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년 커플입니다. (아직까진) 2년정도 사귀었지요. 내년 중반에 결혼예정이었어요.
휴일에 데이트를 위해 여친의 집으로 갔습니다.
평소 휴대폰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는 그녀를 위해 블루투스 이어폰과 해남에 다녀온 친구에게 받은 미역을 가져갔죠.
날씨도 좋고 다 좋았습니다만 그 미역을 포장한 검정 비닐봉지가 문제였습니다. 애인에게 어떻게 이런식으로 선물을 주냐는 거였죠. 블루투스 이어폰은 건성으로 "고마워 "하더니 옆에 놓고 미역을 검정비닐봉지에 싸온 내 태도갖고 뭐라고 하더군요. 물론 화를 버럭 내거나 그런건 아니었는데 모처럼 준비해온 마음에 대해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검정 비닐봉지만 언급한 그녀에게 무척 섭섭했습니다. 더 섭섭했던건 검정비닐에 넣어서 물건을 준게 한두번이 아닌데 이날따라 왜그랬는지 이해도 되지 않았구요.
전 섭섭하거나 기분이 상하면 말을 해서 푸는 스타일인데 여친은 그냥 꾹 참아요. 말을 안해요. 표정엔 화나있다는 기색이 가득한데 그냥 말을 안합니다. 저 역시 아무말 않고 어떻게든 꾹 참아보자 했고 여친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니 "나 자신과 대화중이야" 라고 앞만 쳐다보고 있네요. 전 더욱 답답해져갔고 데이트 장소로 이동 도중 배와 가슴 사이를 문지르고 있는 여친에게 한마디 더 건냈습니다. "어디 아픈데 있니 혹시?"
그랬더니 여친 말씀, 높은 톤으로 "왜 취조하듯이 물어봐?"
이말에 뚜껑 열린 전 "데이트 오늘 더이상 못하겠다. 집에 데려다줄게" 하고 차를 돌려 집근처에서 그녀가 원하는 곳에서 내려주었습니다.
이런제 행동을 바로 후회했고 오후 늦게 사과 카톡을 보냈습니다. "내가 섭섭해서 그랬다. 정말 미안하다."
그뒤로 1주일 가까이 지났는데 여친은 카톡을 종종 확인만 하고 전화는 받지 않습니다.
주변에 상담하니 헤어짐을 준비하는 징조라고 하더군요. 친구 중 한명은 오유에 올리면 도움될 것이라고 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사람 정말 착하고 귀엽습니다. 다만 가끔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주변눈치나 남들이 나를 보는 시각에 대해 엄청나게 신경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것도 이젠 그러려니 하고 맞춰갔는데 저날은 너무 섭섭했는지 뚜껑이 잠시 열렸던 것 같습니다.
화해하고 다시 잡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