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 안녕?
나는 니 주인이야. 오늘 아침에도 봤지? 넌 여전히 작더구나.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써.
사실 내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고민이 있어. 바로 너에 대한 고민이지.
이런 편지를 쓰는 것도 참 웃기기도 하지만,
내가 중고등학생 시절에 딸기 우유를 먹으면 커진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믿지도 않으면서 6년 동안이나 딸기 우유를 먹었던 것과 비슷한 심정으로 쓰고 있는 거니까 이해하길 바라.
아마 너도 내가 맨날 친구들 만날 때마다 했던 이야기를 들었을 거야.
'뭔 짓을 해도 커지질 않는다' 요즘 너에 대한 나의 심정이지.
수술도 엄청 많이 고민해봤잖아, 우리.
수술을 하면 분명 커질 거야. 자가지방이식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 빠진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커질 수 있겠지.
하지만 내가 겁도 많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니가 그냥 조금만 커줬으면 좋겠어...
많은 걸 바라지 않아 딱 A컵까지만 커질 수 없을까?
살을 찌워도 넌 항상 나중에 올라오곤 했지. 그리고 다시 살을 빼면 가장 먼저 앞다투어 사라졌고...
대체 넌 느긋한 건지, 조급한 건지 알 수가 없구나.
물론 너도 장점이 있어.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랄까?
속옷을 입지 않아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게 참 좋은 점이야.
대쪽같은 녀석...
나도 가슴 펴고 살아보고 싶어.
당당하게 허리를 쭉 펴고, 그저 내가 여자라는 것만 좀 알 수 있게 도와주라. 부탁이야.
그래도 내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
내일은 좀 더 앞으로 나와서 나를 마중해 주었으면 좋겠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