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좀비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굳이 설명하자면, 좀비물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메시지를 좋아한다고 할 수있습니다. 인간이 좀비가 된다는 것을 대중들의 이성을 잃은 군중심리에 대한 다른 표현이라고 보고있거든요. 이 때문에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 속에서 변신해가는 좀비들은 그런 대중들의 변화와 발맞춰 왔다고 생각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좀비물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영화는 아마 <28일후>였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 느릿느릿 걸어다니던 좀비들이 뛰어다니기 시작한 영화지요. 저는 좀비영화의 역사를 <28일후> 전과 후로 나눌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8일후> 이후의 영화들 모두 좀비들은 뛰어다니기 시작하죠. 물론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에 나오는 좀비들은 아직도 걸어다니지만요. ㅡㅡ;;
좀비들이 왜 뛰어다니기 시작했을까요? 앞서 좀비는 이성을 잃은 대중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좀비들이 뛰어다니게 된 것은 그만큼 대중의 광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사람들의 빠른 생각의 교류, 그만큼 정제되지 않는 이야기에 쉽게 휩쓸려가는 대중들... 그렇다고 모든 대중을 좀비로 인식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떤 좀비 이야기든 좀비가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듯이 대중들이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에 쉽게 휩쓸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좀비 특집 글이 아니니까 월드워z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 영화는 브래드 피트에 의한, 브래드 피트를 위한, 브래드 피트의 영화입니다. 감독만 안했다 뿐이지요. 영상은 꽤 봐줄만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 줄거리도 그럭저럭 넘어가면서 볼만하죠. 문제는 마무리인데... 뭔가 심심해요. 나름 재미나게 이야기가 잘 오다가 마지막에 굉장히 밋밋하게 이야기가 끝나죠.
다보고나서 그냥 이러고 끝인가? 라는 의문만 남기고 끝나요. 보통 우리는 블럭버스터라고 하면 여러가지 방면으로 무게감이 있기를 바라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마지막까지 보고난 순간 드라마 한편봤구나 싶었어요. 다음편 미드는 어디있지? 라는 생각에 들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영화 중간에 한국을 언급하고 방문하는데요. 여러 미국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졌던 것 처럼,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은 아직도 동남아 국가들의 시골 느낌으로 남아있구나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공간은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 전쟁 시절, 베트남의 어느 시골 움막 같은 분위기였거든요.
영화 전반적으로 처음부터 큰 기대는 안했기 때문에 실망도 크지는 않았습니다. 재미나게 보고 나오긴 했어요. 근데 뭔가 아쉽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점수를 준다면, 맨 오브 스틸보다 점수를 낮게 주고 싶습니다.
한줄 평을 하자면, 극적인 브래드 피트는 있지만 극적인 이야기는 없는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