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계속 미워지네요.. 대학 들어와서부터 알게되어 지금까지 둘이 단짝으로 지내고 있어요. 처음엔 둘이 같이 솔로부대원이다가 제 친구를 소개시켜줘서 둘이 커플되서 지금은 잘 사귀고 있구요.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친구가 미워지내요. 제가 듣던 노래가 어느날 그 애 엠피쓰리에 들어있는 것도, 제가 부르던 노래를 걔가 부르는 것도, 제가 쓰던 말투 똑같이 하는 것도, 제가 하는 행동 똑같이 하는 것도, 제가 사려고 하던 옷 먼저 옷 사버리는 것도.
그냥 미워요. 둘이 계속 다니다보면 행동이 닮아간다는거 알아요. 둘이 지내는 시간이 길수록 행동이 닮아간다는거 당연하잖아요. 근데 어느순간부터 걔한테 피해의식 느끼는게 너무 싫어요. 작년까진 괜찮았는데.. 올해부터 유난히 그러네요.
그 시작이 아마.. 대학 장학금 때문인가봐요. 올해부터 장학금 제도가 바뀌면서 저소득층 장학금이 생겼는데, 그게 학부장학금에서 떼서 주는거라 올해부터 성적 장학금 받는 인원이 줄고 그 인원이 줄은 만큼 저소득층 장학금으로 나가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작년같으면 장학금 받을 성적이 되는데, 올해부터 바껴서 못받게 됬어요. 그런데 그 저소득층 장학금 제 친구가 받았다네요.
저는 시험기간에 밤 새가면서 공부해서야 겨우 얻을 수 있던 장학금, 그애는 남자친구하고 놀면서 시험도 포기했는데 쉽게 받았다는 생각에 너무 억울했어요. 제가 못났던거죠. 제가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이렇게 피해의식없이 당당히 장학금 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치만 그 당시엔 계속, 집안사정이 어려우면 공부나 열심히 하던가, 남친하고 노느라 한달에 두번씩 용돈 타지나 말던가, 라는 생각에 혼자 억울해서 운적도 있었어요. 집안이 어렵게 보이진 않았어요. 집안이 어려운 애가 한번에 십만원씩 쇼핑하고 한달에 용돈 두번 타면서 남자친구하고 놀러갈 수 있다고는 생각 안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요. 학교에서 지정하는 조건에 그애가 해당된다는데.
학기 초에는 그 애만 보면 계속 장학금이 생각나서 한번은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한 이주 지나고 나니까 괜찮아지더라구요. 그런데 그 담부터는 행동이 신경쓰였어요. 처음 말한 것처럼 말투도 행동도 저랑 똑같은게 싫어졌어요.
한 번은 제 방에 왔는데, 말도 없이 제 책상을 뒤지더라구요. 계속 책이랑 프린트물을 뒤지길래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프린트가 하나 없는데 저한테 있나 싶어서 뒤진거래요. 알고보니 없는 그 프린트, 걔가 결석한 날 받았던거라 자기한텐 없었던거에요. 속에서 화가 끓어오르는거 겨우 참아가면서 앞으로 니 물건 없어지면 먼저 말하라고 했어요. 제가 소심한 탓에 그 친구 비형이라 비형한테 요구할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이런것도 찾아봤었죠.
그게 계속 가다보니까 점점 걔한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제 자신이 보이더라구요. 그냥 신경질적이 되어가고, 짜증도 내고. 왠지 웃겼던건 걔도 제가 짜증내고 신경질적인게 같아지더라구요. 그냥 그렇게 저랑 똑같아지는 걔를 보니까 왠지 헛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같이 있으면 닮는건 당연한건데 왜 이렇게 싫은걸까요. 걔한테 느끼는 피해의식..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