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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내 머리속을 읽는거야?
게시물ID : wedlock_29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니순살치킨
추천 : 6
조회수 : 120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04 14: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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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어제 남편과 장을 보러 마트에 갔음
집에서 밥 해 먹을 일이 많지 않아서 장을 보면 주로 야식거리를 위한 장을 보게 됨
특히 감자는 삼시세끼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우리 감자돌이를 위해 웻지감자, 감자전 등 감자는 빠지지 않는 품목임
봉지에 담겨져 있는 감자를 사려고 했는데 마침 직접 담아야 하는 흙감자가 타임세일을 함
집게를 들고 롤백을 하나 쭉 뜯어서 감자를 담으려고 하는데
바구니를 들고 있던 남편이 내 뒤에서 롤백을 하나 더 뜯는 것임

여기까진 특별히 거동이 수상한 것도 아니고
남편을 만나고 한번도 화장실 문제나 이런 일도 없었건만
오유 똥게를 즐겨봐서인지 어쩐지 그 순간
아. 지렸구나... 라고 생각했음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스스로도 아직까지 미스테리임)

여튼 그런 이유로 "장 본 것도 얼마 없어서 바구니 내가 들고 있을 수 있으니까 얼른 다녀와" 라고 했음
그 전에 화장실에 갈 수도 있었는데 나만 남겨놓고 갈 수 없어서 괜찮겠지 하면서 참은건가 싶어서 나름 배려를 담아 얘기했음
그랬더니 남편이 뭐가? 어딜? 감자? 하면서 시치미를 떼는 거임
그 시치미가 몹시 부자연스러워서 내 의혹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바뀜
"팬티 담으려고 롤백 뜯은거잖아. 어서 다녀와." 라고 했음

남편이 무척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뒷걸음질 치길래
아침에 입힌 속옷을 떠올리니 마침 구멍도 나고 다 낡았고 해서
"심하면 버려도 돼"라고 말했더니
나를 바라보면서 굉장히 심란한 표정으로 엉거주춤 마트 계산대 밖 화장실로 향함

갔다 와서 남편은 반바지 주머니속에서 롤백에 담긴 물체를 얼른 내 가방에 넣었음
나는 생각보다 정도가 심하지 않았구나... 정도의 생각을 함
남편이 "혹시 냄새 났어? 되게 찔끔이었어"라고 묻지도 않은 얘길 주절주절 얘기하면서 되묻길래 "아니"라고 대답해주었음
주말이라고 여기저기 시식코너에서 굽고 찌고 하는 통에 내 몸에 뿌린 향수 냄새도 나지 않았음

그랬더니 무척 큰 결심을 했다는 듯이 은밀하고 은근하게 나즈막한 목소리로 무척 심각한 고심을 실어서

"당신 혹시 내 머리속을 읽는 거야?"

라고 물음

나는 빵 터져서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음

웃는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심각한 표정을 보건데
자기가 사토라레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 없었음
그래서 내가 "아니야. 당신은 사토라레 아니야. 걱정마" 라고 웃음을 참으면서 말했더니
더더 당황한 표정이 되었음

어제부터 지금까지 내내 나한테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게? 따위를 물으며 날 괴롭히고 있음
남편은 철이 들지 않는 것 같음

<똥게에 쓰려다 아무래도 똥게로 가기엔 스케일이 작은 것 같아서 결게.. 얼마나 스케일이 커야 똥게로 갈 수 있는 걸까에 대한 고찰은 다음에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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