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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 - 일광과 이방인은 하나다
게시물ID : movie_594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지라이터
추천 : 2
조회수 : 18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7/02 01:20:08
일광과 이방인은 한패다? 
한패가 아니라 애초부터 둘은 같은 존재라고 봤습니다.
영화 곳곳에 이에 대한 단서가 있음에도 여러 평론글에서 의외로 이를 간과하고 있네요.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훈도시
건강원 주인과 곽도원이 목격한 짐승을 뜯어먹는 일본인. 그의 복장은 일본식 속옷인 훈도시 차림입니다.
곽도원이 일광을 찾아갔을 때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나오는 데 그 때 일광의 복장 또한 훈도시입니다.
같은 편이라는 의미로만 해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리 소속감을 나타내기 위해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도 속옷까지 맞춰입지는 않죠. 즉 속옷까지 같다는 건 동일 인물임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장치일 수 있습니다.

2. 카메라와 사진
희생자의 영혼을 거둬들이는 장치로 쓰인 카메라. 그리고 그 결과물인 희생자들의 사진은 영화 속 이방인의 사악함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장치입니다.
영화 속에서 희생자의 사진을 찍는 사람은 단 두 명뿐입니다. 이방인과 일광. 영화 마지막 부분 일광의 나무상자에서 쏟아진 무수한 희생자들의 사진은 처음 이방인이 불에 태웠다고 하던 그 사진들입니다. 영혼콜렉터 이방인과 살해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나타난 일광. 이 둘을 단순히 조력자 관계로 보는 것보다는 애초에 같은 존재라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 까마귀
이 영화에서 까마귀는 악마의 메신저, 저주의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모두 세 번 등장하는 데 이방인이 곽도원에게 3일 뒤 떠나라는 협박을 당한 뒤 마루에 앉아 있을 때 그의 주변, 일광이 곽도원의 집 장독대에서 찾아낸 것, 무명에게 쫓기던 일광의 굿당 안에서 죽어있는 채로 발견된 것 등입니다. 즉 까마귀의 존재 자체가 1. 이방인의 수족 2. 일광의 영적능력을 부각하는 장치 3. 일광이 위협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로 쓰였습니다. 이방인 또는 일광과 일관되게 동일시되는 존재가 까마귀라는 것은 이방인과 일광의 정체성이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4. 무명의 대적자
무명은 이방인과 대적하는 영적 존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명 자체도 선한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후반부에 곽도원이 세 번 닭 운 다음 집에 갔으면 그의 식구들은 살았을까? 감독조차 그렇지 않다고 말하죠. 무명에게 중요한 것은 곽도원 가족의 생사가 아니라 이방인=일광을 잡아 죽이는 거였죠. 그렇다면 인간 입장에서 무명 또한 선하게 볼 수만은 없겠죠-하지만 그걸 떠나서 무명에게 공격받는 단 두 존재가 바로 이방인과 일광입니다. 이를 단순히 같은 편이니까 공격당한다고 과소평가할 일이 아닙니다. 한 두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죠. 최후의 순간, 금어초 결계(곽도원의 집)에 나타난 존재는 바로 일광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두 사람이 한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시사회 버전에서는 맨 마지막 둘이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는데, 마지막 장면임을 감안하면 갈라져 있던 두 인격이 합쳐지는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겠죠-과 둘 모두 주술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존재, 둘 모두 말로써 사람을 미혹하고 현혹시키는 존재 등 공통점이 있지만 위의 4가지 강력한 근거가 있기에 따로 서술하지는 않겠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죠. 일광과 이방인, 그러고 보니 이름도 하나, 둘이네요. (^^ 농담입니다)
이 영화의 주제어가 '미혹, 현혹'임을 상기한다면 여러 모습으로 등장해 주인공을 현혹시키는 존재가 알고보니 하나였다는 것이야말로 반전의 완성일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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