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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여자라는건 뭘까요
게시물ID : freeboard_12293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0
조회수 : 32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1/13 16:42:45

대체 제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잘 모르겠지만 최근에 부대끼는 생각들을 하고싶어서 자유게시판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저는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오유를 하고, 트위터를 하고, 페이스북을 합니다.

저는 경상도에 살고, 진보적인 성향입니다.(아마 그럴겁니다.)

독서와 게임이 취미고, 뷰티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옷이요.... 잘 못입습니다.. 잘입는 분들 부럽습니다.


오유에서는 메갈리아에 대해 욕을 합니다. 물론 저도 싫어합니다.

트위터에는 메갈리안이 가득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뭐, 남혐자료 여혐자료가 굴러다니죠.

아버지는 TV조선을 보며 국가를 옹호하십니다.

저는 신문을 보며 아버지랑 정치적인 견해로 싸우기 일쑤입니다.


저의 ~~혐에 대한 대처는 논리가 무척 단순합니다.

범국가적, 전세계적으로 저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남녀를 막론하고 쓰레기다,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가를 짚어 욕을 할 이유도, 성별을 들어 욕을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에 뜨는 여혐자료에 꾸준히 좋아요를 누르는 남자 사람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 페이지가 사라져 좋아요를 누르지 못합니다.)

이래서 한국여자는 안된다, 난 일본 여자를 만나고싶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럴 땐 2ch 번역 블로그라도 던져주고 싶은 기분입니다. 왜 그런 작태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범국가적 썅연놈이라는걸 이해를 못하는걸까요? 한국 여자 싫다면서 잘도 만나는게 주둥이만 나불나불하는건 좀 짜증나는 일입니다. 여혐이 별건가요. 이런거죠.

아, 이 친구는 한국의 아이돌도 싫어합니다. 특히 여자아이돌이요. 여자아이돌 전반에 대해 얼굴팔고 몸팔아 돈버는 년들이라고 매도하기 일쑤입니다. 제가 수지 이쁘지 않냐 아이유 이쁘지 않냐 이야기 한번 꺼냈다가 지랄발광을 쳐해서 그 뒤로는 말도 안꺼냅니다. 여혐이 별건가요. 이런거죠.2


전 학창시절 중 제일 즐거웠던 삶을 꼽으라면 중학생을 꼽고 싶습니다. 별건 아니었습니다. 인간관계에 치인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여고를 다니며 3년 내내 반에서 은따를 당했었습니다. 이유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정말 몰라서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대학을 와서 남학우들과 섞였을 때 게임에 취미가 있던 저는 제법 잘 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동기들 중 어느 여자그룹에서 제가 고등학교 때 걸레였다는 소문을 냈다는 것을 3학년 때 알게 됐습니다. 마실줄도 모르던 학과 행사를 가야되는줄 알고 따박따박 따라 나가 10시 30분 통금을 지켜 집에 가던 저는 남자 밝히고 못생긴 주제에 알랑거리고 다니는 여자애라는 소문이 났었다고 했습니다. 그게 쉬쉬되다가, 제대하고 돌아온 남자 동기애의 입을 통해 제게 들어온겁니다. 소문은 1년을 가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여고 출신인 것부터 해서, 정말 남자애들이랑 피시방이나 다니는 저였으니까요. 원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남자애들이랑 친했기 때문'이라는 사실 하나뿐이었습니다.


여자도 예쁜 여자 좋아해요. 맞습니다. 게다가 예쁘면 유리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수가 적던 예쁜 여자아이가, 낯을 가려 인사를 잘 못하자 그 애를 조롱하고 비싼 척 군다고 이야기하던 '여자들'을 압니다. 그네들은 자기 무리 안에서도 편을 가르고 싸웠었습니다.

자기들 필요할 때 저를 휘두르던 '여자들'을 압니다. 알죠, 암요.


하지만 여자들의 괴롭힘의 무서운 점은 겉보기로 티가 덜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전 사실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여자 입장이라 그런가, 남자애들은 저한테 저런 식의 장난(?)은 치지 않았거든요. 물론 상기된 모든 기록이 남녀를 막론하고 쓰레기같은 행동이라는건 부정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어쨌든 전 저 모든 일을 같은 여자에게 당했습니다...머리가 굵어지며 저는 같은 여자를 싫어하게 되었더랬습니다.


메갈리안에서는 남혐을 합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에 저, 여혐하는 친구를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저는 남혐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메갈리안의 글들은, 저도 모르게 솔깃해서 읽어보게 만들고는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여자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자의 입지는 좀 거지같습니다. ... 네. 좀 거지같습디다.

메갈리안이 무서운 이유는 남혐을 드러내지 않으면 많은 여자들이 혹할 수 있는 발언으로 가득하다는 겁니다.. 이젠 트위터의 남혐발언과 페미니즘적 발언을 가끔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으니까요.


여자가 사회적 약자임을 여자 당사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레진 코믹스의 '단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처해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압력밥솥으로 혼자서 밥을 돌려먹어야했던 저와, 아직까지도 밥 할줄 모르는 남동생의 입지는 제법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다 큰 누나가 둘이나 있으니 불 만지는건 누나들이 해준다하더라도 인간적으로 수건 하나 똑바로 못개서 삐뚤삐뚤한건 너무하잖아요.ㅎㅎ


제겐 언니가 있습니다. 여시를 합니다.

최근 남혐 발언 비슷한 것을 자꾸 소리높여 하는데, 가장 최근의 일을 꼽자면 '난 미래의 남자친구가 "따님을 제게 주십쇼"라고 아버지한테 말하는 순간 따귀 올려치고 내가 차버릴거다.'라는 발언이었습니다. '아드님을 제게 주십쇼'라고 말하는건 괜찮은데 그 거꾸로는 싫다네요. 지가 뭔데 날 물건 취급하녜길래 그럼, 언니는 미래의 남자친구를 물건취급 하는건 괜찮으냐고 했더니 자기가 돈 많이 벌어 남편은 집안 살림 시킬거니까 괜찮답디다. 안괜찮잖아 시발 진짜.........


근데 같은 날, 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의 결혼한 친구들의 남편이나, 그냥 남사친들이 20대 중반부터 그렇게 고나리질을 하더랍니다. 프사를 웃긴 짤로 바꿔놨더니 바로 전화와서 '너 시집 갈 생각 없는거냐 프사 당장 바꿔라'고 화를 냈다는 일화나, 자기가 일할 땐 무시하던 사람들이 돈 제법 되는 일이란걸 알자 연락와서 그 일 어떻게 하냐, 나도 거기 꽂아달라고 요구한다던가.


저랑 사회적인 스케일은 달랐지만 언니는, 저와 비슷한 일을 남자에게 당한겁니다. 그래서 남자한테 좀 질렸다고 하더라구요.

그 발로로, 자기가 돈 많이 벌어서 자기 요구 다 들어줄 남자랑 결혼할거라고...애초에 결혼생각도 없지만 억지로 결혼할 생각은 없다더군요.


언니의 저 여성 우월주의 발언을 이해해줄 생각은 없지만...내가 믿고 추구하는 페미니즘은 진정한 페미니즘인가 계속 저는 돌아보게 됩니다.


도대체 '혐오'는 무엇으로 닦아내야 할까  같은 생각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이젠 제가 하는 생각들이 똑바른건지 아니면 ....... 제 생각이 잘못된건지도 판단이 잘 안섭니다.


으으..여자란건 뭘까요..이딴 고민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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