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쓰는구나. 물론 이 편지가 너의 손에 올려지지 않겠지만 말이야. 잘 지내구 있나 모르겠다~ 예전에는 은근 슬쩍 애들에게 물어봐서 조금이나마 소식을 알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이것조차 쉽지가 않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듯이 너의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어 마음에서 멀어지고 머리속에서 사라져야 하는데 오히려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내 마음속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어. 너의 얼굴이 그립고, 목소리가 아직도 그립다. 우리가 만나서 사귀고 헤어지기 까지는 300일 정도 였고, 군대가 아닌 원하면 즉시 만날 수 있었던 곳에서의 만남은 80일도 되지 않았었지.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에게는 이 시간 동안의 추억과 행복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고 생각해. 헤어진 뒤 어느 덧 1년이 지나고 나의 전역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잘때면 꿈속에서 나와 같이 추억을 만들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구나. 너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히 보이는 건 지갑 속 너의 사진이 아직도 머무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를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이 꿈으로 나마 그리움을 이겨내려고 하는 걸까. 군대로 인해 잠시 떨어져 지내는 모든 연인들이 그렇듯이 우리도 손으로 쓴 편지를 통해 서로의 대한 마음을 나눴고, 전화속 목소리를 통해 그리움을 알았지.매일 보던 너의 마음을 더이상 못보니 나의 마음이 방황하고 있고, 매일 듣던 너의 그리움이 사라지니 나의 그리움이 속에서 떠나지 못하고 속에서 크기만 커져가고 있어. 가끔식 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기도 하고, 수화기를 들어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고, 나의 상황이 원망스럽네. 편지를 쓴 다는 건 정말 신기하게도 내 마음속에 잠가 두었던 것들이 풀어지고 이 곳에 그대로 표현이 되고 말았다. 정은아! 잘 지내고 있지? 강정은! 보고싶다.
--------------------------------------------------------------------------------------------- 하.. 이번에도 편지를 쓰었지만 도저히 부칠 용기가 나지 않네요.. 잘 지내구 있을 아이한테 신경쓰이게 할것 같고.. 제 마음을 표현할 곳이 없어 이곳에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