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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방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887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ae2012
추천 : 19
조회수 : 157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6/23 11:46:55
이런 저런 소문이 많았습니다
기숙사에서도 유난히 오랫동안 비어있던 방이었어요
사실은 배정은 되는데 비워지게 되는 방이 맞을 것 같네요
예닐곱해 전에 그 방에 있던 누군가 자살을 했다고 했었죠
그 후부터 그 방에서 귀신을 보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기숙사는 개강하면서 채워졌지만
소문의 그 방은 사람들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어요
 
저희가 입학하던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뒤풀이 자리였던가 어떤 선배가 기숙사에 있는 친구들이 누구냐 물었습니다
물음이 있자마자 몇몇 선배가 함께 자리를 했었던 것 같으네요
503호실이던가 507호실이던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혹시 그 방에 배정된 친구가 있냐 물었는데 저희 과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그 소문에 대해 말해줬습니다
 
귀신이 나오는 방이다, 3인실인데 2주 이상 채워진 적이 없다, 누구든 가위에 눌린다
누구는 성경을 가져다 놓고, 누구는 불경을 붙여 놓았다는데 소용없었다더라
그리고...
어쩌면...5층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눈을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한달인가 지났나요
입학하자마자 아주 친하게 지내게 된 친구가 뒤늦게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어요
귀신이 나오는 방은 아주 이례적으로 한달째 채워져 있었고요
다들 소문은 소문일 뿐이지 하고
무슨 대학교 씩이나 되서 그 딴 괴담이 있냐고 ㅋㅋㅋ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중간고사 거의 끝나고 축제 시작할 무렵인가 어느날 친구가 밤에 제가 자취하던 곳으로 찾아왔었어요
통금시간이 지난 후라 어디서 술먹다가 못들어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도 소문을 알고 있었다고 해요
자기가 배정받은 방이 그 방인지는 입실해서 알게 된 거였어요
룸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걱정하지마라고 아주 친한 무당이 있는데 부적을 받아왔다고 하면서...안심시키더래요
그러고 둘러보니 문위, 양쪽 벽, 창문 위에 부적이 붙어 있더랍니다
웃으면서 자긴 이런거 없어도 그런 소문 안믿으니까 걱정 안한다고 했답니다
근데 그 말을 들은 룸메 형이 아닐거라고...
이 방은 사람이 있을 곳이 못된다고...
형이 처음 배정받고 문 열고 들어와서 가방을 내려 놓는데 너무 오싹한 기분이 들어서 부적 받아오는 이틀 간은 여기서 잠을 안잤다고...
너는 지금 괜찮을 때 들어와서 잘 모를 거라고 했대요
뭐 아무튼 별일 없이 잘 지냈답니다
가위는 커녕 중간에 깬 적도 없었대요
 
 
(이어서)
 

제 방을 찾은 그날 -그러니까 아마 한두시간 전- 룸메 형이 갑자기
야 우리 나갈래? ...... 그러드래요
술 한잔 하시고 싶으면 제가 몰래 가서 사올께요 하니까
다른 룸메가 지금 사감 저희 과 조교 형이에요 말하고 가도 되고요 했더니...
아니...그게 아니고 이방을 나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드랍니다
제 친구는 웃으면서 아~ 형 진짜...부적 붙여놓고 안무섭다더니 귀신봤어요? ㅋㅋㅋㅋㅋ 이러고
다른 룸메 친구는 갑자기 무섭게 왜 그래요 곧 통금 걸려요 귀신도 못다녀~ ㅋ 이러고
그말 듣고 장난스럽게 놀렸대요
그런데 형이 너무 진지한 얼굴로 나가서 말해줄테니까 일단 밖으로 나가자고 했답니다
간단하게 외박 준비해서...
그렇게 나와서 학교 근처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형이 이야기를 시작했대요
 
사실은 일주일 전부터 형이
그냥 뭐라고 딱 표현하기는 힘든데 뭔가 방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더래요
사실 그 전에도 간혹 뭔가 기분나쁜 날은 있었는데 별 생각은 안했대요
어느 장소든 그런 시간은 있을 수 있으니까...
아무든 강하게 느낌을 받은 일주일 전 제 친구한테 2층 침대 아래위 자리를 바꾸자고 했었대요
친구가 위쪽에서 잤거든요
저희랑 같은 학년의 다른 룸메는 다른 침대를 사용했고...

그 룸메 형은 왠지 부적이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대요
그럴리가 없다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자기 붙인 자리가 아닌 것 같더랍니다
그래서 제 친구보고 자리를 바꾸자고 하고 자기가 침대 위층으로 가서

부적에 연필로 왼쪽 테두리를 따라 선을 그었대요

그러면서도 웃기더랍니다
이 방에 있음 이런 미친 짓을 하게 되서 애들이 나가게 되는건가
그런데 우린 거의 3달 가까이 지내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그리고 3일 째 되는 날...
형은 부적이 자기가 그었던 선에서 오른 쪽으로 아주 조금 떨어져 있는 걸 보게 되었대요
설마...그래 뭐 종이니까 쪼그라들수도 있고...
불안하고 무서우면서도 다시 선을 그었답니다 며칠 뒤에 또 이렇다면 그 때는...

그리고 바로 제 방으로 친구가 찾아왔던 날 형이 세번째 선을 그은 날이었답니다
다시 오른쪽으로 부적이 아주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룸메들을 데리고 그 방에서 나왔던 거랍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친구 얼굴이 참...자기는 그 방이 아니라 기숙사에 못갈 것 같다고...
한편으로 자기는 확인을 못했는데 내일 가서 볼거라고 하드라고요
다음 날 친구가 갔더니 부적은 형이 다 떼었고 연필로 그은 선 3개가 자기가 한달반 동안 잤던 침대 위에 남아 있었답니다
 
그리고 제 친구와 룸메들이 퇴사하거나 다른 층의 방으로 옮기고 그 해는 그 방이 비워졌었어요
다음 해에는 방 배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하면서요
 
 
 
저는 그런 일이 있을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냥 독특한 성격의 형이 소문을 이용해서 벌인 역대급 낚시 이야기일수도...
 
 
1111.jpg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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