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술먹고 싶은데 남자랑은 싫어. 여자랑 먹고 싶은데 딱히 썸타는 여자도 없고. 페이스북 친구목록 좀 봐야겠어. 아- 외롭다.
어, 얘는 아직도 남친 없는거 같아. 예전에는 얘랑 친구들이랑 다 같이 자주 놀곤 했었는데. 성격도 착하고 얘랑 먹을까.
"안녕. 뭐해? 잘지내?"
얘기하다보니 남자친구 없는건 확실해. 주말엔 한가한 편인거 같아.
"야,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 나 안 보고싶어? 너 얼굴 까먹겠어~"
애가 좀 우물쭈물 하는 기색이 있어. 귀찮은건지, 일이 있는건지.
"왜~ 너 주말에 한가하다 안했어? 만나자~ 술한잔 하자ㅎㅎ. 오랜만인데~ 난 너 보고싶어. 예전에 자주 놀았었잖아."
약속 잡았다. 최대한 가까운 날로. 그리고 만났어. 늦은 저녁에. 얘는 여전히 잘 웃고 얘기도 잘통해. 전보다 예뻐진 거 같아. 술도 먹었어. 같이 길 걷는데 그냥 뭔가 허전해. 은근히 자연스럽게 어깨에 손 올려봤어.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네. 내 쪽으로 당겨봤어. 그래도 싫은 소리 안해. 봐, 내가 얘 착하댔잖아. 이러고 있으니까 뭔가 연인 같아. 더 지내보면 잘 될 것 같기도하고. 잘되면 좋고, 아님 말고. 잘되면 다음단계는..
얘가 집에 간대. 아쉬워. 아직 해뜨려면 한참 멀었는데 집에 일찍 가고 싶대. 아...난 더 놀고 싶은데.
"왜 벌써가~ 너 오늘 늦게 일어났잖아. 졸려? 집가서 할일 있어~? 에이, 그건 내일 해도 되잖아~"
졸랐어. 졸랐는데도 그냥 간다네. 쳇. 그래 오늘만 날인가. 가까운 날에 또 만나지ㅎㅎ. 그냥 집에 보냈어. 집에 잘 갔냐고 카톡도 했어. 잘갔대. 심심하니까 말을 이어갔어. 얘는 그냥 미지근하게 대답해.
"야~ 주말에 영화보자! 나 보고싶은 거 있어."
얘가 일단 주말에 스케줄보고 연락한대. 한가할 거 아는데.
"오늘 바빠?"
주말에 약속이 생겼대.
"뭐야 그럼 나는~ 너 만나려고 계속 기다렸는데... 서운하다..."
얘가 미안하대. 다른 날은 어떻겠녜. 그럼 내일 만나자고 했어. 얘가 싫은 기색 보이는데 막무가내로 만나자했어. 그냥 영화 한편 보자 했지만 진짜 영화만 보고 가겠어?ㅎㅎ 잘하면 술을 마실수도 있고~ 난 사실 술이 먹고 싶거든. 취하면 재밌잖아!
만나는 여자가 생겼어. 서로 맘 있는거 같애. 잘 될거 같아. 아, 그때 걔? 걔랑은 연락 거의 안하지. 별로 필요성 못느끼겠는걸. 지금은 이 여자한테 집중해야돼.
여자친구가 생겼어. 걔? 걔랑은 연락 왜 해. 여자친구 있는데.
여자친구랑 헤어졌어. 엉엉 울만치 힘들고 아프진 않은데 허전하고 외로워. 술 먹고 싶어. 그렇다고 남자랑 먹고 싶진 않아. 페이스북 좀 뒤져봐야겠어. 어 얘는 아직도 남자친구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