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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든어택 2에 관한 생각.
게시물ID : gametalk_316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울지않는닭
추천 : 1
조회수 : 6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07 09: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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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와 캐릭터(인격)은 필요 없었다.
 서든어택 2에 접속하면 스킵 불가능한, 엉성하고 짤막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하면서도 도대체 왜? 왜?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데, 애시당초 이런거 보려고 만든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게임은 플롯의 당위성이 필수조건이 아니다. 물론 좋은 스토리와 캐릭터는 장르 불문하고 좋은 조미료가 된다. 심지어 어떤 게임은 그 자체가 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캐쥬얼 아레나 슈터를 표방하는 서든어택 2는 명백히 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테트리스가 좋은 게임이기 위해 맥락이 필요한가? 배틀필드 시리즈에서 64인이 서로 총질하고 치고박고 싸우는데 당위성이 필요하던가? 좋은 게임은, 하는 것 자체만으로 재미있는 구성과 메카닉을 가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서든어택 2는 불필요한 것을 게임에 넣으려다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다. 이렇게 짧은 캠페인으로는 게임 내 세계관에 흥미를 더해주지도 않을 뿐더러, 플롯의 구성도 너무나도 단촐해 몰입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그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름의 요원의 가슴밖에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 다했지. 그렇다고 해서 이 캠페인이 게임의 핵심과 연관성이 있는가? 전혀! 심지어 플롯의 허술함으로 욕먹는 배틀필드 시리즈의 캠페인조차 코어 게임(멀티플레이)의 전쟁의 배경을 설명하는 정도는 되었다!

그렇다고 배틀필드만큼의 역량을 보여준 것도 아니지.
 서든어택 2와 똑같이 보잘 것 없는 스토리를 가진 배틀필드 4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캠페인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자신들의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는데 있다. 발매 당시는 물론 지금도 놀라운 그래픽과 게임 메카닉을 가감없이 보여주었고, 이를 코어 게임에서도 유지했다. 달리 표현하자면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보여주는 예고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든어택 2의 캠페인은 무엇을 했는가? 정조준(Aim-Down-Sight)을 예시로 들어보자. 캠페인에서 나는 정조준을 돌격소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당연히 나는 본 게임에서도 정조준이 사용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조준은 총에 부품을 달아야 비로소 사용 가능하다! 아니, 총에 멀쩡히 달려있는 기계식 가늠좌는 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인가. 그저 본 게임에 앞서 혼란만 가중할 뿐이다. 그렇다고 기술적 역량을 과시하기라도 했는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폭발 이펙트는 이미 조롱거리가 되어 유명해졌으니 달리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재미라도 있었으면 또 몰라!
 앞서 말했듯, 그래픽도, 스토리도 모두 플레이가 재미만 있었다면 문제거리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캠페인에서 이들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건, 근본적으로 재미가 없기 때문에 찾는 차선책인 것이다. 나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적을 죽이지 않고 체크 포인트에 도달하는 것만으로 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머리를 짚었다. 캠페인을 하는데 재미가 없다. 그래서 뭐 멋진 장면이라도 연출하나 봤더니 그래픽은 요지경이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한가 싶어 좀 지켜보니 플롯은 엉망에 기억에 남는 씬조차 없다. 그렇게 캠페인은 하나의 문제덩어리가 되었다.

