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맥락에서 보면, 서자라는 지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밝혀진 진실이 어떤 큰 기능을 할지 의문이긴 합니다. 물론 스타크 영주 - 서민 여자의 아이가 아닌, 타르가리엔 왕자 - 스타크 레이디 라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긴 하겠지요..같은 서자라도.
물론.. 타르가리옌의 피가 섞여 있다는 점에서 대너리스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지만, 혈통만으로 보면 대너리스에 비할 바 못되고, 대너리스가 왕이 된 후 죽는다고 하여도 그 지위를 승계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요는..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보는게 어떨까하는 건데요.
존눈이는 자신이 왕가의 피를 물려받은 넘이라는 것을 알기 전에, 북부의 왕으로 추대가 된 사실입니다. 맹한 구석이 많지만 자신의 용맹함이나 진실함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이 있음을 인정받은 것이죠. 리안나 모르몬트가 '그래도 네드의 피가 흐른다'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니까.. 오히려 그 시대의 의미 맥락에서 존눈이의 실질적 리더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요식적인 표현이었음을 그 모임의 참석자들이 아닌 독자와 시청자들은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고 보면, 네드는 규율과 진실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귀족이었음에도, 다른 것을 다 떠나 그야말로 가족의 애정(정말 아끼던 여동생 리안나 스타크의 부탁과 말하자면 조카에 대한 애정)만으로 자신의 서자로 속이면서 존눈이를 키웠는데요.. 이런 존눈이의 성장과정은 어떤 형식적이고 고루한 전통 속에서 진실한 가족의 애정, 친밀함의 상징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존눈이가 블랙캐슬에서 보여준 생각과 행동도 마찬가지죠. 오로지 백귀들을 막기 위해 와일드링과 협조하여야 한다는 판단, 만스 레이더에 대한 공감.. 실제로 빙벽 남쪽의 사람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 나아가 그 북쪽의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게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보면, 작가가 존눈이의 출생과 성장, 활동과 사고방식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