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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이에른 뮌헨의 대항마? RB 라이프치히
게시물ID : soccer_1602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비친실바
추천 : 14
조회수 : 149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7/05 02: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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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의 대항마? RB 라이프치히


  2009년, 오스트리아의 음료 회사 레드불은 독일의 마르크란슈타드를 인수하게 된다. 아니아니, 이 이야기를 하기 전 레드불이 그리고자 하는 큼지막한 그림 하나를 짤막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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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불은 2005년, 오스트리아의 SV 잘츠부르크를 인수함으로써 그들의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후 2006년 뉴욕 레드불스 창단, 2007년 레드불 브라질 창단, 2008년 레드불 가나(현재 해체)를 창단하였고, 2009년 RB 라이프치히를 창단하며 프로젝트의 준비를 단단히 끝내게 된다. 그들의 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레드불 브라질에서 발굴한 자원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성장시킨 뒤, RB 라이프치히에서 세계적인 리그를 체험하게 하고 선수의 말년을 뉴욕 레드불스에서 보내게끔 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라이프치히의 1부리그 승격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했고, 라이프치히는 예상보다 빠른 7시즌이라는 시간만에 분데스리가 1부리그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레드불에 인수되어 새로 태어난 RB 라이프치히는 폭풍 성장을 거두었다. 2009년, 5부리그에 머물고 있던 그들은 2010년 4부리그로 승격했고, 2013년 3부리그로 승격한데이어 바로 2014년 2부리그에 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답답함에 못 이겨 랄프 랑닉이 지휘봉을 쥔 15/16 시즌, 라이프치히는 마침내 1부리그로의 승격을 거두며 본격적인 레드불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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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축구 팬들은 라이프치히가 혹시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독주를 막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여태 많은 독일 클럽들이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번번히 50+1 규정에 발목을 잡혀 무너지곤 했었다. 라이프치히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많은 비난 여론에 휩싸이고 있으며, 독일 축구협회 DFL에 의해 엠블럼을 교체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독일 축구 문화에 있어 라이프치히의 등장은 비난하기 딱 좋은 케이스였고, 라이프치히의 '팀' 으로서의 행보는 꽤나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언뜻 보면 Red Bull 을 연상시키는 RB 라이프치히의 RB가 Red Bull이 아닌 RasenBallsport 이고, 구단 지분의 49% 를 제외한 51% 역시 레드불 쪽의 지분임이 거의 확실시 되는 것들을 미루어 보아 그들은 50+1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나가고 있으며, 동독에 위치한 라이프치히의 지리적 위치를 고려해볼 때 다른 기업팀들 보다는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에서 유일한 동독 팀이다. 이는 많은 동독 팬들을 확보할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동독 쪽에 자리한 유망주들 역시 라이프치히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라이프치히라는 도시가 독일에서 꽤 큰 도시이며, 동독 중에서 가장 미래가 창창한 도시인 것 역시 RB 라이프치히에게는 상당히 좋은 점이 아닐 수 없다.


  본격적으로 라이프치히의 축구에 대해 알아보자면, 그들은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보다 편하게 축구를 해왔다. 다른 팀들과의 스쿼드 질 차이가 상당했기에, 웬만하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리그 막판에 부진해 프라이부르크에게 우승을 넘겨준 것은 아쉽지만, 대체로 전체적인 시즌의 행보는 순조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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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치히 공격의 핵심, 마르셀 자비처)


  라이프치히가 행해왔던 축구는 '압도하는 축구' 라고 할 수 있다. 라이프치히는 일단 라인을 올리고 상대를 '가둔다'는 전제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풀백과 3선의 선수들이 같은 라인을 유지해주고, 센터백에 위치한 선수들이 뒤쪽에서 빌드업의 시작을 알린다. 라이프치히의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은 중앙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에 2선 중앙에 위치한 자비처와의 스위칭이 자유로운 편이다. 빌드업이 시작되면 2선 중앙에 배치된 선수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으며 전진해나아가고, 양 측면에 배치된 선수들은 공간창출에 힘을 쓴다. 상대 진영에 공간이 나면 라이프치히 선수들은 공격 포지션을 바꿔가며 그 빈 공간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꼭 스트라이커인 젤케나 폴센이 빈 공간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윙어들, 풀백들까지도 그 자리로 움직이며 보다 유연하게 공격을 풀어나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 어떤 선수라도 득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라이프치히의 득점은 공격진에게 골고루 분포되어있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풀백의 전진, 센터백의 발 끝에서 시작하는 빌드업,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유연한 플레이, 하프스페이스에서부터 빠르게 전개해나가는 공격 방식, 측면 플레이어들의 중앙지향적인 모습들. 마치 국가대표 '오스트리아'를 연상케하는 부분들이다. 실제로 팀의 허리를 담당하는 일잔커와 팀의 공격자원 중 핵심인 자비처가 오스트리아의 선수들이기도 하고 말이다. 


  앞서 라이프치히가 '압도하는 축구' 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즉슨 그들이 압도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오스트리아를 굳이 언급한 이유가 이에 있다. 오스트리아는 보다 약한 팀을 상대했던 유로 예선에서는 9승 1무라는 기가막힌 성적을 거두었다. 허나, 본격적으로 치뤄진 유로 2016 본선에서는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조별예선 4위로 탈락의 맛을 보아야만 했다. 라이프치히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본다. 그들은 압도적인 스쿼드로 2위를 차지하며 승격을 확정지었다. 허나, 본 게임인 분데스리가로 접어들게 되면 그들의 힘은 평균 그 이상을 기록하기 힘들 것이며 그들이 펼쳐왔던 '압도하는 축구'를 보여주기에도 무리가 따를 것이다.


  라이프치히의 16/17 시즌은 분데스리가와의 '격차 좁히기'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자본이 뮌헨에 버금간다고 해서 바로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급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어찌되었건 그들은 승격팀이며, 우선적으로는 리그 내 팀들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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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치히 이적시장 최고의 수확이 될 수 있는 티모 베르너)


  라이프치히는 레드불의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핵심 구단이다. 그렇기에 투자 금액도 크고, 기대치도 크다. 16/17시즌에만 이적 자금으로 60M~200M이 거론될 정도니. 그들은 벌써 26.5M 이상의 이적료를 지출했다.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골키퍼 포지션에 각각 한 명씩을 보강한 상태이며, 추후 영입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나 걸리는 점이 있다면, 라이프치히는 수비가 약한 팀이다. 단순 실점 표로만 보자면 리그 내 최소 실점을 기록한 팀이지만 센터백 듀오 콤페르와 오르반이 과연 분데스리가에서도 통할 선수들일까 생각해보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은 시즌 내내 불안한 수비를 보여주었으며, 걸출한 수비수가 필요하다. 노련한 베테랑의 수비수 말이다. 그런데 라이프치히는 조금 특이한 영입 계획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젊은 스쿼드를 유지하고 싶어하며, 이번 이적시장에서 24세 이하의 선수들만을 영입할 것을 밝혔다. 콤페르와 콜토르티라는 베테랑이 자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기량면에서는 믿음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수비의 축을 잡아줄 수비수가 그들에게는 확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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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의 거의 유일한 베테랑 필드플레이어 마빈 콤페르)


  언급했듯이 승격 후 첫 시즌을 맞이하는 라이프치히에게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에 가까운 일이다. 다만, 필자는 그들이 그들만의 축구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지더라도 라이프치히는 이런 팀이다 라는 것을 상대에게, 그리고 축구 팬들에게 각인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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