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도착한 간첩이 처음 한 얘기가 '와 여기는 진짜 간첩질 하기 좋겠구나'였다는 떠도는 얘기도 사실 여부를 떠나 충분히 있을법한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7,8년쯤 전에 독일 통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독일의 사례와 우리의 가상 통일을 비교했던 일종의 미래보고서 같은 것이었다. 그 중 동독, 서독의 간첩들에 대한 내용도 나왔는데 통일 후 수많은 서독 사람들이 체포되어 잡혀가는 '이웃집' 간첩때문에 적잖이 놀랐다는 내용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간첩을 처벌하지 않았다는 것. 이미 통일된 마당에 누가 누구를 처벌하느냐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중간첩은 엄중히 처벌했다고 한다.
남한에 간첩이나 종북세력이 없다고 말하는건 좌파를 빨갱이라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자칭 보수의 가면을 쓴 수구꼴통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매카시즘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이게 먹혔지만 이제는 건전한 상식과도 충돌해서 사람들이 빨갱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귀를 닫아버리게 되었다.
이게 좌파의 논리인지 빨갱이의 논리인지를 정확히 따져서 구별하여 대처해야 하는데 무조건 빨간색을 칠해버리니 진짜 빨갱이가 누구인지 오히려 모호해져 버렸다.
수꼴들이 정말 싫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개판 만들어놓고 진짜 빨갱이가 누군지도 모르게 망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