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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니 우동.
게시물ID : cook_122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휘
추천 : 12
조회수 : 113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11/04 20: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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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해는 벌써 돌아갔다.
저녁거리를 찾다가 집 근처 오뎅집에 들어섰다.
'로뎀나무 아래'라는 낭만스런 이름의 카페였던 곳은 계절을 맞아 이름을 바꾸고 오뎅 냄새를 내걸었다.
자뭇 망설이며 매번 지나쳤던 곳에 걸음을 들였다. 뜨끈한 어묵이 뿌연 연기로 맞아 주었다.
매운 오뎅 두 꼬치와 우동을 주문했다. 금새 오뎅이 나온다. 그만큼 매운 국물에 담겨져서..
간장을 가져와 어묵을 찍었다.
들어올린 오뎅 밑으로 방울방울 떨어지는 간장이 왠지 달아 보인다.
매큼한 뒷맛이 오늘를 달래준다.
우동이 나왔다.
큼직한 그릇에 고명을 잔뜩 덮고 우동은 숨어있다.
김치를 건져낸다. 통통한 면발이 보인다.
우동을 일본 수저에 받혀 들어올린다. 너울너울 흔들리는 우동은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가지보다야 무거워 보인다.
후루룩 입에 넣고 별로 씹지도 않은 채 삼켰다.
녹은 김가루가 덜 넘어가 맛이 남는다.
더운 입김을 뱉으려 고개를 들었다가 천장을 보았다.
하늘을 칠하고 구름을 여기저기 발라놓았다. 덕분에 더운 기분이 좀 가신다.
다시 오뎅을 베어먹고 이 번엔 면을 들어 매운 국물에 담가 휘휘 저었다.
칼칼함이 배일 때 쯤 건져 먹는다. 다른 맛이다.
우동 넘기는 소리가 혼자 뿐인 가게안에 울린다.
사람들 지나다니는 문밖에 멀어보인다. 지나가는 행인이 보기에는 더 멀어 보일 것 같다.
가계앞에는 얼굴이 발갛게 물든 노신사가 안경을 올려가며 오뎅을 베어먹고 있다.
어느 작가의 사진첩에 들어 있을 듯한 모습이다.
다시 우동과 어묵에 눈을 돌리고 식사를 마쳐간다.
우동과 어묵들이 배안에 자리를 잡아가며 나는 점점 누그러진다.
마지막으로 마신 매운 국물에 사례가 들려 코끝이 울렸다.
내심 아무렇지 않게 주인을 불러 메뉴판의 벨벳 밀크를 주문했다.
매워서일까.. 날에 맞지 않게 차게 부탁했다.
어묵탕 기계앞에 서있던 주인은 가계안으로 들어가 머신앞에 섰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릴 새도 없이 우유를 꺼내 담아 주었다.
친절하게 달게 해줄지도 물어왔다.
컵을 받으며 계산을 한다. 먹은 줄도 잊어버리기 쉬운 점심값만큼의 금액이 나왔다.
값싸게 느껴진다.
인사와 함께 가게를 나서 언덕길로 들어선다.
아무도 없나 싶어 담뱃값을 꺼내다가 달달한 우유맛이 아까워 주저한다.
집은 가깝다. 하지만 늘 먼 이야기.
저녁을 먹고 나서야 오늘을 체감한다.
 
 
안녕하세요.
자주 보고있다가 오늘 가입했습니다.
우동을 먹다가 계속 생각이 나서..
날씨가 쌀쌀해지고 나니 우동같이 따끈한 국물이 당기네요
헌데 지금은 없는 상호라도 언급하면 안되는 걸까요.. 만약 그렇다고 하면 바로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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