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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재탕기념 주저리주저리(스포스포)
게시물ID : movie_59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단풍놀이
추천 : 5
조회수 : 10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28 02: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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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 dvd로 소장하고 싶은 영화가 두 편이 있는데 그 중 한 편이 아가씨입니다.
줄거리도 등장인물도 모른채로 보러갔습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정보도 몰랐지만 보러간 이유는 두 가지로 그..우리나라 영화에서
동성애 가위가 나온다는 것과 가장 큰 이유는 웃기게도 배우 김민희의 스캔들이였습니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했지요.
아무 것도 모르고 갔지만 3일만에 다시 보러 영화관을 찾을 정도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보고 빠지게 된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아가씨인 히데코와 하녀인 숙희의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럼 꼭 다시 기억하고 보고 싶은 장면과 표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당.
우선 가장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으로 히데코의 목욕씬입니다. 숙희의 숨소리와 사각사각 이가 갈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저의 심장도 사각사각 갈리는 줄 알았습니다. 야한 장면이 굉장히 많이나오는 영화인데 저는 이 장면이 가장 흥분되고 두근거렸습니다.
이어 천진난만하게 너도 들어오라는 히데코의 말을 듣고 숨이 멎을 뻔 했습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낭독회 두 장면, 첫 번째로 나오는 낭독회에서 이모의 낭독 장면은 아름다웠습니다. 
이모의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낭독하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추잡한 낭독회와는 역설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문장도 아름답게 표현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히데코의 낭독회 장면은 신사들의 추함이 그대로 나온 것 같았습니다. 내용 자체도 보통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끼는 내용에 장면 연출도 첫 번째로 나오는 낭독회 장면과는 전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이모의 낭독회는 계속계속 다시 듣고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풋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행동과 말, "왜 쾅쾅거리며 싫은 티를 내는 걸까?"
숙희의 숨길 수 없는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1부에서는 숙희가 속으로 백작 욕을 계속하며 행동으로 티를 내고, 2부에서는 히데코가 그러한
행동을 보고 숙희의 감정을 느낍니다. 귀엽게 티를 내는 숙희도 좋고 그 행동을 보고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히데코도 좋았습니다.

쑥맥의 히데코에서 나쁜년 히데코로.
숙희가 보는 히데코는 쑥맥입니다. 천지 간 혼자인 히데코, 아무 것도 모르는 히데코. 말투도 어린아이 같으며 인형도 꼬옥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히데코가 숙희에게 고백합니다. 자기가 백작하고 혼인했으면 좋겠냐고, 백작말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거면 어쩔거냐고.
숙희도 고백합니다. 백작을 사랑하게 될거라고. 서로 마음을 알고 히데코가 고백하지만 숙희가 거부합니다. 거부당한 히데코는 바로 자살을 택하죠.
자살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다리를 잡고있는 숙희에게 쑥맥의 목소리가 아닌 나쁜년의 목소리로 놓으라고 말하며, 모든 걸 털어놓습니다.
엉엉 우는 숙희는 볼 때마다 저도 엉엉 울 것 같습니다. ㅠ

시원한 때려 부수기.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저택을 떠나기 전에 낭독실에서 책들을 찢는 장면으로 처음에 히데코는 숙희가 책을 찢으려는 걸 막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숙희와 함께 찢죠. 히데코가 이모부를 벗어난 것 같아 좋았습니다.

백작의 마지막 자존심.(거시기 지킨거 아님ㅋ)
백작은 이모부와 함께 좋지 않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점이 있습니다. 백작이 히데코와 마지막 식사를 할 때 고백하죠.
순진한 건 죄기 때문에 자신이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되어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돌아버린 이모부에게 고문당하는 장면에서 느꼈습니다.
손가락이 하나하나 잘리면서도 불쌍한 비명은 지르지 않으며, 살려달라고 애원도 하지 않습니다.(포기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모진 고문으로 고통을 느끼면서도 담담하게 선생님을 대하며, 깔끔하게 둘이 가버립니다. 마지막은 조금 멋졌습니다.

 이 외에도 재밌게 생각한 내용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일본어로는 적나라하게(보지, 자지) 나오지만 한국어로는 끽해야 둔부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지막에 돌아버린 이모부도 한국어로 말하다가도 망꼬라고 일본어로 말합니다. 또 하나는 끝단이에 대한 내용으로, 영화를 처음
볼 때에는 백작이 제안을 하는 장면에서 숙희가 "예뻐? 예쁘냐고"라고 한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끝단이가 말했습니다. 아이가 있으며 숙희에게 성을
알려주었던 끝단이는 양성애자가 아니였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보았습니다.

 저에게 "아가씨"는 인생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인생 책이 있는데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잘 느낄 수 있는 "민들레소녀"와 "이즈의 무희"가
제 인생 책입니다. "아가씨"를 보고 이 두책을 보고난 후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후감은 초딩 때 써보고, 영화 리뷰는 더더욱 써본 적 없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런 글을 남기게 한 "아가씨", dvd로 나온다면 바로 사고싶습니다. 이 글은 "아가씨"의 후기를 남기고 싶었으며, 못썻지만 긴 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당.

 아! 마지막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머리로는 배우 김민희를 거부하지만 마음은 계속해서 빠져들고 있네요...이거 어쩌죠..
아까 본 김민희 갤러리의 글이 생각나네요. 자기는 아가씨로 시작했는데 김민희는 아가씨로 끝이라고..마음은 제발 잘 풀리라고 빌고 있네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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