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자가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경우 그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게 궁금하고 잘 이해가 가지않는 점인데요...
여기서 말하는 무신론자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어서/불충분해서,
신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 신이라는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으로 정의하겠습니다.
진화 생물학에서 출발한 자연주의적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정신/의식이란 뇌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전기신호 이상으로 이해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이 경우, 현재까지는 뇌의 활동이 너무 복잡하여 이해가 불가능 (환원 불가능)하였지만 과학이 좀더 발전하면 설명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즉, 간극의 신 (god of gap) 과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이죠.
네이처 등에 소개된 몇몇 과학적 실험에 의하면 자유의지의 존재라는 게 충분히 의심가능하며
인류의 문화/역사와 함께 전해내려온 일종의 망상 (god delusion에서 가져온 단어입니다)일 가능성 외에는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존재한다는 증거를 대지 않는 한 일단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라는 버틀란드 러셀의 차주전자 (a-teapotism)를 생각하면
자유의지라는 건 무신론자에게는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무신론자 중에서 자유의지를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종교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열띤 공개토론을 자처하는 신무신론(new atheism)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닌데요,
여러 가지 소스에서 관찰한 바로는 리차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션 캐롤 등이 자기가 자유의지를 믿는다고 얘기합니다.
정리하면, 회의주의/자연주의/증거주의/과학주의(?)에 기반해서 무신론자가 된 사람들 중 자유의지를 믿는 경우
자유의지라는 개념을 어떤 식으로 정리할까 하는 것이 궁금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