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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로 태어난 내가 너에게 처음으로 한 거짓말은
‘사랑해’였어.
내가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걸 아는 너는 늘어난 내 코를 보고도
날 사랑해주었지, 나는 사랑받았고 너는 사랑했지
그런 너의 사랑에 나는 곰인형 처럼 사랑해를 말하며 늘어난 코를 긁적였지
결국 너의 사랑을 거름삼아 자라난 내 코가 너의 가슴을 찔렀을 때 나는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 했어 너는 떠나갔고 나에게 남은건 코에 묻은 피 고름 뿐이었거든
이제는 ‘사랑해’라고 말해도 코가 늘어나지 않는 내가 말할게
‘잘가, 더 좋은 사람 만나.’
왜인지 모르게 코가 간지러운 새벽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