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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O] 곡성 마지막 장면 무명을 기준으로 나름 분석.
게시물ID : movie_593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래쌍알탕
추천 : 14
조회수 : 5139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6/06/28 0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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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간만에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 출현에 박수를 보냅니다.

곡성을 두 번 봤습니다.

전체적인 해석은 대충 많이 이야기가 정리된 것들이 많은 데

뒷부분, 특히 가장 극적인 장면에 대한 분석이 별로 없는 듯 해 나름 적어 봅니다.


# 마지막 절정에 이른 골목 장면.

"하나만 묻자, 그놈들이 뭔 땜시 이러는지?"
"니 딸의 아비가 죄를 지어서"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데?"
"니 딸의 아비가 남을 의심하고, 죽일라 카고, 결국에 죽여부렀어"
"고것은 내 딸이, 내 딸이 먼저 아파가꼬 그런 것이지 어떻게!"
-꼬끼오 두 번째 닭 울음소리.
흔들리는 종구
"그것이 어떻게?"
"인자 한번 남았어"
돌아서는 종구
창백한 손으로 종구를 잡는 무명
"그러지 말어"

-교차 편집 동굴 장면
니가 가고 말고는 너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를 보라...... 육과 영, 뼈와 살. 주저리주저리.

-교차 편집 골목 장면
종구의 관점 포커스.
머리핀, 가디건, 야상.
경악, 깨달음, 확신.

무명 : "아니여, 절대 아니여"
손을 뿌리치면서 "너구먼"
"아니여"
"죄다 네 짓이구먼"
"가지말어"
"효진아"
"가지 말아"
"효진아!"
"안 되야" 무명의 비명.
뛰어가는 종구

주저앉는 무명.

----------그 뒤는 효진아! *7번 열연. 또 동굴 장면. 일광 사진 찍기. 끝.

감독이 무명에 대한 부분을 많이 들어 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격투씬이라는 데.
그 것 이외에 전체적으로 무명의 존재를 단 한 번의 임팩트로 사용해서 그런지 나름 부족한 부분을 추론해 봅니다. 여친 없으니 다.음.체씀.

1. 무명, 정체는 뭐냐?
-삼신의 화신이다.
이 부분은 설명하신 어떤 분 이야기에 전 적으로 공감.
- 하는 일
죄 없는 영을 거둬 천도를 진행, 길잃은 혼을 안내하거나 넋을 달래기도 함. 이 과정에서 해당 영혼의 소유물을 걸치고 다닌다.
- 관조하는 방관자적인 신격이다.
- 무명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이야기는 희생된 영혼들의 넋두리 같은 두서 없는 증언이다. (대표적인 '할매가 그러는디......') 감정적 표현은 무명의 본질이 아니다.
- 이름 없는 일본 놈(편리 상 월광이라 칭함.) 월광과 최초 부딪친 이유도 차 안에 죽은 듯이 있던 종배의 영혼을 취하는 제를 월광이 시도하면서이다.
이미 종배의 혼은 무명이 관리 중이었다. (야상 입고 있었음)
- 무명 입장에서 월광은 '잡종' 일광은 '잡것' 정도로 취급하는 듯.
- 월광이 욕심에 종배 영혼을 끌어다 먹으려고 시도하다. 무명에게 작살을 맞는다. 그 역공의 여파로 영혼 없는 종배의 몸이 산사람을 찾아 배회하는 생시 상태가 되고, 월광은 반신의 위치에서 추락한 상태. 산사람에게 잡혀서 머리라도 잘리면 그동안 쌓은 도력이 다 날아갈 위험에 처한다. 뭐 빠지게 도망간다.
- 왜 죽지 않은 자의 영혼을 거두냐? 삼신의 신위다. 아기는 몸이 생기고 거기다 삼신이 영을 집어넣어 준다. 마찬가지로 죽기 전의 몸에서도 영을 끄집어낼 수 있다. 물론 천도의 대상이 되는 죄 없는 영혼에 한해서. 그렇게 설정을 하면 해결될 듯하다. 넋이 나갔다. 혼이 달아났다. 큰 충격을 받으면 일어나는 현상이다. 죄 없으면 삼신이 그 넋이나 혼을 달래서 돌려보내거나, 영이 큰 상처를 입을 만큼 감당하기 어려우면 천도로 올린다는 첨부 해설이면 설정 오류는 없을 듯.

2. 무명은 진실을 말한다.
- 마지막 절정 골목 씬에서 '네 딸의 아비'로 에둘러 2번이나 말한다.
즉, 주인공이 친부가 아니다.
최초 사건, 조 씨를 죽이고 자루에 담아 끌고 와서 부인을 죽이고 넋이 나가버린 첫 번째 살육자가 친부이다.(무명이 이야기 한 아비의 죄. 시간 상 추론 )

~ 악몽을 꾼 주인공. 부인과 카섹. 부인은 주인공과의 섹스가 불만족스러움. 농담조로 핀잔을 함.
~ 효진이 아프기 시작한 날은 바로 이틀 후 다. 그 동안 화면상에 죄지은 넘은 없다.
~ 장모는 손녀의 이상 증세에 이상하리 즉각적인 반응으로 무당을 찾을 생각을 한다. 손녀 친부의 살육이 찜찜하던 차다. 피를 이어받았으니.

