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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들어가서는 안 되는 땅
게시물ID : panic_888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43
조회수 : 242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6/30 20:55:55
들어가서는 안 되는 땅

솔직히 나도 당사자가 아니라 믿기지 않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다.
실은 나는 중학 시절에 죽으려고 생각했다.
심하게 왕따를 당했고, 교사도 못 본 척 했다.
부모님은 둘 다 불륜을 저지르고 있어서 나에게 관심이 없었다.
온 몸에 멍이 든 채로 지냈는데
그날은 얼굴도 쥐어터져서 숨 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리고 우리 동네는 시골이라,
시골에 있음직한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란 게 있었다.
왜인지 날라리들도 그곳은 안 들어갔다.
지금와서 정말로 가서는 안 되는 곳이었구나하고 생각한다.
빽빽히 늘어선 로프.. 아니, 뭔가 이상한 종이 뭉치로 만든 끈 아래를 지나서
길 없는 길을 걸어갔더니 조금 널따란 곳이 나왔다.

죽으려고 했으면서 목 매달 로프도 없고, 칼 같은 것도 없으면서
낙서 투성이의 찢어진 가방 속에 갈갈이 뜯겨나간 교과서만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대충 나무에 기대서 잠이 들고 말았다.

나만 그랬던 걸 수도 있겠지만 거의 매일 잠을 잘 수 없었다.
온 몸이 아프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 있어서
쉬어야 하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자면 다음 날이 밝는다.
결석하고 집에 있으면 엄마나 아빠 중 한 명이 불륜 상대를 데리고 와서는 방해했다.
때로는 발에 차이고 얻어 맞기도 했다.

어찌되건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지
몸의 한계에 도달했는지 바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랬더니 학교에 있는 것 같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시당하거나, 폭력을 당하거나, 중상모략을 당하는 등의 괴롭힘이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쉬는 시간에는 엎드려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들려왔다. 욕하는 소리가..
나완 상관 없는 소리도 들리긴 하지만.

그런 느낌의, 날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평소처럼 구체적인 소리는 아니었다.
기분 나빠, 재수 없어, 죽었으면 좋겠어, 쟤는 실패작이야 뭐 이런.
그런 게 아니라 욕하는 건 맞는데 '저건 뭐야' '무슨 일이람'뭐 이런
아무래도 당황해하는 것 같았다.
질려하는 것 같은 말투였으니까 아마 욕하는 게 맞을 거다.

나는 이게 꿈인 줄 알고, 겨우 잠들었는데 꿈에서까지 괴롭힘 당해야 하나 싶어서 눈물이 났다.
그래서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귀가 멍멍해지고, 눈 앞은 어둡고, 온 몸이 휘청거려 기절할 때까지 울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정말 싫다고 울면서 소리쳤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여기 갈 거라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세 사람이 날 보고 있었다.
동네 권력자로, 동네의 유명 인사인 할머니와,
본 적은 없지만 그 집안 사람인 것 같아 보이는 남녀였다.
실은 나는 이 할머니네 손주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그 할머니와 남녀가 날 데리고 손주에게로 갔다.
얼굴도 보기 싫었는데.
그런데 너덜해진 내 앞에서, 무서울 것 하나 없어 보이던 그 손주가
엄청나게 벌벌 떨고 있었다.

무릎까지 꿇고 사과했고, 왜인지 우리 집에까지 연락해주었고
여러 스트레스와 상처로 한동안 입원했다가 퇴원했을 때는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지금까지 날 괴롭히던 애들과 선생, 그리고 교장까지 나에게 사과했다.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부모님도 나에게 무릎 꿇고 사과했다.
정말 왜 이러지 싶었다.
그대로 다시 그 할머니가 불러서 손주 집에 가게 되었다.

할머니가 동네 유력자가 된 이유는 예언? 같은 걸 할 수 있어서라고 했다.
대대로 그 집안 사람이 가진 힘이라는데,
아무래도 그 숲에 있는 "무언가"가 할머니 머리 속에
여러가지 영상을 보여준다고 한다.
텔레비전과 전파 쯤 되려나?

그 영상은 언제 보여줄 지도 모르는데다가
별 것 아닌 것이나, 중요한 걸 마구잡이로 보여준다고 한다.
내가 기절한 그 쯤해서 할머니 머리 속에
내가 집이나 학교에서 받은 처우와, 숲 속에 쓰러져 있던 영상과 소리를 수신 받았다고 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정말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이야기라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청렴결백한 사람이라 그 처우에 격노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숲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정신이 이상해지거나 죽거나
어쨌든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못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불려간 이유는 이렇게.
"숲 속의 사람"이 나에게 전언을 부탁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쓴 웃음을 지으며 전해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 이름)의 목소리는 매우 불쾌했다.
 다시는 오지 마라. 두 번째는 그냥 두지 않겠다. 짜증났어"

...정말 '짜증났어'까지 말했다고 한다.
할머니 말로는, 내 목소리는 사람이 아닌,
특히 실체를 가지지 않은 것을 겁주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내가 울며 불며 소리치는 바람에, 그것의 몸 상태가 엉망이 될 정도였다고 한다.

그날 이후 숲에도 가지 않았지만,
부모님을 포함해서 주변인이 데면데면하게 대해서
그게 또 견디기 힘들어 중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도시로 도망쳤다.
일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나고
나이든 부모님이 연락 왔는데 화해하려고 십수 년 만에 고향에 갔다.

집에 가기 전에 그 숲 옆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다섯 살짜리 딸이 울었다.
"숲 앞에서 이스(키스?? 뭔가 애니에 나오는 애?)가 무서운 표정으로 날 쳐다봤어"라고 했다.
더 이상 여기 있기 싫다고 딸이 징징거려서,
아내에게 딸을 넘기고 인근의 레스토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아직도 살아 있는 할머니와 부모님과 인사를 대충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여담이지만 정말 나온다고 하는 싸구려 집을 일부러 빌려서
사흘 정도 집의 여기저기서 노래를 했더니 사라졌다고 했다.
(상태를 보러 온 부동산과, 그런 게 보인다는 친구가 말하길
 눈에 보일 정도로 건물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며 놀랬다.
 나는 영감 같은 게 전혀 없어서 모르겠다)
사실 지금 사는 곳도 지역이나 집 크기에 비해 엄청 쌌다.
일부러 그랬다.

그리고 과거에도 지금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요즘 들어서는 숲 속의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거짓말 같지만 정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보이지 않는 것보다는 사람이 훨씬 무서웠다.
나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180도 태도가 바뀐 그들에게 정말 공포심을 느꼈다.
나만 다른 세상에 던져진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53470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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