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우리는 그때 마침 서로를 너무나도 필요로 했다.
여자는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해 줄 남자를 찾고 있었다.
영혼의 반려자, 마음을 보듬어 줄 남자를 찾고있었다.
--그 또한 자기 자신을 숨기면서, 한국이라는 사회에 적응 하기 위해,
튀지 않기 위해 조용히 발버둥 쳤다.
똑같은 얼굴과 말투를 매일 입고 출근했다.
퇴근 후 그의 유일한 낙은 자전거와 맥주.
익숙해져서 괜찮다.
과거에도 잘 참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랬던 두 남녀가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남자는 그여자의 하얀 피부와 반짝이는 눈에,
그여자는 그남자의 사슴같은 눈망울에 반했다.
남자는 너무 기뻐서 가끔 이게 꿈이면 어떡하지 상상해보면서 아니길 바란다.
여자는 이따금씩 회의에 빠진다. 마치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마음 한켠 자신이 틀렸기를 바란다.
#2
그남자의 말은 달콤했다. 너무나도.
하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그남자를 믿었다.
그리고 그남자는 믿음이 깨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고 사랑해주었다.
여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모든것을 다 해주고 싶었다.
여자의 손을 잡고 온세상을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이쁜곳을 보여주고
맛난것을 함께 먹고 모든것을 함께 하고 싶었다.
여자는 이 남자가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어디든지 함께하고 싶었다.
그럴 수 있을것만 같았다.
둘에게 '시간'이라는 단어가 무의미 했다. 참 이중적인 단어 같다.
둘이 나눌 수 있어 소중하지만 시간에 상관없이
둘은 서로의 존재감의 가중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둘은 곧바로 서로에게 다가갔다.
여자는 남자의 이야기에 웃었다.
남자는 여자의 웃음소리가 듣고싶었다.
그래서 매일밤 둘은 둘만의 세상에 빠져 몇시간이고 전화넘어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시간을 훌쩍넘겨 아쉬움을 남겨 다음날을 기다리게 했다.
#3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여자는 남자가 더 좋아졌다.
이 남자는 너무나도 따뜻했다.
진심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남자 또한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여자를 생각했다.
출근 할때도 그녀생각 뿐이였다.
뭐하고 있을지, 잠을 잘 잤는지 궁금해했다.
여자는 매일 남자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남자는 여자에게 매일 이쁘다고 이야기해줬다.
남자는 여자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머리와 옷 스타일을 바꾸고, 운동으로 살을 빼 여자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