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철없던 저는 고집만 무척 센 자기밖에 모르는 철부지였어요. 군대에선 저만알고 철저하게 자기관리만 했고. 이후엔 긴 백수시절을 겪기도 하고 처음 물려가는 사회생활로 일년을 하얗게 태워보기도 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일터에서 포기 좌절을 반복해보고.
연애하면서 뭔 쌩판 바보짓이랑 바보짓도 다 해보고. 찌질함의 끝을 달려보기도 하고. 집착 쩌는 사람 만나 인생 말아먹을뻔 하기도 하고. 장거리연애에 내 남은걸 몽땅 던져넣어보기도 했고
서른셋에 결혼하고 나서, 이 사람을 십년전. 아니 오년전에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네요.
아마 분명 엄청 싸우고 헤어졌을 것 같아요 ㅎ
지금은 대충 여자들 무슨 생각하는지 빠삭하게 알 것 같고. 좋아하는게 뭔지 옷은 뭐가 좋은지 대충 때려맞히면 거의 맞아요. 내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을 분리하고. 서로 필요한게 있으면 적절히 조율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다 받아오면서 지내온만큼 멘탈도 이미 보살이 돼서 엥간한건 화도 안냅니다 =_=
물론 감정적으로 조금 무뎌진것도 있긴 하지만서도...
아직 중년까진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사람이 자란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십수년간 수많은 선택이 있었고 그게 항상 옳았다고 이야기하기도 어렵겠지만, 적어도 그간의 실패란게 지금의 나를 만들어가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