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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 몰입
게시물ID : phil_12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4
조회수 : 56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9/02 19:47:05
삶의 목표를 최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치자.
삶의 목표를 원할히 추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왕이면 다양하고 풍부한 생각과 감정을 경험할수 있는 행동을 하려고 해야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행동을 할때 자연스럽게 몰입을 하게 된다.
몰입은 어떤 대상(행위, 물질)에 깊이 빠져든 상태를 말하며 우리는 몰입되었을때 생각과 감정이 풍성해지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반면, 만약 지금 당장 주변에 자신의 뇌를 자극할 몰입할 만한, 또는 몰입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없으면 우리는 난감해하거나 당황하게 된다.
스마트폰이나 읽어볼 책같은 것 없이 혼자 무방비 상태로 버스를 탄다거나, 밖에서 약속시간을 기다린다거나를 생각해보라.  
이런 순간이 오면 우리는 뭐가 되든 닥치는 데로 몰입할 대상을 찾아서 이런 난감한 상황을 헤쳐나가려 한다.
전혀 관심도 없던 광고를 본다거나, 길바닥 타일 무늬를 본다거나, 날아가는 새가 몇마리인지를 확인해보려고도 한다.
이런때는 그냥 가만히 멍때리고 마음을 쉬게 해도 될텐데 말이다. 
이렇듯 우리는 몰입할만한 대상이 없으면 불편하고,거북하고,괴롭기까지해서 이런상태의 순간을 피하기위해서,우리는 항상 몰입할 대상을 갈구한다. 
몰입할 꺼리는 일종의 낙이고 즐거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며 우리가 절대적으로 취하고 싶어하는 좋은것이다.
 
반면, 몰입과 근본적으로 같은 것임에 불구하고 우리가 절대로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중독'이다.
몰입이 어떤 대상(행위, 물질)에 깊이 빠져든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면 중독도 꼭 그러하고,
몰입된자에서 처럼 중독된자도 그것을 할때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도 몰입은 절대적으로 취하고 싶어하는 것인반면, 중독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몰입과 중독을 구분하는데 있어 그 빠져든 대상이 무었인가는 의미가 없는듯 하다.  
즉, 해로운 대상에게 빠져들면 중독, 이로운 대상에게 빠져들면 몰입은 아닌것 같다.
다시말하면, 같은 대상이더라도 '어떤 경우'에는 중독이 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몰입이 될수도 있다.
그 '어떤 경우'에 따라, 일이나 여행이나 독서나 운동도 중독이 될수 있고,
술, 담배, 쇼핑, 게임, 음식, 종교, 주식, 도박, 스마트폰등도 몰입이 될수 있다.
 
상태 결과론적을 보았을때 몰입상태와 중독상태를 구분한다면
몰입상태는 그것에 지금 빠져있는 상태이고, 중독상태는 항상 그것에만 계속 빠져있는 상태이다.
그러니까 몰입이 다중적인 대상에 대한 일시적인 마음 상태라면, 중독은 단일 대상에 대한 영속적인 마음 상태다.
몰입이 다양한 대상들에게서 충만한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합목적적인것이라고 한다면,
중독은 특정 한 대상에게서만 그것을 경험하게끔 만들기 때문에, 다른 대상들에게서의 그런 기회를 차단하여
결과적으로  최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는 목적에 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중요한 것은 상태보다는 '원인'일 것이다.
그러니까 왜 이런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은 중독에 빠진자가 흔하게 발생되느냐 하는 것이다.
왜 술에 중독이 되고, 담배에 중독이 되고, 스마트폰에 중독이 되고 도박에 중독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어쩌면 중독된 자에게 자신의 중독된 상태은 자신이 판단하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의 최선인 상태가 아닐까 한다.
그러니까 자기 주변에 자신에게 몰입할 만한, 또는 몰입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상황임을 가정해 보자.
예컨대, 실연을 당했거나, 실패를 했거나, 하면 될것같은 어떤 것이 보이지 않는데다, 취미도 없어서 특별한 관심사도 없는 상황임을 가정해보자.
그리고 앞서 말했지만 단기적이고 우발적으로 몰입할 대상이 없는 상태라면 우리는 그냥 난감하거나 당혹하고 말겠지만
문제는 이처럼 몰입대상 결핍상태를 스스로가 장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
예를들어 오늘 하루 일과 중에 조금이라도 몰입할만한 꺼리가 준비되어 있지도 않고 예측되지도 않는다면 참 답답한 기분이 될것이다.
또는 때로는 한달이 되도록, 평생동안 이럴것 같다는 생각에 빠지면 우울증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우연히 어떤 몰입할만한 대상이 눈에 보였다고 치자.
아마도 우리는 그 대상이 도박이든 운동이든 뭐가 되든 그것은 자신을 그것에 빠뜨리게 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답답한 상황을 외면할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에게는 구세주나 다름없는 것이 될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것에 중독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은 자신이 판단하는 주어진 상황에서는 최선의 상태인듯하다.
왜냐하면 중독되어 하나에만 계속 빠져있을지언정, 그것이 아예 생각을 쏟을 대상이 하나도 없는것 보다는 낮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중독에 빠졌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의 주변에는 그를 몰입시킬 만한 대상이 결핍되어 있었음을 뜻한다.  
어쩌면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것은 중독된 상태가 아니라, 중독의 원인 상태에 빠지는 것일수도 있겠다.
 
이런 중독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가장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방법은 중독대상에 대한 차단이다.
술에 빠진 사람에게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술을 못먹게만 한다면
그것은 술중독자 입장에는 마지막 남은 삶의 낙이나 희망을 끊어버려 완전한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이 된다.
중독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책은 자신에 대한 판단(자신은 주변에는 몰입할, 몰입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하나도 없는 처지임)을 바꾸게 하고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바꾸게 하는데(몰입할,몰입할만한 가치가 있는대상을 쉽게 발견할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스마트폰만 본다고 뭐라 그러지 말자.
주변에 몰입할만한 대상이 없는 그들에게 그나마 스마트폰이라도 있기에 버티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만약 그들에게 몰입할만한 대상이 풍부한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면 그들은 스마트폰과 자연스럽게 멀어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술, 게임, 종교, 도박등등 다른 중독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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