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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정말 사랑스럽다.
게시물ID : love_4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볼랑말랑
추천 : 9
조회수 : 5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19 10: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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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름 연애 경험이 있는 반면 그녀는 모쏠이다.

첫눈에 반한 것도 아니라 어느날 청소하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괜시리 그게 예뻐보여서 네살 어린 그녀에게 도시락도 사주고, 밥도 같이 먹자고 부르고 그랬다.

하루는 역시 저녁 때가 다되어 가는데 그녀랑 같이 먹을까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했다.
친구들이랑 전시회 보러와서 거리가 멀다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저녁 잘 챙겨먹으라고 뭐 먹을 거냐고 묻는다.
간만에 밖에 나가서 먹을까 했는데 혼자 먹을 바에야 하던 일 끝내고 좀 더 있다 먹자 싶었고 그렇게 말했다.


사십분 후에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저녁은 잘 챙겨먹었는가 묻는다.
밥생각도 별로 없고 해서 아직 안먹고 있다 했다.
여덟시 반인데 왜 아직 안먹었냐고 타박을 들었다.

전시회 다 보고 친구들이 뒷풀이하고 집으로 가는 중이란다.
삼십분만 더 기다려서 밥 같이 먹자고 한다.

그렇게 아홉시가 다되어서 식당엘 갔다.
그 시간에 고기를 구웠다.
근데 먹는 꼴을 보아하니 뒷풀이에서 뭘 먹었는지는 몰라도 얼마 먹지도 않은 것 같다. 잘먹는다.
뒷풀이로 뭐했냐, 전시 재미있었냐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맥주도 마시고 배가 빵빵해져서 나왔다.
그녀는 재료를 가져다 놓으러 작업실에 들렀다 집에 간다고 했다.
버스 태워서 배웅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현관문 앞에서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멍청아

바로 나가서 택시를 잡았다.
작업실 가까운 버스정류장에는 그녀가 없었다.

달 밝은 밤에, 보름달 밤에 껑충껑충 뛰어서 작업실 근처까지 갔다.
3층 작업실에는 불이 꺼져있었다.

잠시 앉아 숨을 골랐다.
땀맺힌 이마를 한번 훔치고는 버스나 타야겠다 싶어서 돌아섰다.

뒤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보름달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이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없는 정류장에서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다.


2년째지만 여전히 이마에 키스를 하면 그날 기억이 떠올라 설렌다고 한다.
2년째지만 여전히 내 품에서 미소짓는 그녀가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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