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레이디 퍼스트라는 덕목을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게시물ID : gametalk_3150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꿍칫꿍칫
추천 : 2
조회수 : 82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27 16:44:42

나는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할 때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가정교육을 그렇게 받아서 이기도 하지만 이타적인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여성을 배려하는 레이디 퍼스트의 태도가 문제가 되는 일은 드물다.

어쨌거나 추근덕 대는 것과 배려하는 몸가짐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하지만 누군가 온라인 상에서 상대가 여성임을 알고 배려하는 태도를 취했을 때, 보통 착한 사람이네 라는 생각보다는 불쾌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남자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다가 여성유저에게 조금 더 친절하단 이유로 비난받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왜 온라인에서 남을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는 쉽게 배척당할까?

 

첫 번째 이유는 익명성에 있다.

사람들은 온라인세상이 지위, 가난함, 성별 등등의 현실의 요소에 의해 좌지우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온라인 세상에선 어떤 사람이든 평등하기를 바란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어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현실처럼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못낫다고. 금수저가 아니라고 취업이 안되는 일은 없다.

능력외의 요소로 차별하는 일이 잦은 우리나라 유저들은 현실에 염증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고, 온라인 세상에서 마저 현실의 냄새를 맡긴 싫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 보통 두가지 파벌로 나뉘게 되는데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하는 (Real life+Game life)파와 모니터 속의 캐릭터를 대상으로 하는 (Game life)파이다.

전자의 경우 캐릭터 너머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예의를 지켜야하고, 여성 유저를 배려하는 것도 그리 거부감이 없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현실의 요소를 아예 배제하길 원한다.

서로 말을 험하게 하더라도 전혀 상처받지 않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왜냐하면 현실의 상대에게 욕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의 캐릭터에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넷상에서 일어난 시비를 현실로 끌어들여오는 것을 혐오하며, 나에게 쌍욕을 하던 사람을 현실에서 만나면 하하호호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오유와 DC를 비교하면 편하다.

 

나는 두 입장을 모두 존중하기 때문에 의견을 잘 조율하면 재밌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두 성향을 섞는 일?

절대 불가능하다.

이런 저런 게임에서 발벗고 나서서 해봤다. 6개월 안에 길드든 채널이든 폭발해 버린다.

 

두 번째는 여성 유저를 둘러싼 논란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랭크제도가 있는 게임이라면 대리를 받는 여성유저사건이 너무 많이 터졌고.

친목을 위주로 하는 게임이라면 여왕벌 논란이 터졌다.

이런 비율이 너무 높다보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생각으로 여성유저들은 배척당하게 된다.

저런 문제를 만든 여왕벌들 때문에 무고한 여성유저들은 남자인 척을 할 수 밖에 없다.

여왕벌처럼 안해도 여자라고만 하면 꼭 문제가 생기니까.

남자가 여자인척 하는 것은 넷카마로 혐오대상이 되지만 여자가 남자인척을 하는 것은 잘하셨다고 칭찬을 듣게 된다.

여성 유저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 여실히 보여준다.

 

 

나는 더 이상 여성유저를 배려하지 않는다.

여성유저를 배려하는게 오히려 사람들이 여성유저를 배척하게 만드니까.

이브온라인의 전설적인 함대 Rooks and kings의 미끼 역할을 하는 여성유저의 함선으로 본대가 워프하여 폭발하기 직전의 배를 수리하는 것을 보며 사령관이 한 말이 있다.

There's no better white knighting repping a girl's space ship in time.

숙녀의 함선을 제시간에 구하는 것만큼 신사적인 일은 없다.

 

난 껄떡쇠가 아니라 신사가 되고 싶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