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곡, 인생 음반이라고 하면 굉장히 거창해지니까...그냥 듣고 많은 느낌을 받았던 노래로 할게요.
첫 번째는 싸이의 '아버지' 입니다.
사실 지금의 월드스타가 되기 전에, '새'나 '챔피언' 등이 유명할 때 즈음에는 그다지 싸이에 대한 관심이 없었어요.
그 당시 유행했던 '엽기' 콘셉에 맞는 가수라고 생각했을 뿐.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싸이의 콘서트에 동반으로 관람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역시나 시끄러운 음악은 취향이 아니라 퉁 하니 보고 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나왔던 곡이 '아버지'였어요.
이 곡을 듣는 데 울컥 눈물이 나더라구요, 미친듯이 뛰었던 분위기가 급전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란..
공연장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은 그게 처음이었어요. 나도 울고 옆의 사람도 울고 모두가 울보가 되었던 공연장이었네요.
인순이 씨가 불렀던 같은 제목의 곡도 좋아해요. 저는 아무래도 아버지에 약해지나봐요.
두 번째는 이선희 씨의 곡 입니다.
'인연'과,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이에요. 둘 중 하나만 꼽아보려고 했는데 불가능 했습니다.
요즘 노래가 별로네, 후크 송이네 하는 말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는 건 이선희 씨의 영향이 참 커요.
노랫 가사를 부르는 것이 마치 시의 낭송 같아요.
세 번째는 이소라 씨의 '바람이 분다' 입니다.
사랑 노래, 이별 노래는 다 달달씁쓸한 감성을 자극해서 돈 버는 노래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듣지 않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저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니 사랑 노래가 다 제 노래가 되었고
이별 후에는 후자가 제 것이 되더군요.
그 중에 가장 담담하게 감성을 표현했던 이 곡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들을 수록 아프고 또 아픈 노래였지만 오히려 덕분에 빠르게 털고 일어날 수 있었어요.
마지막은 izi의 '응급실' 입니다.
몇 년 째, 노래방에 갈 때마다 부르는 노래이고, 부를 때마다 반성하게 되는 곡이에요.
받는 사랑에 오만했고 고마운 줄 몰랐던 나를 보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가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시립니다.
노래를 잘 못하는 저이지만, 노래방 갔을 때 그나마 가장 칭찬 받는 곡이기도 해요.
노래에 감정을 싣는다는 말을 이 노래를 부르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 때를 생각하며 부르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더라구요.
쭉 적어놓고 보니 신나는 노래가 하나도 없네요. 마음이 황폐한 건지...
그럼에도 좋은 걸, 뭐 어찌 하겠어요.
제 나름의 인생 곡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인생 곡은 무엇이었는 지 궁금하네요.
이 곡을 빼먹었다니!
가장 최근에 눈물이 났던 노래는 이 거에요. 아버지, 어머니, 가족, 이런 단어에 저는 참 약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