물러서지 않으며
차라리 죽을지언정 아니꼬운 꼴은 당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대는 뭣을 했다는건가?
말을 빼앗겼으나 능히 찾지 못했고 물귀신과 싸웠으나 눈알만 잃지 않았는가?
꼴만 사납게 되고 창피만 당했으면서 그러고도 죽지 않고 아니꼽게 구는가?
그대야 말로 천하에 쓸모없는 인간이면서 무슨 면목으로 잘난체 떠들고 있나뇨?"
 
사람이 많은곳에서 이렇게 모욕을 당한 초구소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빨개져서 자리를 떴다.
요리는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에게
"내가 오늘 상갓집에 가서 초구소란 자에게 창피를 주었으니 그는 반드시 원한을 품고 오늘밤 나를 죽이러 올것이오
나는 지금부터 방에 누워 그자가 오는것을 기다릴테니 당신은 대문을 활짝 열어두시오"
워낙 요리의 용기를 잘 알고있던 그의 아내는 시키는대로 대문을 닫지않고 활짝 열어두었다.
과연 초구소는 시퍼런 칼을 들고 요리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그집의 대문이 열려있는걸 보고 바로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에는 한사람이 큰댓자로 사지를 뻗고 누워있는데 자세히 보니 바로 요리였다.
요리는 초구소를 빤히 쳐다보고 누워만 있을뿐 전혀 두려워 하지 않았다.
이를본 초구소는 요리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요리의 죄를 주워 섬겼다.
"네 죽어야 할 세가지 죄를 아느냐?"
"모른다"
"너는 초상집에서 나를 모욕했으니 그것이 첫번째죄요,집에 돌아와서 건방지게 문도 닫아걸지 않았으니 그 둘째 죄요
내가 왔는데도 피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그것이 세번째 죄이다."
이에 요리가 대답 하였다.
"너는 네가 얼마나 못난놈인지 그 세가지 이유를 아느냐?"
"모른다"
"그럼 말해줄터이니 자세히 들어라.
사람이 많은곳에서 내가 너를 모욕했으나 너는 내게 한마디 대꾸도 못했다 그것이 너의 못난 첫번째 이유다.
또 네가 내집에 들어올때 기침소리도 없이 살금살금들어왔으니 너는 잠든 나를 몰래 죽이려 한것이다
그것이 너의 두번째 못난점이다.
그리고 너는 내 목에 칼을 들이댄 다음에야 오히려 흰소리를 하고있으니 이것이 너의 세번째 못난 이유다.
이렇듯 못난놈이 도리어 나를 꾸짖는가? 너는 참으로 더러운놈이다."
이 말에 초구소는
"세상에 나만한 용사가 없는줄 알았는데 요리야말로 천하의 용사로구나.
그러나 너를 죽이지 않으면 나는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될것이니 참으로 안타깝다."
라고 하며 칼을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벽에 머리를 들이박고 자결하였다.
이 말을 들은 합려왕은 눈이 빛났다.
이에 합려는 요리와 함께 왕자 경기를 죽일일을 상의 하였는데
요리는 고육계 를 이용하여 경기왕자를 죽일 계책을 아뢰었다.
즉 그 계책은 이러하였다.
요리는 궁에 들어가서 왕에게 오자서의 원수를 갚아주지 않는것은 의리를 저버리는것이라고 합려를 책망한다.
합려왕은 "국가의 대사에 너같은 천한것이 어찌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고 꾸짖고
군사를 시켜 요리의 한 팔을 베어버리고 요리와 그의 가족까지 모두 잡아 옥에 가두었다.
오자서는 비밀히 요리를 도와 탈옥을 시킨다.
화가난 합려왕은 요리의 가족을 끌어내어 거리에서 화형에 처해 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연극인것은 오나라의 신하들조차 아무도 몰랐다.
 
탈옥한 요리는 위나라에 숨어있던 왕자 경기를 찾아간다.
처음엔 요리가 속임수를 쓰는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던 왕자경기는 오나라를 내탐해보고서야
요리의 말이 사실인것을 알고 모든 의심을 버리고 요리를 믿게 되었다.
요리는 "지금 오왕 합려와 오자서가 사이가 좋지 않은데 그이유는 지금의 오왕이 자기가 왕이 되면
오자서의 원한을 갚아주겠다고 해놓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
오자서가 크게 실망하고 오왕을 원망하고 있으며, 저의 탈옥을 도와 준것도 실은 오자서입니다.
