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살면서 화장품은 얼굴에 바르는 스킨, 로션, 손에 바르는 핸드크림만 써봤었습니다
가끔 스킨, 로션으로 얼굴 싸대기를 촵촵하게 때리는 정도죠
(모든 남자가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제가 좀 특이한 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3개도 항상 이마트 같은 곳에서 다른 장을 보면서 대충 아무거나 쓸어 담은 거였죠
보통 이마트 같은 곳에 화장품 매장이 몰려있고 그중 한 브랜드 들어가서 뭐 사러 왔다고 하면
예쁜 일하시는 분이 알아서
'어머 어머 이거 한번 써보시면 그날로 피부가 완전 아주 그냥
원빈 저리 가라 할 피부가 되는데 생긴 게 원빈이 되지는 않아요 절대'
제 장기라도 쉽게 파실 수 있을만한 언변으로 잘 골라주시잖아요 그거 그냥 대충 산 거죠
브랜드도 딱히 정해서 사는 건 아니었고 그냥 아무거나요
근데 요즘
사막에서 목말라 죽기 직전에 사람에게 물 한 방울 준 정도로 피부가 건조해져가는 겁니다
전에는 얼굴만 가끔 땡기고 그때만 대충 스킨, 로션 발랐는데
요즘에는 몸까지 땡기는 거예요
그래서 주말에 씻고 집 근처에
그 뭐냐 올리브 뭐시기 하는 곳 있잖아요
거기를 바디로션이랑 핸드크림 사러 슬리퍼 신고 츄리닝에 대충 한번 가봤는데
일단 들어가자마자
바로 멘탈이 좀 깨졌는데
매장이 어마어마하게 넓고
그 안에 화장품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고
학생들이 화장품 사러 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이 있는 거예요
이런 분들이 많은 느낌이었어요
일단은 금가려는 멘탈에 대충 침 발라 붙여가면서 얼른 바디로션과 핸드크림만 사고 나와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한 5분을 찾았을까...
못 찾겠는 거예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난 왜 미아가 된 것인가
결국 바쁘게 일하시는 예쁘장한 매장 아가씨한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이미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 거 같아요
어쨌거나 그 아가씨가 친절하게 핸드크림과 바디로션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줬습니다
그리고 결국 제 멘탈은
아작 났습니다
종류가 너무너무 많은 겁니다
뭔 핸드크림과 바디로션이 그렇게 많은지...
그래도 일단 또 물어보기는 미안해서
거기에 쭈구리고 앉아서 하나하나 화장품 뒷면의 설명을 읽어보기 시작했죠
대충 한 10분인가 좀 넘게 이것저것 읽어봤을 거예요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죄송하지만 바쁘게 일하고 있던 예쁘장한 아가씨를 불러
그냥 제일 잘나가고 안 끈적거리고 건조한 피부에 바르기 좋은 거 하나씩만 골라달라고 했고
이걸 사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핸드크림은 왜 3개나 샀냐고요?
이 친구들이 적극적 문란하고 진취적인 행동으로 자가 증식한 건 아니고
계산할 때 2+1이라 하나 더 가져오시면 하나 더 준다고 해서
저는 호구답게 데헷 데헷 좋아하면서 2개 더 가져왔죠
발라보니 안 끈적거리고 좋더라고요
어쨌거나 화장품 가게는 정말 무서운 곳이라는 걸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다음에는 마음 단단히 먹고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