지겨운 켐페인을 끝내고 나니 똥같은 본게임이 굴러들어왔다.
 내가 캠페인을 끝내고 제일 먼저 한 것은, 이벤트로 받은 캐시로 상자를 까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바로 눈치챈 것이, 캐릭터에 능력이 붙어있다는 것이었다. 아, 이게 물론 오버워치처럼 클래스 기반의 다양한 능력을 내세우는 FPS 게임이었다면 분명 나는 수긍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를 납득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이 게임이 바로 아레나 슈터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스펙으로 다양한 무기를 쥐고 싸우는 것이 퀘이크 이래 내려오는 아레나 슈터의 재미일진데, 캐릭터(유료)에 능력과 옵션이 붙어있다고? Pay to Win 어디 안가십니다 그려. 여기서 다시금 기술적 문제를 언급할 수 밖에 없는데, 플레이어 캐릭터의 움직임이 매우,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이 부자연스럽다거나 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물론 그러하지만) 아주 그냥 뚝뚝 끊기며 움직인다. 내 컴퓨터의 사양이 부족해 생긴 문제라면 아마 대한민국의 게이머들중 서든어택 2를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을거라 확신한다.

CO-OP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중앙역.
 인터넷에서 아무렇게나 만난 사람이 갑작스럽게 협동을 하게 되진 않는다. 결국은 협동을 함으로써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있어야 협동을 하게 될텐데, 이것을 서든어택 2 개발진들은 아무래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분명 Left 4 Dead나 Killing Floor 같은 게임에사 차용해온 것처럼 보이는 중앙역 플레이는 결코 이들 원작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빈사 상태에 빠진 동료를 구하는 것 외엔 협동이라 할만한 행동들을 할 수가 없다. 사실상 솔로 플레이어들을 목숨만 공유하게 만든거나 다름 없다. 플레이어들이 다 죽으면 게임이 끝나니까 빈사 상태에 빠진 동료를 살리긴 하는데, 그 이상의 협동을 바란다면 미안하지만 서든어택 2의 중앙역에선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좀비를 죽여 얻는 돈으로 무기를 사기 위해 경쟁하게 만드는 측면이 더 강하달까.

하지만 결국은 서든어택의 후속작이다.
 그말은 서든어택 2는 서든어택을 좋아하던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다. 따라서 코어 게임에 있어서 독창성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지적은 결코 옳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장황하게 언급한 캠페인의 문제점은 기존 서든어택 플레이어들에게 있어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들이 서든어택 2의 게임플레이에 만족한다면, 게임의 목표는 달성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본인은 전작을 즐겨하던 사람이 아니니 이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도록 하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비판하고 싶었다. 과연 기존 서든어택 플레이어들이 서든어택 2라는 게임의 완성도에 만족할 수 있을까. 16:9의 현대적 해상도 지원 등 분명 발전적인 면은 있었지만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미완성에 가까운 수준의 게임이라고 느껴지진 않을런지.

게임 외적으로.
 2016년의 게임에 걸맞는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멀미하는 사람들을 위한 FOV 슬라이더, 색약인 사람들을 위한 색약 모드, 4K 해상도정도는 지원하는 거 어렵지 않으니까. 방찾기 필터도 있으면 편하겠단 생각이. 메치메이킹 비슷한 빠른시작은 있어도 좀 불편.

P.S.여성캐릭터에 관해.
 결국 좋은 계승작이란건 전작이 사랑받았던 점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것인데, 전작 서든어택을 플레이하던 사람이 어째서 서든어택이란 게임을 선호했는지, 또 그것이 서든어택 2에 잘 반영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된다. 서든어택을 하는 사람들은 헐벗고 성적 대상으로 묘사된 여성 캐릭터가 돌아다니니까 서든어택을 하는 것이지, 고증 철저하게 방탄복과 군복으로 몸을 두른 여군을 보기 위해 서든어택을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서든어택 2의 여성캐릭터가 사회적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서든어택의 계승작으로써 논할때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 전작 서든어택은 원래 그런 게임이었고, 그래서 서든어택 2도 그러하다. 포르노가 야하니까 포르노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겠는가? 이 점은 게임의 몰입도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게임은 그런 여성 캐릭터가 전장을 활보하는 탓에 게임에 대한 불신의 유예가 불가능한 사람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몰입해 불신의 유예가 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게임인 것이다. 취향의 차이를 게임성에 직결시킬 순 없다. 야겜보고 야하다고 까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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