이제 왕자께서 오나라로 쳐들어가면 오자서가 안에서 내응할것입니다" 라고 왕자 경기를 부추겼다.
이에 요리는 왕자 경기의 심복이 되었고 왕자 경기는 삼개월동안 준비하여 오나라를 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몇달후 왕자 경기는 군사를 일으켜 오나라로 출발하는데 배를타고 물길을 따라 오나라로 향하였다.
큰배에 왕자 경기가 올라 뱃버리에 자리하고 요리가 그 곁에 짧은 창을 잡고 섰다.
그때에 일진 광풍이불고 요리는 그 바람을 따라 돌아서며 창으로 경기의 가슴을 깊이 찔렀다.
왕자 경기는 쓰러지며 요리를 끌어안아 요리의 머리를 물속에 세번이나 쳐박았다가 끌어냈는데
연후에 왕자경기는 요리를 자기 무릎에 올려놓고 좌우를 돌아보며 웃었다.
"나를 찌르다니..천하에 이런 용사가 있는가?"
주변의 군사들이 요리를 죽이려 하자 왕자 경기가 다시 말린다.
"이는 천하의 용사인데 어찌 하룻사이에 천하용사 두사람을 죽일수 있겠는가?
너희들은 이자를 살려주어 오나라로 돌아가도록 해주어라
그러면 그는 돌아가서 큰 상을 받고 이름을 빛낼수 있을것이다."
말을 마친 왕자 경기는 요리를 자기 무릎에서 내려놓고
가슴에 박힌 창을 스스로 뽑아낸후에 앉은채로 죽고말았다.
군사들은 왕자 경기의 말대로 요리를 놓아주려 했는데 요리는 일어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왕을 위해 내 아내와 자식을 죽였으니 이는 인(仁)이 아니며
새 임금을 위해 전 임금의 자식을 죽였으니 이는 의(義)가 아니며
남의 일을 성취하기 위해 자기몸을 해치고 집안을 망쳤으니 이는 지(智)가 아니다.
이런 세가지 잘못을 가지고 내가 무슨 면목으로 세상에 살겠는가?"
"너희는 내 목을 가지고 오나라로 가면 큰 상을 받을것이다"
라고 말하고는 칼로 자신의 발을 끊고 다시 자기 목을 찌르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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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왕합려는 오자서의 천거로 명장 손무를 얻어 초나라를 쳐서 크게 무찌르고
초나라의 종묘와 사직을 불태워 버렸다.
오자서는 초평왕의 무덤을 파서 관을 부수고 구리채찍으로 삼백번을 내리쳐서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는다.
이 이야기는 전편 손무의 이야기를 할때 이미 기술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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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초나라에는 신포서(申包胥)라는 충신이 있었는데 이사람은 원래 오자서의 친구였다.
일찌기 오자서가 초나라를 떠나 도망할때 친구 신포서를 만나서
"나는 반드시 초나라를 멸망시킬것이다" 라고 말했는데
신포서는 오자서에게
"나는 반드시 초나라를 지켜낼것이다" 라고 대답하였다.
오나라가 초나라를 쳐서 도읍을 점령하고 오자서가 초평왕의 시체에 채찍질을 했을때
신포서는 오자서에게 편지를 보내어
 "그대의 복수는 너무 심하구나.
일찌기 평왕의 신하로서 친히 북면하여 평왕을 섬겼던 그대가 지금 그 시신을 욕되게 하였으니
이보다 더 천리에 어긋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라고 꾸짖었다.
그러자 오자서는 다시 편지로 대답하기를
"해는 지고 갈길이 멀어서 너무도 다급하니 천도를 따를겨를이 없다.ㅡ일모도원(日暮途遠)ㅡ"
라고 하였다.
신포서는 진(秦)나라로 도망쳐서 진애공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진나라에서 응해주지 않자 신포서는 진나라의 궁정뜰에 서서 밤낮으로 통곡하니
7일밤 7일낮 동안 그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를 불쌍히 여긴 진 애공이
"초나라가 비록 무도 하지만 이같은 충신이 있으니 어찌 망하게 둘수 있겠는가?"   
라고 말하였다.
진나라는 전차 500승을 보내 초나라를 구하고 오나라를 치게 하여 직 땅에서 오나라 군사를 무찔렀다.
그때 오왕이 오랫동안 초나라에 머물려 초나라왕을 찾고 있는 동안
그의 아우인 부개가 먼저 귀국하더니 스스로 왕위에 올라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합려는 초나라를 포기하고 귀국하여 아우인 부개를 공격하였다.
