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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반 윤민지, 9반 김민정, 5반 이해봉 선생님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09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950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6/06/27 12:27:12
세월호 참사 804일을 맞이하는 6월 2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윤민지 학생, 2학년 9반 김민정 학생, 그리고 2학년 5반 담임선생님이신 이해봉 선생님의 생일입니다. 학생부터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윤민지 학생 외에 김민지 학생도 있고, 김민정 학생은 동명이인이 두 명입니다. 2반 민지, 9반 김민정 학생 생일입니다.)

윤민지.jpg

2반 윤민지 학생입니다.

민지는 남동생이 하나 있는 맏딸입니다. 민지랑 민지 동생이랑 둘이 사촌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리다고 합니다. 그래서 민지는 어렸을 때부터 친척집에 가도 동생이랑 둘이 놀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민지는 동생이랑 티격태격하면서도 늘 붙어 다니며 사이가 아주 좋았습니다. 민지가 먼저 배려해주는 속 깊은 성격이고, 자기주장을 별로 안 하는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민지는 교회에 다니게 되면서 인간관계도 넓어지고 성격도 활달해졌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어린이부 꼬맹이들과 잘 놀아주고, 어린 조카들도 잘 돌봐주었습니다. 

민지 부모님은 민지가 배우고 싶다는 건 다 배우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민지는 학원도 많이 다녔고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민지의 특기는 요리였습니다. 계란찜, 계란말이 등 계란으로 하는 요리도 잘 했고, 떡볶이나 각종 볶음밥 등도 멋지게 만들어냈습니다. 민지 동생은 누나가 해주는 요리를 무척 좋아해서 누나가 만들어주는 건 뭐든지 잘 먹었다고 합니다.

민지는 비스트의 요섭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춘기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1학년과 2학년 모두 전수영 선생님께서 담임하시는 반에 있었습니다. 민지는 전수영 선생님을 무척 좋아해서 잘 따랐습니다. 담임선생님을 좋아하고 학교생활을 잘 하니까 민지는 고등학교 들어가서 성격이 더 활달해지고 적극적이 되었다고 합니다.

민지는 수학여행을 무척 기대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처럼, 친구들이랑 먹으려고 과자도 잔뜩 사고, 예쁜 옷을 챙기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9반 김민정 학생입니다.

김민정.jpg

민정이네는 엄마랑 민정이랑 둘입니다. 민정이가 아직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공무원이셨던 민정이 아버님은 지리산에서 수해가 났을 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구조작업을 하시던 중에 사망하셨습니다. 

그래서 민정이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항상 먼저 생각하고 많이 배려했다고 합니다. 민정이는 아빠 얼굴도 본 적이 없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아빠가 데이트하던 시절에 아빠가 했듯이 엄마한테 들꽃을 따다 드렸습니다. 초등학교 때 민정이는 엄마한테 진지하게 엄마가 어떤 꽃을 가장 좋아하시냐고 여쭤보았는데, 엄마는 "제일 예쁜 꽃은 민정이야"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민정이는 엄마한테 쓰는 편지에는 언제나 "엄마의 꽃 민정이"라고 끝을 맺었다고 합니다.

민정이도 오늘 같이 생일을 맞이한 민지처럼 요리를 잘 했습니다. 민정이의 특기는 베이킹이었습니다. 쿠키도 잘 만들고, 초콜렛, 케이크, 마카롱 등등 빵이나 과자 종류라면 뭐든지 잘 만들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실력이 굉장해서, 자기만의 레시피 41개를 꼼꼼하게 직접 공책에 기록하고 제목은 [베이킹북]이라고 붙였습니다. 케이크가 퍼석퍼석해진 이유라든가 마카롱이 생각만큼 예쁘게 구워지지 않은 이유 등,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으면 원인을 꼼꼼하게 분석해서 해결책을 찾아내고 전부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엄마가 감탄하실 정도로 실력도 좋고 진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민정이의 장래희망은 어렸을 때부터 한의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치과의사가 되면 어떨까 궁리하기도 했습니다. 민정이는 호기심이 많고, 집에서 엄마한테 다정하고 애교 많고 애정표현이 풍부한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민정이 아빠도 가버리시고, 민정이도 따라가고, 이제 엄마 혼자 남았습니다. ... 민정이는 엄마한테 언제나 영원히 사랑하는 "엄마의 꽃"입니다.



이해봉 선생님 생신은 음력 5월 23일이라서 해마다 양력 날짜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올해는 오늘 6월 27일이 음력으로 5월 23일이 되었습니다.

이해봉-g522.jpg

이해봉 선생님입니다.

이해봉 선생님은 중학생 때부터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어 선생님은 원광대학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안산 고잔고등학교에 처음 부임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건 웬만하면 다 하게 해 주시고, 학생들이랑 같이 게임도 하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다정한 선생님이셨다고 합니다. 전교조 조합원이셨던 이해봉 선생님은 2030 교사모임이나 혁신교사모임에 참여하면서 언제나 열정적으로 수업과 교육에 대해 연구하시는 진취적인 선생님이시기도 했습니다.

이해봉 선생님은 고잔고에서 5년간 근무하시다가 2014년 2월에 단원고로 옮겨서 겨우 두 달 근무하셨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이해봉 선생님은 난간에 매달려 있던 학생들 10여 명을 먼저 구출하신 뒤에 남은 학생들을 찾아서 배 안으로 들어갔다가 그대로 소식이 끊겼습니다. 이해봉 선생님의 생사가 불분명하던 20일 동안 선생님의 제자들은 단원고등학교에 모여서 선생님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편지를 써서 교무실 문에 붙이기도 했습니다.

이해봉선생님.jpg

이해봉 선생님은 참사 20일이 지나가던 5월 5일, 어린이날 새벽에 돌아오셨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24시간 운영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민지와 민정이, 그리고 이해봉 선생님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남동생한테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던 2반 윤민지 학생, 엄마가 영원히 사랑하는 엄마의 꽃 9반 김민정 학생, 그리고 학생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신 이해봉 선생님을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단원고 약전 2학년 2반 윤민지
단원고 약전 2학년 9반 김민정

이해봉 선생님 관련기사 및 교무실 문 사진 출처:
http://news.eduhope.net/sub_read.html?uid=16223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4050800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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