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얘기해주는 아재입니다.
벌써 여섯번째네요
재미있게 봐주세요
비오네 밖에
이런날은 귀신얘기지
음 오늘은 특별히 아저씨가 직접봤던 귀신얘기를 해줄께
중학교때 일인데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네
아재가 중학교 다닐때 집에 좀 안좋은 일이 있어서 할머니랑 둘이서 살았었어
집안일이야 집안일 궁금해하지마
그때가 중학교 2학년때 일인데
요얘기를 하기전에 아저씨네 집이 어떤 구조인지 알아야겠지?
간단히 그려봤어
집구조는 이랬어
저기 빨간건 문 파란건 창문이야
집뒷쪽으로는 그냥다 야산이었어
응?거짓말 같다고?
그렇지 요새는 산들을 많이 깎아서 산이 많이 안보이긴하지
짠 구글어스에서 가져왔지
저기 검은색 부분이 아저씨네 집이었어
저건물이 삼층짜리 연립주택이었거든
아저씨 방에서 창문열면 뒷베란다 창문으로 보이는건 그냥 다산이야 산
설명은 요정도만 하고
그때가 중학교 2학년 초겨울쯤이었던거 같아
그땐 소년이었구나...
아..청춘..
밤에 아저씨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퍼뜩 눈이 떠진거야
아무이유없이 그냥 잠에서 깼어
시계를 확인해보진 않았는데 그때 시간이 새벽 1~2시쯤 됐을거야 느낌상
그렇게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창문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거야
덥고 그렇지 않았어
아직 초겨울이라 할머니께서 연탄 아낀다고 불문을 많이 닫아놨었거든
아..불문이 뭐냐면 연탄보일러는 밑쪽으로 구멍이 나있어
숨구멍이라고 해야되나?
거기 구멍이 작아질수록 공기유입량이 적어져서 연탄이 은은히 오래타게 되고
구멍이 클수록 공기유입량이 많아져서 연탄이 활활타서 집이 더워지는거지
집도 따뜻한편도 아닌 겨울에 갑자기 창문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이유도 없이 말이야
그래서 벌떡 일어났어
이불을 박차고
그리고 창문으로 서서히 다가갔지
그때 아저씨방 창문은 불투명창을 열면 투명창이 나오는 2중창 구조였어
베란다에 있는 창문은 그냥 투명창이고
불투명창을 열었어
드르륵
그리고 산쪽을 바라봤어
뭔가 있더라
자세히 볼려고 이마를 찌뿌리면서 산쪽을 쳐다봤지
눈이 어둠에 금방 익숙해지자 거기에 보였던것은
나무숲 사이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였어 머리를 풀어헤친채 옆의 나무를 붙잡고
불과 20~30m 정도 앞이었던거 같아
신기하게 별로 무서운 생각이 안들고 계속 쳐다보게 되더라고
근데 그때 느꼈던 느낌중에 이상한 느낌은
거기 서있는 여자의 앞머릿결 어깨로 내려오는 머릿결 소복의 주름마저 신기할정도로 또렸하고 자세히 보이는데
얼굴은 안보이더라고
음..뭐랄까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얼굴은 있는데 눈코입이 안보여
얼굴바로밑에 있는 소복 깃단마져 선명하게 보이는데 얼굴이 안보이는거야
그렇게 한 5분정도? 멍하니 보고 있는데
또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드는거야
저길 가봐야겠다
지금생각하면 정말 미친거 같은데
머리속이 계속 내몸에 명령을 내리는 거 같았어
나가야해 나가야해 나가야해
그리고 남은 투명창을 열었어
드르륵
웃긴건 그냥 현관으로 해서 나가서 산으로 가면 되잖아?
근데 머릿속 생각이 나를 계속 설득하는거야
니가 지금 나가서 현관문을 열면 문여는 소리에 할머니가 깨실꺼야
안들키게 나가야해 나가야해 나가야해
창문을 마져 열고 다리 한쪽을 창틀에 걸쳤어
그리고 체중을 창틀로 올려서 말탄자세처럼 창틀에 올라탔어
시선은 계속 그여자를 본체로
이제 몸을 넘겨서 창밖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그때 갑자기 방문이 쾅하고 열리는거야
깜짝 놀라서 뒤돌아봤더니
할머니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니 뭐하나?"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
그순간 난 다시 산으로 눈을 돌렸는데
그여자가 없더라고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덜덜떨리더라고
그래도 할머니가 걱정하실까봐
"더워서요 할머니.."
이렇게 말하고 다시 창문에서 내려왔어
그날밤은 잠도못자고 이불속에서 몇시간을 덜덜 떨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던거 같아
다음날 아침에 할머니가 나한테 뭐라 하시더라고
할머니가 잠귀가 굉장히 밝으신 분이데
주무시는 도중에 뭔가 드르륵 소리가 들려서 잠깐 깨셨대
뭔가 싶어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잠시후에 다시 또 드르륵 소리가 나길래 뭔가 싸해져서 뛰어오셨다더라고
만약에 그날 할머니가 안들어오셨으면 뭐..
어떻게 됬을지 모르지
이렇게 귀신얘기해주는 아저씨가 없을수도 ㅎ
귀신에 홀린다는게 그런건지 처음으로 느껴봤어
내가 뭔가를 생각해서 몸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생각이 내 몸을 설득하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그후로 내가 고등학교를 타지로 가느라 그집을 떠나기전까지는 그런일은 다시 없었어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소름끼쳐
자 아저씨가 해주는 귀신얘기는 여기까지야
이제 다른 아저씨한테 귀신얘기 해달라고 해
아저씨는 귀신얘기가 다떨어졌네 이제
아저씨 얘기 들어줘서 고마웠고
나중에 또 귀신얘기 생각나면 다시 돌아올께
근데..
내가 아직도 아저씨로 보이니?
아직 그렇게 아저씨는 아닌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