부개는 패하여 결국 초나라로 도망쳤다.
초 소왕은 오나라가 두려워서 수도 영 을 버리고 약 땅으로 옮겨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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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라는 손무와 오자서의 힘으로 서쪽으로 초나라를 경계하고 북으로는 제나라와 진나라를 위협하고
남쪽으로는 월나라를 복속 시켰다.
몇년뒤에 오나라는 다시 월나라로 쳐들어 갔는데 월왕 구천이 이를 고소 땅에서 맞아 오군을 쳐부수고
합려는 손가락에 부상을 입고 돌아온다.
그 상처가 점점커져서 결국 합려가 죽게 되는데 이때 합려는 태자 부차를 불러 말했다.
"네 아비를 죽인것은 구천이다. 너는 이 일을 잊겠느냐?"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날저녁 합려가 죽고 부차가 오나라 왕에 올랐다.
부차는 백비 를 태재(정승) 으로 삼고 군사를 준비했다.
2년후 부차는 부추산에서 월나라 군사를 깨뜨렸다.
월왕구천은 남은 군사를 이끌고 회계산으로 달아나서
자기나라를 오왕에게 바치고 자기와 모든 월나라 사람이 오나라의 종과 노복이 되는 조건으로 항복을 청한다.
오왕부차가 이를 기쁘게 받아드리려 하자 오자서가 간하여 말린다.
"월왕구천은 인내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지금 멸망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차는 이말을 듣지 않고 월나라와 강화를 허락했다.
몇년후 제나라의 제경공이 죽고 제나라가 어지러워진틈을 타서 오왕 부차가 제나라를 치려 하였다.
오자서는 제나라를 치지 말고 월나라를 칠것을 강하게 간언했지만 부차는 듣지 않고
제나라를 쳐서 이기고 돌아왔다 그이후에 부차는 오자서를 더욱 멀리 하였다.
부차는 오자서를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는데 이때 오자서는 자기의 아들을 함께 데려갔다.
그는 아들에게
"이제 오나라가 곧 망할것인데 나라가 망할때 너까지 망하는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라고 하며
제나라의 대부 포씨의 집에 아들을 의탁하고 혼자 오나라로 돌아갔다.
그후 오자서는 병이라 핑계하고 조정에 나가지 않았는데
원래부터 사이가 좋지 않던 태재 백비가 부차에게 참소하기를
"오자서는 사람이 고집이 강하여 왕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것을 원망하고 제나라와 내통하고 있습니다.
오자서가 자기 아들을 제나라에 맡기고 온것이 바로 모반의 증거입니다."
라고 하였다.
평소부터 오자서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오왕부차는 이에 대로하여 명검 촉루 를 오자서에게 보내어
스스로 자결하도록 명했다.
오자서는 탄식하며 주변의 가신들에게 말했다.
"왕은 간신의 말만듣고 충신을 죽이는구나.
내가 죽거든 내 무덤위에 가래나무를 심어 나중에 오왕이 전쟁에 져서 죽으면 그 나무로 오왕의 관을 만들라.
그리고 내 눈알을 빼서 동쪽 성문에 걸어 월나라가 쳐들어와서 오나라가 멸망하는것을 볼수 있게 하라."
그리고는 촉루검으로 목을찔러 죽고 말았다.
그 말을 들은 부차는 크게 화를 내어 오자서의 시체를 가죽자루에 담아 강물에 던져버리게 하였다.
오왕 부차는 그후에 제나라를 공격하였으나 패하였고
그런 자신의 부끄러움을 만회 하기위해 주변 제후들을 불러모아 회맹의 대회를 열었는데
이미 기울어진 국력은 만천하에 드러났고 오나라는 그저 허세만 부리다가 돌아오고 말았다.
그런틈에 월왕 구천이 오나라를 습격해서 오나라의 태자를 죽이고 오나라군대는 대패 하였다.
오왕부차는 많은 예물을 주고 강화를 청했으나 구천은 예전의 수모를 용서하지 않고
9년뒤에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오왕 부차를 목베어 죽였다.
또한 오나라 재상 백비도 간신이라 하여 주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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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은 이렇게 말하였다.
"원한이 얼마나 무서운것인가. 누구라도 남의 원한을 사서는 안된다.
오자서가 자기 아버지와 같이 죽었다면 오자서는 하잘것없는 땅강아지와 무었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작은 의리에 얽매이지 않고 큰 치욕을 참아내어 마침내 후세에 이름을 남겼으니 참으로 비장한 일이다.
