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아래, 글 제목은 "용서가 안 되요"
요즘 육아가 힘들다. 같이 해야 한다. 남편도 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나온지는 한참 되었고,
이미 이것은 당연한 정설이 되었죠.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요. 돈 없으면 그냥 아무 것도 못합니다.
남자가 돈을 더 많이 벌고, 육아 중인 여성이 돈을 벌 수 없는 현 구조 상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돈 버는 기계가 되야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현재 구조 상 결혼 하면 안 되죠. 답이 없습니다.
제가 1년에 세후 4천 중반 정도 받는데 회사에서 안 짤리고 20년 다닌다고 해야 9억 정도 모으겠네요.
근데 이 예측이 빚나갈 확률이 낮죠. 제테크가 힘드니까요. 그러니 이미 미래가 정해진 금액이라는 거죠.
그 돈으로 50년 생활해야 하는 겁니다. 애기도 키우면서 늙은 부모님 부양도 해야 하죠.
무난하게 생활하면 가능하겠네요. 중간에 누구라도 아프면? 사고라도 나면? 집안 주저 앉는겁니다.
회사를 볼까요? 이런 걸 생각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알게모르게 유부남은 좀 더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퇴사가 쉽지 않거든요.
그러니 회사에서 좀더 무리하게 업무를 줘도 버텨야 합니다.
가족이 인질로 잡히는 거에요.
자 짤리면 그 때 구하자?
짤리면 그 사람만 짤리는게 아니죠. 많이 짤립니다.
그 말은 그 때 일자리를 구할 사람들이 더 많아 진다는거에요.
양질의, 경력많은, 경력자들이 쏟아지면 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겠죠.
그러니 기회가 있을 때 잡고 싶은게 당연히 안전한 겁니다.
만약 짤릴 때까지 가족과 함께 잘 살았다고 해도
못 구하면 그 책임은 온전히 남자가 지겠죠.
전 이런 종류의 글들을 보면 뭐가 제일 화가 나냐하면
사회적 시스템이 문제인데 그 안에서도 어떻게든 아둥바둥 살아보려는
남녀들이 그 시스템의 한계에 숨막혀하면서 서로를 욕한다는거에요.
사실
글쓴이? 죄 없어요. 열심히 애기 키웠어요. 너무 힘들죠.
남편? 죄 없어요. 자기가 없으면 애기 못 키워요. 어떻게든 안 됩니다. 그냥 못 키우는 거에요.
그러니 자기 책임 다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최소한 가정은 물리적으로 유지될것 아니에요.
돈 없으면 그냥 가정이 무너집니다.
다음으로 화가 나는건 이걸 왜 인터넷에 물어보는걸까요
아기가 둘이면 저랑 동년배 일텐데, 본인의 일은 본인이 처리해야죠.
아니면 "야 남들이 다 니가 잘못했대" 라는 말을 무기로
남편한테 욕이라도 하고 싶은걸까요?
그냥 단순히 위로받고 싶어서라도 그런 글 쓰면 그냥 남편 욕 먹이고 본인 욕 먹는거에요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됬죠.
저 글을 보면 태반의 덧글은 그냥 누군가 욕하고 싶어서 글 쓴 사람들이 쓴 글이에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이 자처했으니 위로 못해주겠다는 말은 참 너무하네요
그렇다면 글쓴이가 자처해서 남편과 결혼한거니 위로해주지 못하겠네요
이런 현실 속에서 결혼했다면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하는 거죠
앞으로 폐지를 줍더라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결혼 했다면
잘못된 판단을 내려 후회한 남편이라도 같이 보듬어 줘야죠.
물론 남편도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푸념만 하면 안 되는 거겠지만서도요
내가 미치겠고 내가 욕을 먹더라도 이 짓이라도 해야 내가 덜 미치겠다고 생각해서
쓴 글이라면 참 글쓴이가 너무 안타깝네요.
얼마나 힘이 들면 그럴까요.
그 글을 쓰고 나서
그 덧글들을 읽고 나서 힘이 나셨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별로 안 그럴꺼에요.
불교에서는
내가 이 사람 덕 점 보고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결혼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고
내가 이 사람이 지쳤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라고 생각해야 오래 간다고 합니다.
다들 힘들어요.
어려운 환경에서 서로 아끼면서 사세요.
얘기도 많이 해보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