이 부분은 시나리오 상의 허점으로 보인다. 친부와 연결 고리가 전무하다.  주인공은 끝내 눈치채지 못하더라도 관객은 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첫번째 사건 현장에서 학살자를 검거 할 때 최소한 생선비린내 정도는 언급을 해줬어야 한다고 본다. 감독 나빠.

3. 무명은 왜 주인공을 붙잡는가.

- 골목길에서 주인공을 붙잡은 건 딸+술집 작부+무명이다. 월광이 살아 있으며 효진이에게 악귀가 다시 들어 올 것을 무명은 알고 있다. 무명은 막지 않는다. (지켜보는 방관자) 효진이를 집 밖으로 불러낸다. 악귀가 들어오고 혼(또는 넋)이 나가는 또는 그 반대의 순서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효진이의 혼을 무명이 거둔다.라고 나름 추정한다.

- 주인공을 붙잡은 건 일종의 특혜다.
주인공 역시 타락했으나, 그 사유가 정상 참작된다.
이미 한 번 무명은 주인공에게 기회를 줬다. 살심을 품고 트럭을 타고 집으로 돌아 가는 앞에다 월광을 던져 준 것이다. 그때 정신 차리고 시체를 유기하지 않고 실어서 병원으로 갔다면, 살의를 풀고 순수한 영으로 집안에 드리운 살풀이 액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살의를 품었으면 제대로 목이라도 잘라 버린 후 태워 버린 다거나 뒤처리를 확실히 할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다. 우유부단 겁많은 주인공이 시체유기 정도로 끝나버리면서 기회를 날렸다고 해석도 가능하다)

~거기서 일광의 '미끼를 완전히 삼켰다.' 라는 교차 장면이 나온다. 즉 조건이 완성됐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추가하자면 미끼를 문 건 부제 양 이삼과 주인공 둘 다이다. 첫 장면에서 바늘 두 개에 미끼 하나를 끼우는 장면과 연결된다. 이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확인되는데 동굴에서 월광이 양이 삼을 거두고, 일광이 주인공을 거둔다. 사진을 찍어서. 마지막 장면은 모든 해답을 보여준다. 일광은 효진의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살았어도 빈껍데기이다. 무명이 이미 거둔 것을 알고 있다. 월광처럼 욕심내지 않는다. 그래서 부인과 장모를 한 컷에 담아 찍고, 숨은 붙어 있어도 이미 타락한 영인 주인공도 한 컷 찍는다. 살았어도 죽은 목숨이다.


4. 무명의 말을 믿고, 마지막 닭이 울고 덫에 악귀가 걸렸으면?
무명이 딸의 넋을 추슬러 제자리로 돌려주었을지도 모른다.
집의 악귀가 넘나드는 것도 잡고, 살풀이도 끝났으니 나머지 산 사람의 해코지를 재시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되리라 추측 가능하다. 일광이 그렇게 주인공에게 집으로 가라고 집요하게 군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굿을 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죄있는 부인과 장모만 죽고, 기억을 잃은 효진을 주인공이 보살피는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있다.

덫에 악귀가 잡히지 않았으므로 언제든지 효진에게 다시 들어올 수 있고, 그 날이 주인공 제삿날이 되는 것이다. 상징적으로 무명이 골목길에 주저앉는 것으로 효진은 돌아가지 않을 것을 암시한다.

- 주인공이 지나가면서 덫이 무력화된 이유는 그가 살의를 품은 '부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5. 끝으로 무명을 통해 정리되는 부분.
일광과 월광은 둘 다 무명에게 작살이 났다. 하지만 일광은 주인공을 흔들어 믿음을 얻어 내서 회복하고, 월광은 이삼을 흔들어 믿음을 얻어 회복한다.

나약함, 혼란, 무지, 근거 없는 믿음. 이런 물고기들이 모이면
필이 종교라는 낚싯대가 그곳에 찌를 들이 운다. 물론 허주 또는 악마도 그 낚시터를 애용한다.

재미있는 부분 또 있다.

주인공과 이삼은 각각 무명과 월광에게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무명은 "나는 네 딸을 구하려는 여자"라고 자신을 정확히 규정한다. 반대로 월광은 자신을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뭐가 보이느냐?"라고 묻는다.
어떤 평론가가 말한 코스모스와 카오스에 동의한다.

추가: 여보와 카섹을 딸에게 들킨 후 문방구 쇼핑을 시켜 준다. 처음 본 것도 아니다. 말 안할 게. 애늙은이 같은 의젓함이 의뭉스럽다. 머리핀이 예쁜지 묻는 효진. 평화로운 강가 장면에서 효진이 오카리나를 불고있다. 반대편엔 월광이 낚시를 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소름 돋는 전조다.


곽도원, 황정미, 천우희, 쿠니무라 준, 김환희. 그리고 나홍진 모두 최고였다. 간만에 명작이 나왔다.
출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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