오로지 은인자중하여 공명을 이뤘으니 의열한 대장부가 아니고야 어찌 이런일을 해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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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오자서열전을 살펴 보았다.
등장인물도 많고 원전의 이야기도 길며 또 주변의 문헌이 너무 방대하여 이야기가 매우 길어졌다.
아마도 사마천은 이 오자서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했던것 같다. 또한 그의 인물됨을 매우 사랑하였는듯하다.
"오자서는 작은 의리에 얽매이지 않고 큰 치욕을 참아내어 마침내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고 하였는데
중국 고대 역사에 살펴보면 그런 인물이 제법 많다.
먼저 거론한 관중도 그러하였고 나중에 이 열전에 나올 회음후 한신도 그러하였다.
그러한 사람들이 후세에 이름을 남기는것을 보면 사람이 한때의 어려움을 참아낸다는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수 있을것 같다.
 
그러나 오자서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하늘의 천도를 거슬렀기때문에 그 말로가 아름답지 못하였으니
과연 명성을 얻는것과 종신안락하는것은 세상에 함께하기 어려운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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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전제의 이야기는 나중에 자객열전에 다시 소개되는데
어머니를 섬길때 끝까지 정성을 다하였으니 가히 효자라 할수는 있을것이다.
또한 자식의 입신양명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 그 어머니의 뜻은 참으로 높다 할수 있으나
그것이 자식의 죽음으로 이어지는것을 알았다면
그 어머니의 선택이 과연 옳았는지에대해 의문이 남는것은 어쩔수 없다.
전제는 아무 원한도 없는 오왕 요 를 죽이기 위해 자신의 몸까지 망쳤으니
그시대의 가치관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필자의 심정으로는 그저 필부의 용맹과 결기 이상으로 보이지 않으니 이것은 필자의 오만인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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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분명 대단한 용기와 지혜를 갖춘 용사임이 분명한듯하다.
오척의 작고 바싹 마른 몸으로 바람이 앞에서 불면 자빠지고 뒤에서 불면 엎어지는 정도의 힘이면서도
천하용사 초구소를 꾸짖어 죽게 만들었고
만부부당의 왕자 경기를 찔러 죽였으니 이는 만고의 용사인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원래 아무 인연도 없는 임금을 위해 자신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자신의 몸마저 망쳤으니
이런것을 용기라 한다면 하늘의 도리와 세상의 덕 이라는것이 어디에 필요하겠는가?
참으로 못할짓이 없는 자의 만용일 뿐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중에 사기 열전에 나오는 자객열전이란것이 있는데 그 자객열전에는 다섯명의 자객이 나온다.
필자는 이미 그중의 한명인 형가를 소개한바 있는데 그 외의 또한명이 바로 전제이다.
그런데 요리는 분명 용맹한 자객임에도 불구하고 사마천의 열전에 오르지 못했으니 그 이유는 무었인가?
그것은 분명 필자가 방금 이야기한 이유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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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경기는 천하무쌍의 장사였지만 결국 보잘것없이 작은 외팔이에게 죽었으니
세상에 힘 이라는것은 믿을것이 못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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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서의 이야기는 각종 고전서적은 물론 최근까지도 소설이나 영화등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원한에 사무친 한 사나이의 처절한 복수.그리고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천도를 거스르면서까지
집념을 불사르는 인내와 끈기는 진정 새겨볼만 할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목적이 아무리 좋다 하여도 넘지 말아야 할 선. 즉 금도 라는게 있다.
"날은 저물고 갈길이 멀어서 천도를 따를 겨를이 없다"고 한 오자서는 본인 스스로 금도를 넘은것을
알았을것이고 또 그 댓가를 자기가 받을것이란것도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시대에 전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기밀을 마구 누설하며
사초를 제맘대로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일이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모든 국민들이 다 알고있다.
지금의 정권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 하고 있지만 천도(天道)라는것이 원래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없는듯 하나 단 한번도 그 스스로 흐름을 멈춘적이 없다.
그러한 천도를 무시하고 넘지말아야 할 금도를 넘어선 정권이
이제 국민들의 의심을 풀어줄 국정조사까지 방해하고 있다.
민심은 천심이란 말이 그저 속담으로만 있는것이 아닐진대 천심을 뒤집으려하고 금도를 넘어선다면
하늘의 도는 그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만고의 영웅 오자서조차도 금도를 벗어난 죄값을 받았을진대
하물며 악행만을 일삼은 그들임에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저 북악산 밑에 푸른 집에 살고있는자는 하늘의 경고를 똑똑히 들어둬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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