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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이미징> Prologue.2 -프라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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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컨빌리
추천 : 0
조회수 : 2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02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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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징> Prologue.2 -프라고의 시간-
 

 

프라고가 입국 관리자가 된 것은 아주 작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검은 눈이 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프라고가 눈을 떴을 때 하얀 숲속의 나무가 그를 깨웠다. 처음 보는 광경이 마치 예전에 봐왔던 것처럼 낯이 익게 느껴졌다. 피부에 느껴지는 따듯한 검은 눈은 그의 살갗에 앉아 녹아 없어졌다.
-프라고
가장 앞에 있던 하얀 나무가 그를 불렀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부를 뿐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프라고는 나무의 아래 기둥을 잡고 일어섰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지만 불안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위는 환했고 혼자 있다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붉게 물들은 그의 머리카락은 가지런하게 머리를 덮고 있었다. 쌍꺼풀이 짙고 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나무들 뿐 이었다. 자신의 옷차림을 보니 하얀 티셔츠와 파란 줄무늬 남방 그리고 블랙의 다리에 지나치게 딱 달라붙지 않는 스키니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신발은 발에 알맞게 편안한 운동화였다.
프라고는 조용히 주머니를 뒤졌다. 주머니에는 금색의 동그란 테두리를 가진 나침반이 있었다. 나침반의 바늘은 일정한 속도로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있었다. 위아래로는 흔들리지 않은 체 안정적이고 견고한 회전이었다. 그는 조용히 숲속을 걸었다. 나무들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얀 잎사귀들은 바람에 맞춰 몸을 흔들고 검은 눈이 선선한 바람을 따라 그의 뒤에 천천히 내려왔다.
숲속의 굽은 길을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검은 승용차 한 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4인승의 승용차 안에는 금발의 소녀가 타고 있었다. 소녀는 투명한 창문을 밑으로 내리고 프라고에게 손짓했다. 가까이서 보는 소녀의 얼굴은 숲속의 나뭇잎과 같이 하얗고 뽀얗게 보였다. 작은 얼굴에 적당하게 자리 잡은 소녀의 파란 눈은 마치 푸른색의 별 같아 보였다. 소녀의 분홍빛 입술이 작게 열리자 그 속에서 소리가 새어나왔다.
 

어서와 프라고.”
프라고는 소녀를 누구냐고 굳이 묻지 않았다. 검은 눈이 멈추자 소녀는 차문을 열어 밖으로 나왔다. 하늘색 원피스가 바람에 살랑거렸다.
기다리고 있었어.”
안녕하세요.”
프라고도 조용히 대답했다.
마침 입국관리자가 공석이었는데, 좋은 인재가 들어오게 됐네.”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프라고의 손을 잡았다. 소녀는 키가 그보다 한 다섯 뼘 정도 작았다. 그가 다른 이들보다 키가 컸기도 했지만 그 보다 소녀가 아담했기 때문에 더 돋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크기만 작을 뿐 느껴지는 분위기는 프라고를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가자.”
소녀가 운전석에 앉았고 프라고는 뒷좌석에 앉았다. 하얀 시트는 떼가 하나도 묻지 않고 깨끗했다. 시트에서는 라벤더향이 났고 오디오에서는 낮은 베이스 기타 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천천히 그리고 섬세하게 그 음악을 들으며 소녀를 바라봤다. 소녀는 조용히 안전벨트를 매고 백미러로 뒷좌석에 탄 프라고의 얼굴을 쳐다봤다.
꽉 잡아.”
뭘요?”
 

소녀가 핸들을 잡자 차는 약간 흔들흔들 하더니 하얀 숲속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프라고의 시간-
Prologu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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