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저는 대머리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642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트넷
추천 : 0
조회수 : 82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7/08 02:36:26
옵션
  • 창작글
  • 본인삭제금지
저는 서른세살 대머리 입니다. 
그래서 머리를 면도하고 다닙니다. 
그 전엔 잘생겼었습니다. 
길을 걸을 때도 지하철 에서도 핸드폰을 보기 직전에도
세상 모든 것에 비친 내 얼굴을 보는게 제일 좋았습니다. 
그래서 '아이 러브 미'라는 의미의 문신도 새겼습니다.

근데 탈모가 왔습니다. 
그것도 너무 빨리 왔습니다. 
한의학, 양의학, 민간신앙 등등 안 해본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 하기로 마음 먹고 머리를 밀었습니다.
갈 때와 멈출 때를 아는게 더 낫다고 생각 했습니다. 
 
어제는 있던 머리카락이 오늘은 없었습니다. 
지하철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더 이상 거울을 보는 것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유머사이트에서 탈모를 놀리는 것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이런 저런 일을 하며 사람을 많이 만납니다. 
사적인 모임에 호감가는 이성이 있어도 이제는 말 거는 것 조차 쉽지 읺습니다. 
언제나 상대가 무섭게 생긴 내 외모를 보고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홍대나 가야 나같은 빡빡이들이 많아 안 쳐다보지 동네에선 신기한 구경거리 입니다. 
오유에서 혈기왕성한 남녀의 만남 이야기를 보고 있지면 이젠 나랑 상관 없는 이야기란 것에 씁쓸합니다. 
밤엔 절대 골목에서 여성분이랑 안 마주치기를 기도합니다. 
행여 마주치면 고개를 푹 숙여도, 들어도 그 분이 평생 안 봐도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너무 미안합니다. 

모두들 대머리도 잘만 연애하고 다닌다고 하지만 지가 머리털 많으니 쉽게 남얘기 합니다. 
후.. 키나 크면 좋겠지만 심지어 키작은 대머리 입니다.  
대머리로 우리나라를 살아가는게 너무 힘이 듭니다.
이정도 생겼는데 머리카락까지 많아야 하다니..하아..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