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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타카노스산의 안개
게시물ID : panic_88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2
조회수 : 166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01 21:04:30
타카노스산의 안개

대학교 2학년 6월에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긴 문장이라 읽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양해 부탁 드립니다.
당시 저는 야생 생물 연구회에 가입했었습니다.
연구회가 가는 곳은 오쿠다마의 타카노스산이었는데,
산꼭대기 쪽에 피난 오두막을 거점으로 해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1학년 후배 셋을 데리고 점심 전에 산을 내려가던 중 일어난 일입니다.
후배들에게 길을 외우게 하려고, 저만 가본 길인 일곱 바위산을 지나
오쿠다마 호수로 내려가는 길을 한 줄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날씨는 쾌청했고 구름 한 점 없는 푸른하늘에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유리새, 두견새, 딱다구리 같은 여름 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서
상쾌하게 걷고 있었습니다.
이 길의 산등성이 위의 널따란 장소에, 폐가와 우물 같은 1m 정도 되는 토관이 있는데
산등성이라서 햇살도 잘 비치고, 경치도 좋기 때문에 
이 길을 걸어갈 때는 이 장소를 휴식 장소로 삼고 있었습니다.
앞서 가던 저는 그 폐가와 토관이 보이기에
뒤에서 따라오는 셋에게 조금만 더 가서 쉬자고 했습니다.
폐가에 도착해서 배낭을 내려놓고 한숨 돌리려던 그 때
바로 제 뒤에 따라오던 A가
"여기 여자 있지 않았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아무도 없어. 사람 사는 곳도 아니고, 난 못 봤는데. 어디에 있었는데?"
"이 토관 안을 들여다보듯 서 있었어요"
"어떤 차림새였는데?"
"파란 옷을 입은 아줌마요"
"혼자였어?"
"한 사람만 보였는데 시끌벅적했으니까 단체로 누가 온 줄 알았어요"
"나는 아무도 못 봤는데. B랑 C는 누구 봤니?"
둘 다 "아니오, 아무도 못 봤어요"라고 답했습니다.
A는 폐가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었다니까. 헛 걸 본 거 아냐?"
"분명 있었단 말이에요"
"제일 앞서 걷던 내가 못 봤는데"
"그치만 서 있었단 말이에요"
"뭐 됐어. 일단 차 끓이자"라고 말하던 순간 짙은 안개가 우리 주변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안개가 짙어진 순간 A가 "으악!"하고 소리치며 달려서 산을 내려갔습니다.
저는 B와 C에게 "가방 짊어. 따라가자"라고 말하고 가방을 메고 뒤따라갔습니다.
안개가 너무 짙어 5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A 기다려! 뛰지 마! 거기 앉아 있어. B와 C 따라 와"하고 저는 소리치며 달려갔습니다.
2~3분 정도 뛰었던 것 같습니다. 길 위에 주저앉은 A가 보였습니다.

A는 창백한 얼굴로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왜 그래. 정신 차려"라며 A의 어깨를 잡고 몸을 흔들던 그 순간
짙던 안개가 갑자기 개었습니다.
우리는 폐가에서 조금 내려온 곳에 있는 산등성이 길에 있었습니다.
주위 산맥을 봐도 안개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씨에 여름 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A를 보니 안색이 좋아졌고, 떨림도 멎었습니다.
제가 "왜 그래?"라고 물었더니
"너무 무서워서 도망쳤습니다. 이제 괜찮아요"라고 했습니다.
A가 괜찮아진 것 같아서 우리는 그대로 오쿠다마 호수에 내려와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A에게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몇 번이나 물어봤지만
도망친 이유는 안개에 잡히면 살해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제 목소리가 들려서 마음을 굳게 먹고 앉았다고 합니다.
그 후 저나 A 둘 다 타카노스산에는 몇 번 더 올라갔습니다.
그때와 같은 루트를 따라 걸은 적도 있습니다.
밤에 단독으로 올라간 적도 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신기한 건, 왜 안개가 발생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기분이 상쾌할 정도로 쾌청한 날에, 습도도 낮았고, 바람도 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개가 발생할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또 안개가 걷혔을 때, 주변 산에는 그 어디에도 안개가 없었습니다.
그 안개가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368823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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