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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집필 시작! 장르가.. 심리소설이라고 해야 할까요?
게시물ID : readers_123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랑객사
추천 : 2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18 00:29:51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모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자신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말이죠. 우리가 이번 학기에 공부할 내용은 바로 이 인간의 행동을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일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행동심리학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전 말을 재미있게 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벌써부터 제 말이 지겨우신 분은 어서 빨리 다른 강의로 바꿔 들으시길 바래요. .. 거기 팔짱끼고 등을 뒤로 젖힌 학생? 제가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벌써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할 거예요. 그리고 거기, 검지손가락으로 책상을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행위는 초조함을 나타내죠. 무엇이 학생을 초조하게 만드나요? , 개인적인 문제일지도 모르니 깊이 물어보지는 않을게요. 그러면.. 질문이 있나요?”

 

매 학기마다 새로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생각에 설레긴 하지만, 그래도 행동심리학이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국내에서 박봉에 강사로만 머물러 있는 게 마냥 마음에 차는 건 아니다.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다. 물론 어떤 교수들은 범죄 혐의자를 신문하러 검찰청을 들락날락하기도 한다지만, 나는 경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이미 교수님들이 그런 자리를 다 꿰차고 있어서인지 한 번도 초청돼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강사로만 남아있어야 하는 건지.. 여기 있는 학생들이 좋긴 하지만, 죽을 때까지 이렇게 있을 수는 없지 않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맨 뒤에 앉은 여학생이 손을 들었다.

 

교수님, 아직 교수님 성함도 안 알려주신 것 같은데요.”

 

, 제가 그걸 깜빡했네요. 제 이름은 유민호라고 합니다. 재빠를 민 자에 호걸 호 자를 써요. 개인적으로는 돈과 관련된 한자가 이름에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교수님은 항상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행동을 관찰하시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제 명에 못 살 거라 생각해요. 사람의 행동을 관찰한다는 게 사실 상당한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호흡을 하는지, 동공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까지 꼼꼼히 살펴야 하거든요. 그러니 항상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지는 않습니다. , 빤히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요.”

 

교수님은 사람의 행동을 보고 정말 그 사람의 심리를 다 읽으실 수 있으신가요?”

 

행동심리학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적극적인 질문을 하는 학생은 별로 없다. 이 학생은 아마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집단의 영향을 덜 받는 타입인 것 같았다. 보통 한국의 학생들은 아무리 관심이 있어도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질문을 하기는 꺼려하니까.

 

.. 우선, 안타깝지만 저는 아직 교수가 아닙니다. 물론 가르쳐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좀 부담스럽네요. 그러니 저를 부르실 때는 교수님보다는 선생님이나 다른 편한 용어로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심리를 다 읽을 수 있느냐고 질문했지요? 드라마같은 곳을 보면 그런 게 자주 나오는데, 사실 그건 불가능합니다. 행동은 그 사람의 현재 상태를 말해주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해석자의 재량이거든요. 아까 손가락을 책상에 두드리던 학생 있죠? 어디 있나요?”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그 학생은 입술을 안으로 말아들인 채 다리를 떨고 있었다.

 

저는 아까 이 학생의 행동을 보고 초조함이라는 상태를 읽었습니다. 지금 보니 그 초조함의 상태가 더 심해졌네요. 입술을 안으로 말아들여 빨거나 손으로 입술을 만지작거리는 행위는 욕구불만을 나타냅니다. 다리를 떠는 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전형적인 행위이고요. 하지만 이 학생이 왜 초조한지는 주어진 정보만으로는 알 수가 없어요. 친구와의 약속에 늦어 그런 것인지, 화장실이 급한 것인지, 아니면 이 자리가 불편해서 그런 것인지 저는 알 길이 없지요.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 학생에 대해 계속 관찰을 하거나, 또는 질문을 하는 수밖에요.”

 

나는 잠시 말을 끊었다. 여기 있는 수강생들 중 절반은 탐정드라마를 보고 마술을 배우려 이 자리에 왔을 터였다. 거짓말은 하기 싫었다. 하지만 수강생이 많아야 자신의 입지가 조금이라도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잠시 뜸을 들였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어떤 행위들은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학생, 학생은 여자친구가 있나요?”

 

맨 앞에 앉은 남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그 학생은 맨 앞에 앉아 고개를 올려 들고 동공이 확장된 상태로 있었다. 팔짱을 끼긴 했지만 책상에 걸쳐 상체를 앞으로 당기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전형적인 호감의 상태. 솔직한 대답을 얻기에는 이만한 상대가 없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뇨. 여자친구는 없는데요.”

 

그래요. 그러면 만약에 소개팅을 나갔는데, 우연히 지갑을 떨어뜨렸어요. 그 지갑을 주우면서 여성의 발을 보니 발끝이 문 쪽을 향하고 있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여성은 어떤 심리상태일까요?”

 

글쎄요.. 문으로 걸어가고 싶은 심리가 아닐까요?”

 

맞아요. 앉아있을 때 하체가 보이는 행동은 상당히 솔직한 편이거든요. 이런 식으로 어떤 상황 속에서 보이는 행동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집니다. 충분히 마술같은 일이지요. 그럼, 첫 강의인데 오랫동안 여러분을 붙잡아두고 싶지 않네요. 더 질문이 있는 학생은 질문을 하시고요. 나머지 학생들은 가셔도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남은 학생들은 강의에 참고할 책이나 웹사이트 따위를 물어봤다. 질문에 대답을 다 하고 강의실을 나가려던 즈음에, 아까 손을 들고 계속 질문을 했던 여학생이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혹시 강의 말고 알바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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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좀 재미있는 글을 써볼까 하는데, 음.. 연애를 넣고 싶거든요. 근데 제가 연애를 해본 적이 없네요. -_-;........칫


이런 스토리 재미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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