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어제 저녁 한반도 도서지방에서 오로라가 관측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기상관측이 실시된이후, 처음 관측된 현상으로, 과학계는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뉴스에는 요즘 이뉴스가 한창이다.
...
K는 괴로운듯 연거푸 독한 위스키를 병 채로 마시고 있었다.
'치지직'
왼손에 타들어가는 담배재가 책상에 떨어지며,
책상에 쏟겨진 위스키에 마지막 소움을 냈다.
...
"요즘 젊은 남녀들은 오로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사랑이 영원히 이어진다며..."
다음 뉴스꼭지도 오로라가 이어진다.
...
국내 우주과학 전문가인 K에게도 언론 연락이 쇄도한건 당연했다.
자료를 수집하며, 친구인 P에게도 메일을 보낸건 당연했다.
K는 책상앞에서 연신 위스키를 들으키며 2개의 컴퓨터 화면을 보며 담배를 태워대고 있었다.
'펜실베니아 박사 P씨가 자택에서 목을 맨체 사망'
그가 보고 있는 영문판 인터넷 기사의 제목이었다.
...
"오로라 현상은 태양에서 방사되는 대전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끌려 극지에서 대기권에 마찰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구의 자기장이 손상된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는 와중에,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것으로..."
앵커는 또다른 오로라에 대한 뉴스를 읽어 내려갔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좋은 소재임이 틀림없었다.
...
K의 친구였던 P는 펜실베니아 대학원 동기로 같은 우주과학을 배우고 있고, 같은 한국인이라 꽤나 친한 사이였다.
대학원 졸업후 P는 나사로 스카웃되고, K는 국내 대학교의 교수자리를 요청받아 들어왔지만, 둘은 종종 이메일을 주고받는 친구사이였다.
"크흐흐흐.... 흐흐흑..."
이윽고 K는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
"서울대학교 조XX 우주과학 박사가 자택에서 목을 멘체 발견되었습니다."
"조박사는 오늘 새벽 5시경 자택 서제에서 기둥에 목을 멘체..."
뉴스의 앵커 또다른 뉴스를 무심한듯 또렷하게 읽어 내려갔다.
...
'드르륵'
'쿵!!'
"꺄~악!!"
날카로운 고음의 비명소리와 함께, K의 아파트 단지는 소란스러워졌다.
"사..사람이 떨어졌어요!!"
"119불럿!!"
아직은 초저녁 시간이라 아파트 단지는 많은 사람들은 떨어져 내린 사람 주변으로 모여 들었다.
K는 희미해져가는 기억속에 그가 마지막으로 받은 E-mail 을 떠올렸다.
' To K'
'이봐ㅏ K."
' '
' '
' '
'이게 아마 내 마지막 메일이 될꺼야.'
'히히히힛..'
'아니 이게 나만의 마지막 메일은 아닐테지만.'
' '
'아마 오늘쯤이면 한국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겠지?'
'아니 내일일려나.'
' '
'그 오로라.. 아니, 그..그것이. 히히히히'
' '
'이봐, 나 처음으로 한대했어,'
'마리화나를 말이야. 히히힛'
' '
'이게 내가 자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 될꺼야.'
첨부된 사진에는 이상물체의 지구 도착시간을 알리는 나사의 보고서와
인공위성에서 찍힌 거대한 집신벌레와 그 긴 촉수가 하늘을 뒤덥고 있는 사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